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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문턱이 낮은 불교, 불교의 대중화를 지향하는 천해사 주지 '법운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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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문턱이 낮은 불교, 불교의 대중화를 지향하는 천해사 주지 '법운스님'
  • 이은구 기자
  • 승인 2024.01.28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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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IGION / 천해사 주지 법운스님(포천시불교사암연합회 사무총장)
"누구든 꼭 한 가지 소원을 빌면 반드시 이루어지는 기도도량" 명성

천해사 법운스님

[KNS뉴스통신=이은구 기자]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죽엽산 아래에 자리한 대한불교총화종 천해사(주지 법운)는 누구든 꼭 한 가지 소원을 빌면 반드시 이루어지는 기도 도량으로 명성이 높다. 죽엽산은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과 내촌면, 가산면을 잇는 산으로 예로부터 조선 시대에는 주엽산(注葉山) 또는 주업산(注業山)으로 불렸으나 일제 강점기부터 죽엽산이라고 지리상 표기했다. 이는 산의 형태가 대나무 잎을 닮아 지어진 이름이다. 해발 622m의 나지막한 죽엽산 아래 마을길을 따라 걷다 보면 너른 부처님 도량에 대웅보전과 용왕전, 산신각이 자리한 천해사를 마주할 수 있다.

천해사가 소속된 대한불교총화종은 석가모니의 교리를 구현하고, 대승행원(大乘行願)과 육화정신(六和精神)을 닦아 대중을 교화하는 것을 종지로 삼고 있다. 근본 경전은 ≪반야경 般若經≫이고, 본존불은 석가모니불이다. 지난해 주지 법운 스님의 원력과 신도들의 신심을 한데 모아 용왕전 낙성식과 이운 점안법회를 원만하게 봉행했다. 용왕전은 불자와 포천시민들을 위한 새로운 참배 공간으로 조성했고, 수행 포교도량으로서의 면모를 완성했다. 

기도로 소원성취, 몸과 마음 치유하는 철학 대가 

주지 법운 스님이 천해사에 처음 부처님 도량의 기틀을 마련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1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랫동안 토굴에서 기도하던 중 우연한 계기로 인연이 닿은 한 신도의 권유로 당시 빈집이던 이곳에 터를 잡아 불사를 시작했다. 주춧돌부터 기왓장, 지붕까지 어느 하나 스님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직접 불사에 매진했다. 신도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불사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스님은 인삼 재배와 마을 이웃의 농약 뿌리는 궂은일조차도 마다하지 않고, 49재, 천도재 등 원하는 바를 이루려 5년을 넘게 부처님께 빌며 노력을 거듭했다.

스님은 “그간의 수고로움을 후회하거나 고생스럽게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나 내면의 깊이를 알아보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정진하는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종교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행복한 삶의 바탕 위에 의미 있는 인생의 무늬를 만들어 가는 수행의 도량이 되고자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부처님의 말씀대로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어렵고, 불쌍하고, 소외당하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부처님을 흠모해 출가한 이 한 몸, 입적하는 순간까지 대중들 속을 떠돌다가 사랑 한 자락, 마음 한 자락 남아있는 작은 힘이나마 베풀고자 합니다.”는 발심을 전했다. 

법운 스님이 출가를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 어릴 적 돌아가신 아버지의 제삿밥만 먹고 자면 꿈에 사천왕부터 무서운 존재들이 꿈에 보였다. 걱정이 된 부모님 손에 이끌려 병원 문전에서 들어서면 이상하리만큼 꿈에서 깨어나 집으로 돌아오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주변의 권유로 10년 넘게 교회를 다녀봤지만, 건강은 점차 악화되었다. 그러던 중 20대 초반에 출가를 하면서 한 달 만에 허약해졌던 몸이 씻은 듯 나았다.

“은사 스님이 철학의 대가셨던 대관 스님이신데 지난해에 입적하셨습니다. 저는 영안이 열려서 영과 철학을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은사 스님께서 제 법명을 ‘법운’이라고 지어주셨는데요. 코앞을 보지 말고, 이득을 보지 말고, 멀리 보고 살라는 의미로 많은 세상을 보고, 많은 대중을 다 안으라는 뜻에서 지어주셨습니다. 저는 신도가 알 수 없는 통증으로 찾아오면 기도하면서 단전에 쑥뜸을 떠드리는데 자궁 냉증, 생리통, 남자 다한증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법운 스님의 신도 사랑은 유명하다.

“우리 종교인들은 신도들의 보시는 정말 귀하고, 감사히 쓰여야 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받아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특히, 부모님을 위한, 영가를 위한 제를 지내 달라고 주시는 재물은 뼈아픈 돈입니다.”

실제로 천해사 유튜브 채널에 등장하는 천도재 영상에는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 한 상 가득 차려진 상차림에 사찰 종무소로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제를 지내는 자손도, 제를 받는 조상님도 모두가 감동할 상을 차려낼 줄 아는 천해사의 천도재는 이미 전국에 소문이 자자하다.

포천시 불교사암연합회 소속 스님 회향으로 나날이 발전 

법운 스님은 2021년부터 포천시불교사암연합회 사무총장 소임을 맡고 있다. 포천시 불교사암연합회는 1977년 창립된 포천시의 대표적인 불교 단체로, 108개 사찰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포천시의 불교 발전과 지역사회의 나눔과 봉사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포천에서 열린 연등축제나 교계 행사에는 3만 명이 넘는 사부대중이 운집해 지역을 들썩이게 했다. 당시 산사음악회를 열어 다양한 출연진들의 음성 공양과 문화 공연을 펼쳐 경기도민에게 천해사의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포천 불교는 다른 지역보다 스님들이 이제 협조를 잘해주십니다. 아무래도 재정적으로 투명하게 운영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고, 원만하게 참여가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훌륭한 스님들이 많아서 회향을 하시는 덕분입니다.”

스님은 지난해 포천연등축제의 성공 요인을 참가 사찰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스님들의 회향으로 분석했다. 포천시의 부족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풍성한 볼거리로 축제를 성공적으로 완성할 수 있었던 데에는 포천시불교사암연합회 특유의 조직력과 고유의 문화가 깃들어 있었다고 평가했다.

“절집 주지 소임이든 사무총장 소임이든 잠시 빌려 있는 것뿐 내 것이 아니잖아요? 갈 때 다 내어 주고 가야 하는 것들인데 절대 돈에 욕심 갖지 말고, 가능한 한 아껴야 하잖아요. 가능하면 모든 참여 사찰이 스스로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마음을 내어서 최선을 다해 즐길 수 있도록 이끌어냈을 뿐 제가 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불교에서는 항상 먼저 자비를 베풀라고 가르친다. 포천시불교사암연합회 소속 스님들이 먼저 회향을 시작하면서 수준 높은 연등축제가 탄생했다. 제아무리 뛰어난 축제를 기획하더라도 예산이 뒷받침되지 못했더라면 이 축제는 결코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법운 스님은 문턱이 낮은 불교, 불교의 대중화를 꿈꾼다.

“큰 스님들 만나 뵙기가 어려워요. 기독교도 마찬가지죠. 유명한 목사님 또한 쉽게 볼 수가 없어요. 그만큼 종교가 문턱이 높다는 거죠. 왜 그래야 할까요? 시주나 헌금은 우리가 내는데 말입니다. 저는 이런 현상은 올바르지 않다고 봅니다. 신도가 주인인 종교가 바른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종교인들이 신도를 어려워할 줄 알고, 신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종교인이 훌륭한 종교인입니다.”

                                                               

이은구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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