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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한민국 마스터 음식대가’ 한국수제음료협회 박송희 회장 - 삶의 아름다운 ‘맛’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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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한민국 마스터 음식대가’ 한국수제음료협회 박송희 회장 - 삶의 아름다운 ‘맛’남
  • 이은구 기자
  • 승인 2024.02.15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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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송희 회장

[KNS뉴스통신=이은구 기자] 꽃잎이 피어나며 흐드러지게 퍼져나가는 향기, 대지의 기운을 머금은 옹골찬 열매의 과즙, 자연이 성장시킨 이러한 건강한 풍미와 향내를 벗 삼아 삶의 아름다운 풍경을 우리네와 나누는 이가 있다. 바로 한국수제음료협회 박송희 회장이다. 자연과 건강을 위해 꽃차를 비롯한 수제 음료를 만들며, 식음료 분야에서 ‘대한민국 마스터 음식대가’로 선정된 박송희 회장을 만나 우리나라 자연의 아름다운 맛을 음료에 담아낸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가끔 생은 우연함이 완성하기도 한다 

다기에 담겨있던 따뜻한 찻물을 찻잔에 쪼르르 따라내니, 찻잔에 고이 담겨 있던 움츠린 꽃잎이 서서히 몸을 펼치며 개화한다. 단아한 몸짓으로 한 번 드셔보라고 운을 띄우며 찻잔을 들고 향기를 음미하던 박송희 회장은 지난날을 회상하며 닫힌 시간의 문을 열고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우연히 꽃차를 만나게 된 게 제 인생의 행로를 바꾸었다고 할 수 있어요. 유통회사에서 근무할 당시 전국을 누비다가 접하게 됐는데, 자연의 건강한 맛이 응축된 그 향기가 잊었던 제 삶의 향기를 일깨웠어요.”라며 다사다난했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은은한 미소를 자아냈다.

잠시 숨을 고른 박송희 회장은 “처음에 꽃차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는 다른 사람들에게 만드는 법도 가르치면서 공유해 나갔어요. 그렇게 배운 사람들이 카페도 차리고 인터넷 쇼핑몰에도 판매도 하기 시작했고요.”라고 말했다.

첫 시작은 남들과 다르지 않게 소소한 만족과 나눔에 큰 가치를 두었던 박송희 회장은 경험을 차차 쌓아 올리다가 ‘꽃차와 과일 수제청을 콜라보 한 음료’를 개발하게 되었다. 지자체의 과일들을 중심으로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제품을 개발하는 동시에 꽃차와 과일 수제청이 믹스된 수제 음료 제작법을 가르치기 위한 강의도 이어나갔다.

박송희 회장은 이에 대해 “생화는 곰팡이가 피기 때문에 바로 사용하시면 안 되고요, 꼭 덖어서 말려 놓은 꽃잎을 사용해야만 해요. 그리고 꽃의 향과 어울리는 과일을 고르고 꽃의 영양성분과 과일의 영양성분이 면밀히 분석해서 가장 어울리는 조화를 찾아내야만 한답니다. 조화가 되었을 때 더 풍미가 살아날 수 있는 관계를 생성해내는 거죠.”라는 말을 덧붙였다.

가고자 하는 길 위에 행복이 동행한다 

올해로 업력 3년차에 들어선 ‘한국수제음료협회’는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해 저자본으로도 제작 판매가 가능한 수제청 강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천안의 로컬 푸드인 성안 배와 수실 멜론을 활용한 궁합이 좋은 차와 콜라보 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일례로 기관지에 좋은 배와 호흡기 질환에 도움이 되는 차를 콜라보 해서 수제음료를 제작한 뒤 한층 업그레이드 된 수제음료를 시중에 내놓아 로컬 푸드의 홍보도 함께 진행하는 것이다.

박송희 회장은 “꽃차와 관련된 작년 통계청 수치를 봤을 때 연매출이 19억 정도 된다고 해요. 더군다나 음료는 재고율도 적고, 소자본, 적은 인력으로도 운영이 가능하니 생업이 어려우신 분들이나 경력이 단절된 여성분들이 시도해 보는 걸 추천하고 있어요,” 라고 말하며, “꽃차는 봄부터 겨울까지 계절마다 만개하는 꽃이 다 달라요.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다채로운 생명력으로 그 기운을 우리들에게도 나누어준다는 게 참 매력적이에요,”라며 본인이 가진 업(業)의 매력을 피력하였다.

마음이 담긴 길을 걷는 박송희 회장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함께 나란히 걷고 있는 듯 보였다. 행복이란 목적지가 아닌 여정 자체가 있다는 말처럼, 마음이 가고자 하는 길을 걸어갈 때 우리는 그때서야 진정 내 앞의 삶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는 걸 볼 수 있게 된다. 

아름다움을 건져 올려 내 삶을 치유하다

꽃의 향기는 마음에 안정을 가져다주고, 꽃의 빛깔은 색깔별로 다양한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막히고, 때로는 달리기도 하는 우리네 삶 속에서 우리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마음을 위로하며 하루를 살아간다.

박송희 회장은 “기분이 울적할 때는 맨드라미 차를, 너무 들떠서 조금 가라앉혀야 할 때는 초록색 빛깔의 차를” 마신다고 하며, “색채심리학을 바탕으로 컬러테라피를 시행하듯 꽃의 색채를 기준으로 마음을 치유해요.”라고 말했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것과 아름답지 않은 것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리고 그 뒤섞임 속에서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을 건져 올리고 그것을 자신의 삶에 기꺼이 한 자리를 내어줄 때 삶은 한결 더 풍요로워지고 한층 더 행복함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나눔과 상생, 그 안에 꽃이 피다​​​​​​​ 

한국수제음료협회는 탑마스터 과정과 마스터 과정 두 개의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160여개의 제작 방법과 노하우를 담아 자체 제작한 교제를 바탕으로 교육을 수려한 뒤에는 ‘수제음료 지도자 자격증’도 발급하고 있다.

박송희 회장은 교육이 있는 날이면 아침 10시부터 늦은 밤까지 교재에도 나와 있지 않은 노하우를 전수하며 편차 및 오차가 없는 일정한 맛을 낼 수 있도록 꼼꼼하고도 세심하게 교육한다.

부산, 창원 등 전국 각지에서 아침 일찍 찾아온 그들의 간절함을 생각하면, 짧은 시간도 허투루 보낼 수 없다는 것이 박송희 회장의 신념이다. 그래서 한 명 한 명 신중하게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한 교육 당 3명 이상은 받지 않는다고 한다.

그간 박송희 회장이 가르쳤던 수강생들은 취미 차 찾아온 사람들이 아니라 어려운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찾아온 사람들이 많았다.

박송희 회장은 “삶의 터닝포인트 시점에서 찾아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책임감이 엄청 커요. 도와달라는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거든요.”라며, “그래서 다음날 수업이 있는 경우에는 오늘 수업 준비를 다 해놓고, 컨디션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관리를 해요. 하루 종일 서서 수업해야 하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면 집중도가 떨어져서 최대한 많은 것을 전수해야 되는데, 그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기도 하거든요.”라고 말했다.

박송희 회장은 일반인 뿐 아니라 장애가 있어 몸이 불편한 이들에게도 재능기부 차원으로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꽃의 아름다운 향기가 세상으로 널리 퍼져나가듯, 서로 상생하며 살아가는 세상 속에 따뜻한 꽃차의 기운이 퍼져나가길 기원하는 마음에서다. 

미국의 시인 드니스 레버토프(Denise Levertov, 1923~1997)는 ‘꽃 피우는 직업’이라는 시를 통해 다음과 같이 전했다.

“만일 사람이 저토록 흔들림 없는 순수한 추진력에 이끌려 한눈팔지도 서두르지도 않고, 온 존재로 꽃을 피울 수 있다면. 우리 자신을 가지고 꽃을 피울 수 있다면. 불완전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꽃을. 불완전한 것조차 감추지 않는 꽃을.”

박송희 회장이 딱 그러하다. 흔들림 없는 순수한 추진력을 가지고 불완전한 우리네의 삶에 꽃을 피워주고 있다. 불완전한 것을 지워주는 꽃을 말이다.

                                                                      

이은구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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