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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장호원 곳곳을 흐르며 이어나가는 존경심과 사랑의 '동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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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장호원 곳곳을 흐르며 이어나가는 존경심과 사랑의 '동산교회'
  • 오성용 기자
  • 승인 2023.07.08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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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RCH / 장호원동산교회 조현영 목사 "교인들의 십시일반 교회건축이 자랑스럽습니다"

 

조현영 목사

[KNS뉴스통신=오성용 기자] 여느 때처럼 매일 밤 기도를 올리던 한 청년의 가슴에 유독 ‘성전에서 흘러나온 물이 닿는 곳마다 동산이 이루어진다’는 내용을 담은 성경구절이 되뇌인다. 마치 그것이 계시가 된 듯 어느 날 그에게 목사로 청빙 요청이 들어온다. 장호원 동산교회. 서울과 수도권을 벗어나지 않았던 그가 연고도 없는 장호원으로의 입성을 결심했다. 그리고 거대하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정갈하고 멋스러운 동산교회에 새로운 담임목사가 부임했다. 조현영 목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교인들의 십시일반으로 이뤄진 작은 기적

1991년 현재 원로목사인 한경수 목사(이하 한 목사)가 부임하며 지금까지 32년째 이어져오고 있는 장호원 동산교회는 2018년 교회를 새로 건축하며 현재의 모습으로 정비됐다. 원래 천막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으로 목회를 드리던 한 목사는 건축의 뜻이 없었다고. 교회 자체가 믿음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인 만큼 건축에 힘을 쏟기보다는 교인들이 서로 더욱 사랑하며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조기은퇴를 결심했던 한 목사는 목회 일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교인들이 모이는 구심점인 교회가 교인들에게 주차와 공간 편의를 더 제공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때마침 가까운 곳에서 작은 교회를 지향하는 건축가를 알게 된 교회는 이왕이면 할 수 있는 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길 바랬고 그렇게 교우들의 십시일반으로 현재의 소담하고 정갈한 모습을 갖추게 됐다. 교인 백여 명의 작은 교회는 이렇게 누군가의 커다란 재정적 도움이 아닌, 어른들 스스로 자녀들에게 성전 건축을 돕자는 기도로 시작됐다. 

“대형 교회들이 성전 건축에 어마어마한 금액의 건축헌금을 받는 것과 달리, 저희 교회는 정말 말 그대로 전체 교인들의 십시일반으로 지어졌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더욱이 부지를 매입하고 새 성전을 계획하며 우연히 이전 교회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인도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말씀의 수준을 낮춰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온세대 예배

동부이촌동 충신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부천 복된 교회에서 교육총괄로 사역한 후 동신교회에서 사역 중이던 조현영 목사에게 장호원 동산교회로의 청빙 요청이 들어온 것은 지난해 10월이었다. 마침 다음 사역을 고민하던 조 목사에게 기도의 응답처럼 들려온 요청이었다. 특히 그간 자신이 몸담았던 교회가 사람들이 북적이는 번화가에 있었던 것과 달리 조용하고 소담한 모습의 동산교회는 자신의 마음을 저절로 움직였다고. 하나님이 정해놓으신 계획이라는 생각에 편안한 마음으로 요청을 수락한 그는 올해 4월 정식으로 담임목사에 취임하며 본격적인 사역을 시작했다. 

조현영 담임목사와 한경수 원로목사

“성전에서 흘러나온 물이 동산을 이루며 생명을 소성케한다는 에스겔 47장을 보며 벅찬 마음으로 동산교회에 왔습니다. 말씀처럼 이 성전에서 흘러나가는 성도님들이 예배뿐만 아니라 가정과 회사 등 삶의 자리에서 닿는 곳마다 소성케하여 지역과 나라를 동산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되는 비전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요한계시록의 마지막 비전이기도 한 동산에 대한 비전과 더불어 조 목사는 가정에 대한 이슈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가 전공했던 기독교 교육에 따르면 최근 교회 교육의 트렌드는 발달 심리적 부분을 세분화해 유년부, 소년부, 고등부 등으로 나누어 예배를 드리는 추세다. 그러나 집사, 장로, 권사 등 교회 사역에 바쁜 항존직 교인의 자녀들이 오히려 교회를 다니지 않는 모습을 보며 조 목사는 부모님과 함께 예배드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여기게 됐다고. 따라서 조 목사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온세대 예배를 진행 중이다. 영아부터 어르신들까지 함께하는 동산교회의 예배는 말씀의 수준을 초등학생 수준으로 낮추고 온 교인들이 하나의 가족으로 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어른을 존중하며 자연스럽게 배우는 사랑

은퇴한 한 목사를 형식적으로는 부목사, 즉 협력목사로 모시고 있는 이유도 부모가 신앙의 선생님 역할을 하며 세워진 가정이 하나님의 나라를 세운다는 가족적인 비전을 실천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다. 집안에서도 가족이 바로 서기 위해선 어른이 바로 서야 하듯, 교회 역시 어른들을 잘 모시는 것이 중요한 사역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른이 존중받아야 자녀들도 그 질서 안에서 평안할 수 있죠. 수도권은 다음 세대를 위한 사역으로 젊은 사람들을 많이 세우는 추세지만 이 지역에는 여전히 어르신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래서 강원도로 떠나시겠다는 한 목사님께 계속 머물며 어르신들의 사역자를 맡아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복음으로 살며 좋은 이웃이 되자는 한 목사의 철학을 계승함과 더불어 조 목사는 예배 안에서 교육이 일어나 교우들이 자연스럽게 사랑과 경외심을 배워나갈 수 있도록 인도할 예정이다. 또한 새벽예배와 수요예배, 주말예배 전체를 아우르는 맥락 안에서 부모님과 자녀가 동일한 말씀을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기도하는 거룩한 습관을 가진 교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부족한 사람인데 인정해주시고 가족으로 품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한 마음입니다. 훌륭한 어르신의 빈 자리를 감당할 수 있을지 여전히 어깨가 무겁지만 어른들이 아이들을 사랑하고 존중받으며 자연스럽게 사랑을 배워나가고, 습관적인 신앙생활로 교우들이 있는 곳마다 생명이 소성되어 이웃들에게 좋은 교회로 인정받기를 바랍니다.”

성도 한 명 한 명이 서로 이름을 부르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교회. 그래서 동산교회는 규모가 커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겸손한 마음으로 전통을 따르며 젊은 목사다운 새로운 리더십까지 겸비한 조현영 목사가 하나님의 뜻 가운데서 더욱 부흥하며 사랑이 넘치는 교회로 인도해나가길 기대해본다.                                                          

오성용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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