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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 태양전지 수명 1,000시간 이상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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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 태양전지 수명 1,000시간 이상 늘렸다
  • 방계홍 기자
  • 승인 2023.09.07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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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분자를 광활성 층 용액에 첨가해 전자수송 층의 표면 안정화
자기조립 층 도입해 수명 대폭 늘려… 국제 저명학술지「ACS Energy Letters」게재
왼쪽부터 이광희 교수, 김희주 교수, 이산성 박사과정생 / 지스트 제공
왼쪽부터 이광희 교수, 김희주 교수, 이산성 박사과정생 / 지스트 제공

[KNS뉴스통신=방계홍 기자]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 연구진이 유기 태양전지가 고온에서 성능이 감소하는 문제를 간단한 방법으로 해결하고, 수명을 기존의 약 50배인 1,000시간 이상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GIST 신소재공학부 이광희 교수와 에너지융합대학원 김희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스스로 얇은 보호층을 형성하는 단분자를 활용해 추가적인 코팅 공정 없이 유기 태양전지의 긴 수명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유기 태양전지는 유기물 반도체를 광활성 층*으로 활용하여 유연(flexible)하고 색상 조절이 가능하며, 투명해서 자동차 유리 및 건물 창문에도 활용될 수 있어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 광활성 층: 태양전지에서 빛을 흡수하며 전기를 생산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얇은 층이다. 유기 태양전지에서는 고분자와 단분자 유기물이 혼합된 용액을 코팅하여 광활성 층을 형성한다.

반면 유기 태양전지는 고온에서 성능이 감소하는 문제가 있는데, 열에 의해 유기물 분자들이 움직여 전하수송에 좋지 못한 형태로 변형되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기물의 화학적 구조를 바꿔 열에 의한 움직임을 억제하려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유기 태양전지에 전자수송 층*으로 널리 사용되는 산화아연은 그 표면에 화학적으로 반응성이 있는 성분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고온 환경에서 산화아연과 광활성 층의 계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열화에 관한 연구는 지금까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 전자수송 층: 광활성 층이 빛을 받아 생성하는 전자와 정공 중에 전자만을 효율적으로 태양전지의 양극에 이동시켜 주기 위한 층으로, 양극과 광활성 층 사이에 코팅되어 있다.

연구팀은 오비트랩/비행시간차 혼성 이차이온 질량분석기(Orbitrap/TOF Hybrid SIMS)*를 통해 단분자 유기물 반도체가 산화아연 표면에 존재하는 불순물과 반응할 때 손상되는 현상과 단분자 유기물의 유동성이 커질수록 그 손상이 더 많이 발생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 Orbitrap/TOF Hybrid SIMS: 고체의 표면분석 / 깊이분석 / 2D,3D 이미지분석을 하여 화합물의 조성, 분포, 거동을 관찰하는 장비로, OLED, Solar Cell 등 유/무기 다층박막 분석, 반도체/금속/세라믹 표면분석, 미세 먼지/플라스틱 성분분석, 바이오 물질의 성분분석 등에 이용한다.

* 단분자 유기물: 중합을 통해 연결된 고분자 물질과 달리, 분자량이 낮은 유기물 분자를 의미. 유기 태양전지의 광활성 층에 사용되는 단분자 유기물의 경우는 용해도와 결정성 조절을 위해 곁사슬(side chain)이 많이 붙어있는 구조이다.

또한, 연구팀은 극성과 휘발성을 가지는 단분자 유기물인 5-Methyl-1H-benzotriazole(이하 M-BT)을 광활성 층 용액에 혼합해 광활성 층 코팅 시 산화아연 표면에 단분자 유기물이 자기조립(self-assembly) 되어 표면 불순물 제거 및 보호층을 형성하도록 했다.

* 자기조립(self-assembly): 무질서하게 존재하던 분자들이 외부의 개입 없이 구성 요소 간의 상호작용 때문에 자발적으로 조직적인 구조나 형태를 형성하는 현상.

서로 다른 유동성을 가지는 세 종류의 단분자 유기물 반도체(Y6, L8BO, DTY6) 중 유동성이 큰 단분자(DTY6)를 사용한 유기 태양전지일수록 수명이 향상된 정도가 가장 컸으며(1,000시간 후 68% 향상), 태양전지의 초기 효율의 15%가 감소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기존 20시간(M-BT 미포함)에서 1,000시간 이상으로 약 50배 늘어나 수명이 대폭 향상됨을 확인했다.

이광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광활성 층의 형태학적 안정성에만 초점이 맞춰진 기존 열 안정성 연구들의 흐름에서 벗어나 간단히 하나의 단분자를 광활성 층 용액에 첨가하는 것만으로 전자수송 층의 표면을 안정화해 태양전지의 열적 안정성을 크게 향상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면서 “이는 대면적화를 위한 프린팅 공정에도 적용할 수 있어 유기 태양전지의 상용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신소재공학부 이광희 교수와 에너지융합대학원 김희주 교수가 지도하고 이산성 박사과정생이 주도적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중견연구사업,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 및 GIST GRI사업 등의 지원을 받았으며, 연구 성과는 Material Science 분야 상위 약 4% 저널인 ‘ACS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 IF: 23.991)’에 2023년 8월 31일 온라인 게재됐다.

방계홍 기자 chunsapa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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