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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큰 절 보령 ‘반야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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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큰 절 보령 ‘반야선원’
  • 오영광 기자
  • 승인 2024.02.05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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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불국토가 되는 그날을 위해 합장하다.

RELIGION/ 반야선원 ㅡ 세상에서 제일 큰 절 보령 ‘반야선원’

"세상이 불국토가 되는 그날을 위해 합장합니다"
 

반야선원 혜원스님
반야선원 혜원스님

- 마음의 지혜… “어제·내일 생각 말고, 오늘, 지금, 이 순간을 감사하자.”

- 인연을 존중하라. “남편에게 절하고, 아내에게 절하고, 자식에게 절하라”

- 보령의 문화재 성주사지 복원 발원 “성주사지에서 목탁·불경 소리가 나면 얼마나 좋겠나.”

- 효자비 공원 조성 필요 “효는 삶의 근본, 보령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효의 도시이다.”

발상의 전환

충남 보령시 대천동 도심 한가운데, 풍경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오는 한옥 한 채가 눈에 들어온다. 20년 전 혜선 스님이 ‘온 세상이 지혜가 가득한 불국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세운 반야(般若)선원이다. 스님은 “반야란, 부처님의 법인 지혜를 증득해 나가는 길인데, 이러한 지혜를 얻어 모두가 불국토에서 살아가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야선원에는 특이한 현판이 있다. 일주문 안쪽으로 걸린 ‘대웅전’ 현판이다. 들어올 때는 일주문이었는데, 나갈 때는 대웅전이 된다. 처음 온 객들은 당황스럽다. 스님은 “절 안만 도량이 아니라 절 밖도 도량이라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 이러한 현판을 내걸었다”며 “내가 있는 곳이 법당임을 알고 항상 주위를 깨끗하고 청정하게 하면 그것이 곧 복이 되어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또 “부처님 앞에서 세운 서원과 가피를 절 밖에 나가면 잊어버리는데, 내가 있는 곳이 대웅전임을 잊지 말고 기도와 가피를 현실에서도 실천하고 받으라”고 법을 설했다. “반야선원은 그저 법을 배우고 스쳐 가는 거처일 뿐이요, 내가 있는 곳이 법당임을 잊지 말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말씀을 듣고 보니, 도량 밖이 모두 대웅전이다. 세상이 대웅전이 되었다. 그러고 보면 반야선원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큰 절이 아닌가.

‘성주사지를 살리자’

지난 2022년 3월 보령시 성주면에 천년 역사관이 문을 열었다. 천년 역사관은 신라와 백제를 잇는 사찰이자 구산선문(九山禪門)인 성주사지의 역사와 인물, 문화유산을 소개하고 있는 전시실이다. 스님은 성주사 복원과 함께 박물관 건립을 10여 년 전부터 발원하며 우리문화재지킴이로 활동해 왔는데, 다행히도 지난 2016년 ‘역사관’ 사업이 확정돼 공사가 진행됐고. 22년에 문을 열었다. 혜선 스님은 “기록에는 성주사에 2천여 명의 스님이 상주했다고 하나 규모로 봐서는 그보다 더 많았을 것이다”며 “우리나라 보물 제8호인 성주사낭혜화상백월보광탑비를 비롯해 많은 유물이 출토됐고, 구산선문 중에서도 가장 큰 절로 복원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불자들은 물론이고 보령을 방문하는 많은 관광객에게도 충분히 보여줄 거리가 될 수 있어, 인연 따라 좋은 법이 전하여지면 보령이 더 큰 도시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혜선 스님은 불자들에게 늘 실천을 강조한다. 때문에 스님도 늘 실천하는 수행을 이어왔다. 이러한 일환으로 보령문화재지킴이 봉사단을 이끌었고, 2022년에는 (사)한국문화재지킴이 단체연합회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문화재지킴이 봉사단은 2005년 국민이 직접 문화재를 가꾸고 지키자는 취지에서 결성된 단체다. 문화재 주변 정화, 감시, 상시점검, 홍보 등 정부와 기관의 손이 닿지 않는 문화재를 관리하고 있다. 스님은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을 잠시 멈춘 상태다. “지금까지 잘 이끌어왔으니, 새로운 단장님 하에 또 잘 이끌어 갈 것이다”며 “우리 문화를 보존하고 지키는 일은 중요한 과업”이라고 말했다.

“보령에 효자비 공원이 조성된다면”

스님에게는 원이 또 하나 있다. “보령에는 27개의 효자비가 있을 정도로 효자들이 많았던 동네”라며, “이 효자비를 한데 모아 효자비 숲(공원)을 조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보존되기 위해서는 효가 근본이 되어야 하는데, 요즘 그렇지 못하다. 내 새끼, 내 재산. 이런 것들이 근본이 아니다. 우리가 잘살려면 외국의 침입을 받지 않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나라가 부강해야 한다. 그것이 결국 내 새끼가 잘살 수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것의 근본은 효에서 비롯된다. 남에게 함부로 하라고 가르친 자식은 부모를 함부로 대한다. 남을 존중하라고 가르친 자식은 부모도 존중하게 된다. 이것을 모르는 무지한 이들이 자식 교육을 망치고 있는 줄 모르고 내 새끼, 내 새끼 하고 있다. 무지에서 깨어나 지혜를 얻고자 한다면, 남편은 아내에게 아내는 남편에게, 또 부모는 자식에게 자식은 부모에게 매일 절을 하며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실천하라. 그것이 이 세상을 화목하고 평화로운 불국토로 만드는 길이고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근본이 된다”고 법을 전했다. 그리고 효자비 공원 조성으로 보령을 효의 도시로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곧 반야선원에서는 노인 경로잔치인 효 나눔 한마당을 열 계획이다.

“오늘만 산다. 오늘을 감사히 살자”

우리나라는 6.25사변 이후 완전한 폐허에서 새마을 운동과 한강의 기적, 민주화를 실현하며 어느 나라 못지않게 풍요롭고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2018년 이후 아이러니하게도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스님은 풍요 속에 빈곤을 예로 들며, 어제와 내일에 연연하지 말고 오늘, 지금에만 충실하고 순리대로 살아간다면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고 법을 전했다. “부처님은 모든 것을 다 가진 왕자의 신분에서 모든 것을 버리고 세상의 진리, 마음의 평화, 행복을 찾으셨다. 우리가 지금 그런 상황이다. 부처처럼 모든 것을 누리고 다 가지지 않았나. 그럼에도 오는 공허함과 불안감은 지키고자 하는 본능, 끝없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삶의 종착역은 어차피 죽음이다. 화려하게 사는 사람도 그렇지 못한 사람도 결과는 죽음이다. 죽은 후에 우리가 가져가는 것은 재산이 아니라 업이다. 이것을 알고 좋은 업을 지어 좋은 업을 가져간다는 마음으로 욕심을 버리고 순리대로 살자. 어제, 내일은 잊고 오늘만 충실하며 살자. 오늘만 있다고 감사하며 살자. 그러면 마음도 편안해지고 복은 저절로 따라온다”고 법을 전했다.

부모는 자식에게 본보기가 되어야 하고 지도자는 대중의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스님은 그 실천을 위해 세상 속으로 나가 포교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방생 법회, 병원 방문 법회, 군 법회 등 다양한 곳에서 법을 설하며 보령시가 불국토가 되고, 온 세상이 불국토가 되는 그날을 서원하고 있다.

                                                                   [KNS뉴스통신= 오영광 기자]

오영광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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