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력은 그대로… 신재생에너지 저장 위한 에너지저장장치에 활용 기대
[KNS뉴스통신=방계홍 기자] 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 총장 임기철) 에너지융합대학원 김형진 교수 연구팀이 안정성이 높으면서도 값싼 ‘무흐름 아연-브롬 전지’의 성능과 내구성을 크게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무흐름 아연-브롬 전지’는 물에 기반한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발화 가능성이 없어 안전할 뿐만 아니라, 기존 전지에서 전해액 저장소와 펌프를 제거한 ‘무흐름’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까지 향상시킨 전지다.
최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불안정한 전력 공급을 해결하기 위해 전기 에너지를 미리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간대에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가 주목받고 있으나, 주로 리튬이온전지가 사용되어 발화 위험이 있었다. 이에 발화 위험이 없고 가격이 6분의 1 수준인 아연-브롬 전지가 각광받게 됐다.
그러나 아연-브롬 전지의 경우 충․방전과정에서 브롬 크로스오버*가 발생하여 효율과 전압이 감소하고 ‘덴드라이트**’가 생성되어 수명이 줄어드는 문제점이 있다. 특히 무흐름 아연-브롬 전지는 브롬 크로스오버에 더욱 취약해서 성능과 수명이 더 빠르게 감소한다.
* 브롬 크로스오버: 양극 전해액에 용해된 브롬이 음극으로 확산돼 전지 성능이 감소하는 현상
** 덴드라이트: 금속 이온이 금속 전극 표면에 전착될 때 형성되는 나뭇가지 형태의 결정체
이에 브롬과 착화물을 형성하고 덴드라이트 형성을 억제하는 ‘브롬 착화제(Bromine complex agents)’가 연구되고 있으나, 두 기능에 적절한 첨가제의 농도가 각각 달라 성능을 충분히 높이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연구팀은 소량만 첨가해도 ‘무흐름 아연-브롬 전지’의 성능과 내구성을 높일 수 있는 전해액 첨가제를 개발했다.
덴드라이트를 선택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전해액 첨가제를 브롬 착화제와 함께 사용해서 브롬 크로스오버와 덴드라이트 형성을 동시에 억제하고 전지의 성능을 높였다.
금속이온으로 생성된 이 첨가제는 무흐름 아연-브롬 전지에 적용할 경우 높은 전류밀도(20mA cm-2)에서 700회 이상, 낮은 전류밀도(1mA cm-2)에서 1,600회 이상 가동되어 기존보다 5배에서 7배까지 긴 수명을 보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첨가제는 소량으로도 전지의 전기화학적 성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가격이 저렴하고 쉽게 만들 수 있어 무흐름 아연-브롬 전지의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상용화 가능성이 높아 향후 에너지저장장치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형진 교수는 “이번 연구로 개발한 첨가제는 전지의 성능과 수명을 떨어뜨리는 원인을 매우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며, “무흐름 아연-브롬 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기고 미래 에너지저장장치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교수가 주도하고 박형훈 박사과정생과 박금용 연구원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과기원 공동 연구 사업과 지스트 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전기화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파워 소스(Journal of Power Sources)’에 6월 22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방계홍 기자 chunsapan2@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