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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덕용의 시인의 마을(8)
내린천에서/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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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덕용의 시인의 마을(8)
내린천에서/농부
  • 시인 성덕용
  • 승인 2011.11.28 2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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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이천 생

배재고, 홍익미대 졸

두레시 동인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집>

시계, 그 시간의 소리(91. 하락도서)

설익은 밥 솥뚜껑 소리 요란하다(94. 인문당)

파란나비(96. 들꽃사랑)

떡국(01. 들꽃)

 

 

 

 

 

 

 

 

 

내린천에서

성덕용

새벽자리를 털고 일어난 사람도
늦은 잠자리의 습한 어제를 뒤척이던 사람도
청량한 물소리 듣는다

습한 것들은 습한 것들 대로 자리하고
햇살 바라기들은 햇살바라기 대로 자리한다
꽃의 자리엔 붉어진 꽃들이 웃고
냉기를 가득 품은 소나무는 소나무 대로
제 자리를 찾아 산을 오른다

아마도 그러하기에 여기 내린천 한 여울에
이렇게 서 있으리라
속고쟁이 바람으로 길을 나선
그 이름이 무엇인지 이제나 앞으로도 모르겠지만
그를 바라는 눈은 알겠다, 알겠다
알아야 겠다며 여울로 운다

흰꽃이 들든 붉은 꽃이 들든
마음이 붉고 눈빛이 희든
물은 가고자 하는 대로 가는데
뒤척이던 잠자리 이제도 털지 못해
옅은 바람에도 삐그덕거리며
의자 하나 졸고 있다

 

아카시아꽃

성덕용

왠지 모르지만
바람이 향그러운 날에는
가벼운 외투라도 하나
손에 들고 나서지요

푸른 하늘을 보면 눈이 시려
손날로 그 빛을 가리우고
향그러운 꽃빛에도
옷깃만 여미지요

앞산 나뭇가지들이
쏴아쏴아 바람에 노를 저을 때
그대의 문고리는
누구의 손에 당기어지나요

당신은 당신을 사랑하나요
하늘 푸르른 날에는
그대 가슴에 출렁대는 흰 꽃등
심장은 너른 바다를 가르는
노를 젓지요

 

농부는

성덕용

농부는
한여름 개구리 울음소리 때문에
농사를 망치지 않는다

 

<성덕용 약력>

시인 성덕용 jlist@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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