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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코리아경찰견훈련소 명장 최승열 소장, 국내 최초 경찰견 진돗개 훈련사 양성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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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코리아경찰견훈련소 명장 최승열 소장, 국내 최초 경찰견 진돗개 훈련사 양성소
  • 이은구 기자
  • 승인 2023.11.08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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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ㆍ일ㆍ유럽식 결합한 독창적 훈련법

[KNS뉴스통신=이은구 기자] 인간보다 44배 뛰어난 후각 능력 덕에 시신이나 폭발물을 찾는 수사 도우미로 유용하게 활용되는 군견, 경찰견 품종은 대부분 독일 셰퍼드, 래브라도 레트리버, 마리노이즈(벨지안 셰퍼드), 비글 등이다. 진돗개를 경찰견으로 훈련한 사례는 코리아경찰견훈련소 최승열 명장이 국내 최초다.

경찰견은 용의자를 추적, 검거하는 일, 마약 등 증거 수집, 익수자 구조 등 인명구조 등 활동범위가 넓다.

1987년부터 36년간 경찰견과 군견 등을 교육하고 훈련사를 양성해 온 코리아 경찰견훈련소 최승열 명장은 국내 최대 애견 조직인 KKF(한국애견연맹) 훈련사 위원회 위원장을 세 차례 역임한 데다 한국동물 프로덕션 연기감독으로도 활약 중이다.

숱한 현장, 직접 개 훈련 체득으로 얻은 경험칙(經驗則) 진짜 공부 

어릴 때부터 개를 좋아했다는 최승열 소장은 고교 시절 개 훈련 책을 보며 당시 키우던 셰퍼드 믹스견을 훈련시켰다. 1987년 고교 졸업 후 한국 우수견 전람회에서 동양애견훈련소 훈련시범을 보고 ‘딱 이거다 싶은 감(感)’이 왔단다.

뭔가에 그토록 이끌린 적이 없었는데 집에 돌아온 이후에도 훈련시범 장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고 했다. 동양애견훈련소에 찾아가 가르쳐 달라고 사정을 했지만 아직 학생이니 공부나 하라며 거절했음에도 이에 꺾이지 않고 수차례 다시 찾아가는 집념을 보였다.

남다른 열의에 진심이 느껴졌던지 가까스로 허락을 받은 최승열 명장은 개 훈련법 공부에 몰입한 지 6개월 만에 훈련사 3급 자격증을 땄다.

아직 부족한 게 많다고 느껴 일본 유학파인 제일애견훈련학교 등 여러 훈련소를 찾아다니며 ‘개 훈련’ 공부에 몰두, 현장에서 경험으로 체득한 사례를 자기 배움으로 일궈갔다. 책으로만 익힌 배움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었다.

특히 개 훈련은 숱한 현장에서 많은 개를 직접 훈련시키는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경험칙이야말로 알짜배기 공부라 여겼기 때문이다. 개 훈련에서만큼은 누군가 알려준 방법이 모두 정답일 수 없다고 생각해 보다 나은 방법을 찾는 과정은 부단한 연구와 쉼 없는 현장 경험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믿었다.

1993년 한 동물병원 원장님을 통해 미국에서 K9[영어권에서는 흔히 경찰견을 K9이라고 지칭하는데, 개과(canine, 캐이나인)와 발음이 같기 때문임] 훈련을 받고 온 국정원(당시 안전기획부) 직원을 소개받은 최 명장은 반년가량 경찰견 훈련을 배운 뒤 1994년 경북 상주에 첫 훈련소를 열었다.

유명하다고 입소문이 난 여러 훈련소를 찾아다니며 실전에 가장 효과적인 개 훈련법을 터득한 노력 덕에 한국, 미국, 일본, 유럽식을 결합한 독창적인 그만의 훈련법을 고안하기에 이르렀다. 개 역시 어릴 때 ‘조기교육’이 중요하며 ‘생각하는 개 만들기’,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훈련법인 ‘개의 생각, 행동 기다리기’ 등 그만의 훈련 철학 또한 이때 정립됐다. 

진돗개 장점 살린 특화 교육 절실, 세계 최고의 경찰견 자신

경찰견이나 군견에게 필요한 자질은 지능, 담력, 친화력, 운동 능력 등으로 주로 외래종이 경찰견으로 활동하는 걸 보고 의아했다는 것이다. ‘영특하기로는 우리나라 토종견 진돗개가 단연 꼽히는데 왜 경찰견 활동에서 미비한 걸까?’ 항상 의문스러웠다.

201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경찰이 진돗개 네 마리를 경찰견으로 육성하겠다며 분양받아 1년간 훈련시킨 사례를 들려준다. 결론적으로 진돗개는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진돗개의 유달리 강한 충성심이 오히려 경찰견 훈련을 방해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첫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워낙 강한 진돗개는 핸들러(경찰견 통제하는 사람)가 바뀌면 지시를 잘 따르지 않는다.

진돗개의 뛰어난 지능도 부적합 판정에 한몫을 했다. 머리가 너무 좋아 공(훈련 도구)과 목표물을 한데 묶는 조건화가 어렵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최 명장의 생각은 달랐다.

미국 경찰은 진돗개가 경찰견이 될 수 없다고 했지만 진돗개는 두뇌 회전이 빠르고 복종심이 깊은 데다 우리나라 지형에 잘 맞게 몸이 발달돼 있고 지구력도 좋다.

또한 진돗개는 다른 경찰견에 비해 청결하다. 과도한 충성심으로 훈련성은 다소 떨어질지 모르지만 다른 능력은 진돗개가 월등했다. 진돗개의 장점을 살린 특화된 교육으로 세계 최고의 경찰견을 만들겠다는 최승열 명장의 포부는 명견은 타고나기도 하지만 만들어지기도 한다는 굳건한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2017년 그가 접한 기쁜 소식, 진도군 얘기를 들려줬다. “진도군은 진돗개를 경찰견으로 육성, 활용하기 위해 최근 경찰교육원, 전남대학교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면서 “진도군은 경찰견 활용을 위한 진돗개를 무상 지원하고 경찰교육원은 폭발물 탐지, 수색 등 실전 상황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진돗개 훈련과 관리를 실시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진도군은 진돗개 명견화 사업으로 건군 최초로 진돗개 2마리를 지난 2015년 군견으로 등록, 토종견 최초로 2016년 11월에는 동반견 인증시험에 합격하기도 했다”며 이런 반가운 뉴스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전했다. 

세계적인 경찰견 진돗개 실천 배치를 꿈꾸다 

코리아경찰견훈련소에서는 경찰견 훈련만 하지 않는다. 일반 가정의 반려견 기본예절교육, 행동 교정뿐 아니라 보호자 교육과 훈련사 교육 등을 진행한다. 최 명장은 “MBC 서프라이즈에 출연한 동물들은 물론 유명한 드라마인 오징어게임에 나온 고양이도 우리 훈련소 가족이다.

또한 까치나 돼지도 훈련해 봤다고 한다. 동물행동학을 공부한 터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월 천만 원 출연료를 받은 연기견 ‘떡대’와 드라마, 예능, 교양을 종횡무진 누빈 만능 엔터테이너 ‘바라’ 등 걸출한 스타견을 배출한 코리아경찰견훈련소에는 경기북부경찰청 개 네마리와 치안정책연구소의 개 한 마리를 관리 중이며 여러 유기견도 머물고 있다.

또 실종자 구조활동 봉사에 참여 중인 구조견 세 마리도 보유 중인데, 그중 두 마리가 마리노이즈, 한 마리가 진돗개이다.

그에게 베테랑 개 훈련 전문가로서 포천시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지 물었다.

“포천시에는 반려견 놀이터가 없는 점이 아쉽고 애견 거리, 애견 산책 코스 등도 구축되는 등 애견가들이 반려견과 애견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면 좋겠다. 또 개 훈련 세미나를 개최해 주신다면 무료로 교육할 의사가 충분히 있다”라는 의사를 밝혔다.

반려견 인구 1천500만 시대, 자식에서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게 교육이듯 사랑하는 반려견과 잘 지내기 위해 또 반려견의 안전을 위해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는 최 명장이다.

그의 꿈은 간명하고 명확했다. 세계적인 경찰견 진돗개를 훈련해 실전에 배치하고, 또한 역량있는 훈련사를 양성하는 오랜 포부와 구체적인 꿈의 실현을 위해 뚜벅뚜벅 전진 중이다. 

                                                       

이은구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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