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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영철 한국플라스틱포장용기협회장 "플라스틱 재활용으로 지속가능한 지구환경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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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영철 한국플라스틱포장용기협회장 "플라스틱 재활용으로 지속가능한 지구환경 만들어야"
  • 박동웅 기자
  • 승인 2023.07.18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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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 (사)한국플라스틱포장용기협회장 김영철 ㈜지원 대표 / 미세먼지 주범은 타이어ㆍ세탁물ㆍ해양쓰레기 순

 

한국플라스틱포장용기협회 김영철 회장

[KNS뉴스통신=박동웅 기자] 편견은 진실을 가리기 마련이다. 한동안 플라스틱 용기에 대한 인식이 그랬다. 플라스틱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발명품’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9세기 값비싼 천연 소재와 동물보호(코끼리의 상아, 거북이의 등껍질 등)를 대체하기 위해 발명된 플라스틱은 빠르게 진화를 거듭하면서 인류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구석기·신석기·청동기·철기 시대에 이어 플라스틱 시대순으로 문명이 발전해 오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플라스틱은 우리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친숙하고, 필수적인 소재가 됐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플라스틱은 썩지 않는다는 이유로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편견에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동시에 대기업 ESG 경영을 위해 폐플라스틱을 비싼 값에 사들여 재활용, 재생산해 내는 등 아이러니한 상황에 플라스틱 포장용기업계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플라스틱은 환경오염 주범 아닌, 재활용 가능한 자원 

(사)한국플라스틱포장용기협회(회장 김영철)는 플라스틱을 둘러싼 여러 편견에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로 헤쳐나가고 있다. 김영철 회장을 주축으로 플라스틱 식품포장용기, 시트, 트레이, 컵, 배달용기, 과일용기 등을 생산하는 100여개의 제조업체로 구성된 협회에서는 ‘플라스틱이야말로 어떤 소재보다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언론과 대중을 상대로 30년째 고군분투하고 있다.

김영철 회장은 경기도 광주시 장지동에 위치한 식품용기전문기업 ㈜지원을 35년 가까이 운영해 오면서 본죽, 배달의 민족 등 굵직굵직한 기업의 포장 용기를 제조하는 등 국내 플라스틱 대중화의 선두주자로 올라섰다.

창업 초기에는 내용물이 세지 않는 우수한 밀폐력과 외부 충격에도 강한 성능으로 시장을 선도해왔다. 최근에는 정부의 변화하는 환경 정책과 소비자 수요에 맞춰 총생산량을 줄여 생산 단가는 상승했다. 그럼에도 소비자 가격은 더 낮추고, 용기 두께는 얇으면서도 기능성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제품을 꾸준히 연구・개발하고 있다. ㈜지원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이 플라스틱 용기의 혁신이라고 평가받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런데 플라스틱은 쉽게 썩지 않는 특성 탓에 환경 이슈를 떠안는다.

이에 김 회장은 “역으로 생각해 보면 땅에 묻었을 때 잘 썩는 종이는 토양오염을 일으킨다”며 “만약 잉크나 오염물질이 묻어 있는 종이라면 식물이 성장하는 데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 종이를 재활용하기 위해 물과 약품으로 수차례 세척을 하는 사이 수질오염도 불가피해진다”고 설명했다.

반면 “플라스틱은 썩지 않기 때문에 토양 및 수질오염을 거의 일으키지 않는 셈”이라면서 “플라스틱 포장 용기의 대안으로 여겨지는 종이의 경우 제지 생산을 위해 벌목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는 산사태를 유발하고, 생태 환경을 훼손하는 일로 플라스틱과 비교하여 결코 친환경적인 소재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지나친 조처와 인식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비해 지나친 감이 있다고 지적한다. 플라스틱에 대한 적대감이 널리 퍼져 있더라도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 수 없고, 또한 없이 살아서도 안 될 소재인 것만은 확실하다. 사실 플라스틱 자체는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 아니다.

플라스틱 문제에 민감한 대중의 관심을 부추기는 언론의 플라스틱 오염 관련 보도는 과학적 근거나 팩트 체크 없이 무분별하게 퍼져 국민에게 불안감만을 조장하기도 한다. 김 회장은 “언론에서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 생수병에 목이 낀 물새 사진을 보여주면 대게 플라스틱 생수병, 도시락 용기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여론을 형성하면서 정부에서는 정책적으로 규제를 강화한다”고 토로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일상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것은 플라스틱 용기가 아닌 자동차 타이어였다. 자동차 바퀴가 주행 중 도로와 마찰을 일으키면서 만들어 내는 미세 플라스틱이 전체 중 38%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세탁 중에 발생하는 의류 속 미세 플라스틱 35%로 뒤를 이었다.

건축물과 어망 등 해양 쓰레기 26%, 일반 플라스틱 용기류는 단 1%에 그쳤다(출처:국제자연보전연맹, 2017년). 그런데도 미세 플라스틱을 배출하는 주범으로 미움을 받고 있는 것이다. 주요 원인은 따로 있지만, 모든 문제의 근원은 플라스틱으로 귀결되고 있다.

일회용품에 대한 구분 기준도 모호하다. 당초 일회용품은 같은 용도에 한 번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제품으로, 1회용 면도기, 1회용 칫솔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흔히 일상에서 쓰이는 즉석밥 용기와 음료 페트병은 물론 배달/테이크아웃에 사용되는 용기는 1회용품이 아닌 포장재이다.

용도여하를 막론하고, 한번 쓰고 버린다는 인식으로 인하여 포장재도 일회용품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 속상할 때도 있지만 협회 차원에서 일관성 없는 정책, 일회용품에 대한 기준 재정립, 폐플라스틱에 얽힌 오해를 과학적으로 해명하기 위해 더 똘똘 뭉쳐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플라스틱 폐기물의 재활용이 어려운 이유는 플라스틱에 덧입혀진 컬러와 이물질 때문이다. 이에 많은 업체가 플라스틱 용기 겉면의 상표와 바코드 등 이물질을 제거하거나 뚜껑 재질을 변경하는 등 자정노력을 하고 있다. 

플라스틱 용기의 효용과 가치… 친환경 순환 경제에 탁월 

김영철 회장이 경영하는 ㈜지원은 국내 최초로 국물 음식을 담는 포장 용기를 개발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35년 전 창업자금 150만 원으로 시작해 88서울올림픽 당시 올림픽 지정업체 여러 곳에 납품하면서 회사가 급성장하게 되었다.

이후 1997년에 IMF로 회사 규모를 축소해 지금의 경기도 광주로 옮겨오면서 국물이 많은 음식을 즐기는 국민 식생활에 걸맞는 포장용기 사업을 시작했다. 도시락, 물병, 기타 용도에 맞는 용기를 생산해 현재 전국 150여 곳의 업체에 납품하면서 연 3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순탄하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과거 어려웠던 시기를 생각하며 사업 초기에는 큰 수익을 벌었지만, 국내 경제에 큰 위기가 왔던 1997년 IMF시대에 김 회장 또한 부도를 맞는 등 끝도 모를 바닥을 치는 시기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동안 사업의 밑바탕이 된 신뢰와 성실을 무기삼아 열심히 노력하였고, 또 주변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어 3년만에 사업체를 정상궤도로 올려놓아 자신을 믿고 기다린 분들에게 보답을 하게 되었다.

신뢰를 바탕으로 성실하게 노력하면 다시 일어설 기회는 반드시 있다. 절대 잘 된다고 자만하지 말고, 못 된다고 포기하지도 않길 바란다. 결코 끝날 때까지 절대 끝난 게 아니라고 조언한다.

어려운 시기 주변의 도움으로 극복한 김 회장은 지역사회의 봉사활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자그마한 도움으로도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을 잘 알기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국제로타리3600지구 광주로타리클럽 회장(36대), 광주하남 카네기 총동문회 회장(9대), 충청향우연합회 회장(현재) 등을 역임하며 소외된 이웃과 지역발전을 위하여 헌신하였고, 2015년에는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하였다.

바야흐로 친환경의 시대를 맞이하며 플라스틱 포장용기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친환경 시대에 가장 크게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바로 ‘플라스틱의 순환성 강화’다. 위생적이며 기능적인 플라스틱은 산업 전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썩지 않는다는 이유로 최근 플라스틱의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고, 사회 전 분야에서 플라스틱을 제거하자는 ‘탈플라스틱’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플라스틱이 없으면 산업은 물론 사회 전체가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최근에는 플라스틱의 감량과 재활용을 통해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 체재로 돌입하고 있다.

이에 (사)한국플라스틱포장용기협회 김영철 회장은 선구적으로 친환경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결자해지(結者解之)’의 노력으로 플라스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돌파하기 위해 플라스틱 제품 제조 시 원료 투입을 감량하거나, 재생플라스틱의 사용을 확대하고, 재활용 시스템의 고도화 등을 통하여 플라스틱이 환경위해물질이 아닌 환경친화물질로 거듭나도록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플라스틱이 더 이상 부담스럽지 않은 친환경 순환 경제의 도래, 김영철 회장의 노력이 이끌어낼 미래가 기대된다.                                                        

박동웅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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