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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방정빈 도반주조 대표, 파주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막걸리 ‘3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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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방정빈 도반주조 대표, 파주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막걸리 ‘3rd’
  • 오성용 기자
  • 승인 2023.09.18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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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도반주조 방정빈 대표 - 건강한 사람이 건강한 술을 만든다
도반주조 방정빈 대표(우측)
도반주조 방정빈 대표(우측)

[KNS뉴스통신=오성용 기자] 전국을 돌며 양조장을 찾아가 보면 특이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술을 빚는 주인들이 술을 못한다는 점이다. 술도 못 마시는데, 어떻게 술을 빚느냐고 하면 대부분이 가족들을 위해 좋은 술을 빚게 됐다는 거부할 수 없는 따뜻한 사연이 쏟아진다. 그들이 그렇다고 하니 믿어야겠지만, 언제나 머리 한쪽에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된장도 그 맛을 알아야 담그는 것이 아닌가. 뜨거운 태양열이 내리쬐는 올여름 특집호는 ‘파주’였다. 파주의 곳곳을 취재하며 얼마 전 문을 연 신생 양조장이 있다고 해 발걸음을 했다. 여기는 또 어떤 주인장이 어떤 사연으로 술을 빚고 있을까. 그도 술을 못하려나? 찾아간 양조장 이름은 ‘도반주조’, 그곳에서 방정빈 대표를 만났다.

방 대표는 술이 좋아서, 좋은 술을 마시고 싶어서, 즉, 본인을 위해서 술을 빚고 있었다. 도를 닦는 벗들을 도반이라 하는데, 술을 빚는 것이 마치 도를 닦는 것과 같아서, 함께 술을 빚는 3인의 주당들이 함께 양조장을 세우고 ‘도반주조’라 이름하였다. 기자는 ‘술을 빚는 것이 마치 도를 닦는 것과 같다’는 문장에서 이곳에서 생산되는 술의 깊이를 가늠하게 되었다. 양조장에 왔으니 한 모금 마시고 시작해봐야 한다. 푹푹 찌는 더운 열기도 식힐 겸, 막걸리 한 사발 시원하게 한 잔 합시다 하고 앉았는데, 와인잔을 내어오더니 맛을 보라며 쪼르륵 따라준다. 700mL도 아니고 한 손에 쏙 들어오는 500mL 와인병에 담긴 술, 도반 주조가 생산한 대표 막걸리 써드(3rd)라고 소개했다.

“과일로 만든 막걸리인가요?” 예쁘게 생긴 병을 보고 물었다.

“아닙니다. 파주에서 생산한 한수위쌀과 누룩, 깨끗한 물로만 만드는 순수 쌀 막걸리입니다.”

“병 색깔이 특이한데요?.”

“보존료를 넣지 않아서, 보존율을 높이려고 갈색 병에 담았습니다.”

방 대표는 갈색 병에 담으면 보존기간을 늘릴 수 있다고 했다. 보통 막걸리 유효기간이 길면 보름 정도인데, 도반주조에서 생산하는 ‘3rd’ 막걸리는 냉장 보관 시 3개월이다.

술을 좋아하니 술을 빚는 것도 즐겁다. 즐겁게 술을 빚으니 술맛은 더 좋아진다. 방 대표는 사랑과 정성을 듬뿍 담아 빚었기에 마시는 이에게 그 사랑과 정이 함께 채워지기를 바랐다.

사랑과 정을 토스한 ‘3rd’ 막걸리를 한 모금 마셨다. 부드럽고도 진한 풍미가 입안에 가득 퍼졌다.

“맛이 달달하고, 과일 향이 나는데요? 감미료를 쓰시나요?”

“전혀요. 설탕도 아스파탐도 안 들어가요. 오직 찹쌀, 누룩, 발효 곰팡이로 맛을 내죠.”

“사과 향도 나고, 자두 향도 나는 것 같은데….”

“저는 그게 기술이라고 봐요.”

방 대표는 일제시대 때 쌀을 적게 쓰며 맛을 내기 위해 감미료를 넣은 것이라고 했다. 진짜 전통 술은 오로지 쌀, 누룩, 물로만 빚는다. ‘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의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다. 극소량만 넣어도 충분히 단맛을 낼 수 있어 일부 음료 식품 회사들은 설탕 대신 아스파탐을 사용하고 ‘무설탕’이라고 표시한다. 설탕 1g과 아스파탐 1g의 열량이 똑같아 극소량만 쓰는 아스파탐은 ‘저칼로리’가 된다. 다이어터들 사이에선 저탈로리의 무설탕이 건강에 좋은 줄 알고 선택하는데, 최근 아스파탐이 암을 유발하는 물질로 분류되며 문제가 되고 있다. 방 대표는 “모든 음식은 재료가 중요하다”며 “우리 몸에 들어가는 술도 하나의 음식이다. 이러한 부분을 꼼꼼히 살펴보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감미료와 보존료가 들어가지 않은 순수 막걸리 ‘3rd’는 그래서 예민하고 건강한 술이다. 지난 12월 첫 출시 하고 1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는데, 단골 가게가 늘어나고 있다. 분위기 좋은 한정식집에서 특히 판매량이 좋다. 네이버에서 온라인 판매도 한다. 상세 설명 글에 따르면 보통의 막걸리 도수가 5도인데 반해 ‘3rd’는 9도다. 벌컥벌컥 마시면 취할 수 있는 막걸리기에 도반주조는 그렇게 마시지 말라고 한다. 음식과 함께 반주로 즐기면서 분위기를 즐기길 바란다고 설명해놓았다.

변화무쌍한 막걸리

막걸리는 서민의 술로 통용된다. 아무 대접에 아무렇게 따라서 벌컥벌컥 마시는 게 막걸리다. 그런데 방 대표는 “왜? 왜 그래야 해?”라는 의문에서 막걸리의 변화를 꾀했다. ‘막걸리도 얼마든지 예의를 갖춘, 격식 있는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우리 술’이라고 강조했다. 고급진 병과 예쁜 잔에 와인처럼 따라 마시는 막걸리, 이렇듯 달라진 막걸리 덕분에 이제는 언제 어디서 어떤 스타일로도 즐길 수 있는 변화무쌍한 막걸리가 됐다. 얼마 전 파주에 식객 허영만 화백이 방문했다. 방 대표는 시음회 차원에서 허 화백을 찾아갔다.

술을 좋아해 술맛을 제법 잘 안다고 자평했지만, 허 화백 앞에서자 등줄기에 땀이 흥건하게 흘러내렸다고 했다. 그러나 “이 술이 뭔데 이렇게 맛이 좋으냐”는 화백의 한 마디에 그는 ‘해냈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쾌재를 불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올 연말 도반주조는 새로운 술을 출시한다. 45도 증류식 소주, 약주, 그리고 6도짜리 막걸리다. 45도 증류식 소주는 요즘 유행하는 하이볼로 마실 수 있게 나온다. 6도짜리 막걸리는 “좀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서민 스타일 막걸리도 만들어 달라”는 소비자들의 요청에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방 대표는 “곧 출시할 술도 좋은 재료로 정성을 다해 빚은 술이다. 몸에 안 좋은 술을 많이 마시지 말고 몸에 좋은 술을 적당히, 건강하게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반들과 함께 오래오래 술을 빚으며 파주를 대표하는 전통 있는 양조장이 되겠다는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도반주조. 방 대표는 벗들과 함께 술을 빚으며, 사업이 번창하면 수익의 일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고, 지역발전을 위해 기부하는 멋진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주인장의 마음이 이리 넓고 좋으니 술맛도 기가 막히게 좋게 느껴집니다.”

“아닙니다. 술맛이 좋은 건 재료가 좋아서입니다.” 그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건강한 사람이 건강한 음식을 만든다. 술도 음식이다. 도반주조의 술은 그래서 맛있고 건강하다. 

 

오성용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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