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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엘티(LT)혁신학교, 살아갈 날들을 준비하는 연구 중심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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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엘티(LT)혁신학교, 살아갈 날들을 준비하는 연구 중심 교육
  • 오성환 기자
  • 승인 2023.07.07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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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CATION / 엘티(LT)혁신학교 - 공부해서 남주는 인재를 양성하는 미션스쿨

엘티(LT)혁신학교 하태규 이사장

[KNS뉴스통신=오성환 기자] 경기 광주에 우리 시대의 청소년이 앞으로 살아갈 날을 준비하는 학교가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힘을 길러주는 엘티(LT)혁신학교(이사장 하태규, 교장 장혜주)다.

경기 광주시 진새골에 자리한 엘티(LT)혁신학교는 2009년 개교한 사립미션스쿨이다. 엘티(LT)는 삶(생명)을 뜻하는 라이프(Life)와 진리를 뜻하는 트루(Truth)의 영어 단어의 앞 알파벳을 붙인 것으로, ‘진리 위에 삶을 세우는 교육’을 모토로 삼는다.

‘변화’, ‘기독교 세계관’, ‘논리적 사고’, ‘융합’, ‘창의문화예술’, ‘소통’, ‘공동체’ 등 일곱 가지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기존 제도권 교육과정을 확장한다. 학생들이 직접 전공 및 수강할 과목을 선택할 수 있고, 분야별 전문가로부터 교육을 받는다.

엘티혁신학교는 초등학교 5학년부터 입학이 가능하며, 1년 2학기제로 운영된다. 졸업을 위한 필수학점을 이수해야 하고, 졸업 인증 기준을 통과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또한 연령과 관계없이 배울 수 있는 학교 속 학교인 전문 과정도 만들어 교육의 기회를 넓혔다.

문해력과 사고력을 기르는 인문학을 기반으로 ‘요리, 미술, 뮤지컬’등의 전문 분야가 개설되어 있으며, 학교 공간은 각 전문 분야 연구와 실습이 가능하도록 잘 구성되어 있다. 그림을 그리고 악기를 연습하고, 실험할 수 있는 독립된 공간에서 학생들은 자기 사고에 집중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을 받게 된다.

자연과 함께하는 엘티혁신학교 전경

책을 중심으로 영상과 그림 등 다양한 컨테츠를 ‘읽고, 생각하고 쓰는’ 인문학은 그 결과물로 ‘백권문집’을 만들어 학생들의 성장을 보여준다. 그리고, 학생 스스로 연구를 기획하고 도전하는 SDL(Self Directed Learning), 공동연구 프로젝트와 문제해결 역량을 키우는 PBL(Project Based Learning, Problem solving based learning), 탐구 중심의 교과교육 방법 Quest 등도 이색적이다.

이곳의 모든 교육은 성적이나 대학 진학을 넘어, 삶 전체를 바라보면서 세상을 위해 기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설립자 하태규 이사장과 장혜주 교장은 “학교 이름에 가죽 ‘혁’자를 넣은 것은 가죽에 공을 들이듯 생명을 불어넣는 것을 뜻한다”며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4차 산업혁명 이후 에도 유효할 미래교육을 하는 것이 교육목표”라고 설명했다.

하 이사장은 현재의 청소년이 사회에 진출할 시기에는 사회가 격변하고, 지금의 교육 시스템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는 “첨단 기술이 상용화되어 수백 페이지짜리 교과서를 통째로 인간의 뇌에 업로드 할 수 있거나 2030년경 무료 인터넷강좌(MOOCs)와 인공지능(AI) 튜터의 이용이 활발해지면서 대학이 사라지거나 존재 방식이 달라지며, 기존의 각종 표준화된 시험제도가 폐지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며 “2030년경이면 지구상의 기존 직업의 약 50%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 등이 대표적이다. 미래사회에 대한 예측은 대부분 빗나가지만, 2030년경 학교교육의 급변이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학교는 급변하는 교육환경을 따라가기보다는 한발 앞서 학교 교육의 생태계를 바꾸는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성적이 아닌 성장과 발달의 과정을 평가하고, 참여와 소통을 통한 협력 수업으로 학생과 교직원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기회를 가진다.

특히, 인권 존중, 비폭력·평화교육, 학생 자치·자율활동 활성화, 학부모, 지역사회와 소통과 협력, 빈곤·위기 학생 안전망 강화 등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과 교직원, 교육공동체에 “진정한 학생 자치를 위해 이를 뒷받침하는 실천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금처럼 서로를 바라보며 섬김과 배려로 존중한다면, 점점 더 서로 사랑하고 다독이는 공동체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책 100권을 읽고, 쓰는 ‘백권캠프’ 대안학교 뿌리 

엘티(LT)혁신학교 설립자 하태규 이사장과 장혜주 교장은 부부 교육자다. 장혜주 교장은 동남아 봉사 중 만난 선교사의 자녀들에게 좋은 배움의 장을 마련하고자 ‘백권캠프’를 기획하게 됐었다.

백권캠프는 한 달간 책 100권을 읽고, 100장의 글을 쓰는 것이다. 선교사 자녀들을 중심으로 총 11명이 한 달간 숙식을 함께 하며 매일 8시간 반 동안 책을 읽고, 서평을 썼다. 특별한 기회로 시작한 ‘백권캠프’는 이제 엘티(LT)혁신학교를 상징하는 대표 교육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장혜주 교장은 “책을 많이 읽는 게 좋은 건 누구나 알지만, 단기간에 100권을 읽는다는 건 무리일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이 도전은 변화와 기회로 가는 열쇠였다”고 강조했다. 이후 백권캠프를 희망하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늘어나면서 회차를 늘려갔다. 하지만 합숙 인원과 기간이 늘수록 빨래는 산더미, 매번 음식을 하는 것도 예삿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매주 토요일은 반드시 노는 날로 정하고, 책 대신 자유를 주고 충분히 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장 교장은 “'백권 독서 캠프'나 '백권 테마 캠프'에서 진행하는 몰입의 시간을 통해 아이들의 인성과 실력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1년 여 시간을 가지며 학교 설립을 준비하던 중, 여섯 번째 백권캠프를 마칠 무렵 외고 진학을 앞둔 한 학생이 찾아와 학교를 세워주면 안 되겠냐는 요청을 받아 학교 설립했다”고 말했다.

2009년 3월 학교는 아파트 거실에서 6명의 아이들과 시작했고, 그해 가을학기부터는 경기도 용인시 동백지구에 자리한 상가 한 개 층을 빌려 교육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2017년 1월 지금의 경기도 광주 진새골에 새로운 캠퍼스를 열고, 다음 세대를 위한 혁신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매년 2~3회 열리는 백권캠프는 이번 여름 43회째를 맞았다.

작은 모의국가 속에서 민주주의 몸소 체험하는 살아있는 교육장 

엘티(LT)혁신학교의 특색 중 하나는 바로 교내 모의 국가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학생들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운영하고, 체험해 볼 수 있다. 전교생이 직접 투표를 통해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입법 참여, 교내 사법고시에 합격하면 판사, 검사, 변호사로 활동할 자격이 주어진다.

창업을 하거나 근로 활동을 하면 소득을 얻고, 이 수익금을 소비하거나 투자, 광고를 할 수 있고 납세의 의무도 주어진다. 광고 제작 및 언론 활동 등으로 미디어 활동에도 참여할 수도 있다. 또한 앞으로 교내 행정고시에 통과하거나 내정된 학생은 총리, 장관, 공무원으로 임명된다.

리퍼블릭 내에는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 산하 산업부, 기획재정부, 법무부, 환경부, 검찰청, 국회, 국세청, 조폐공사, 일자리센터 등도 구성될 예정이다.

학생들에게 특별히 눈에 띠는 것은 교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리퍼블릭 화폐인 엘(L)화(貨)이다. 이 엘화를 학생들은 직접 벌어서 사용할 수 있는데 주로 매점, 카페 등지에서 음료나 디저트를 구입하는 데 쓰인다.

하태규 이사장은 “교육은 미래를 준비할 기회를 주는 것으로 대학 입시는 디딤돌일 뿐인데, 남은 인생에 대입만 있다는 듯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을 보면 안타까웠다”며 “정말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다양한 도전을 통해 실패도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문제해결 능력을 가지며, 또한 혼자가 아닌 친구들과 그리고 먼저 도전하고 삶으로 본을 보이는 선생님들과 함께 공동체 지성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우리 학교는 학생들 스스로가 공동체 안에서 인생을 결정하는 경험을 해보도록 돕고자 합니다”고 했다. 

교육은 미래를 준비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엘티(LT)혁신학교의 하루 일과는 특별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함께 진새골 주변을 함께 산책하고, 등교를 한 후 아침 첫 시간을 ‘들음과 순종’으로 연다. 학생들은 성경을 읽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메시지를 정리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전에 진행되는 필수 과목수업을 들은 후, '헬스앤푸드'(Health & Food) 정신에 기반한 균형 잡힌 점심 식사를 마친 뒤 학생들은 각자 자신이 선택한 과목과 전문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이동하면서 수업을 듣는다.

기본 과목인 인문학, 기독교 교리, Learning Techniques, 인간관계, 요리, 살림, 체육, 영어, 수학은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여기에 시사, 금융경제, 마케팅, 국어 중등 비문학 기초, 국어 고등 문학 기초, 뮤지컬, 필라테스, 미술 프로젝트, 음악 워크숍 등 선택 과목을 통해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기회를 마련한다.

특히, 뮤지컬학교의 경우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는 뮤지컬 배우들과 음악감독, 예고 강사 등 전문 교수진을 갖췄다. 입시를 위한 수업을 넘어 전문 뮤지컬 배우를 양성할 목적으로 실제적인 커리큘럼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장혜주 교장

장혜주 교장은 “올바른 하나님의 가치관과 기초가 튼튼한 실력있는 인재를 양성하고, 졸업 후 국내 대학은 물론 해외 유수 학교로 진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음악, 미술, 요리 중 전공과목을 선택하면 분야별 전문 교수진으로부터 전문 과정을 배울 수도 있다. 자칫 놓치기 쉬운 인문학이나 수학, 영어 등 대학 진학과 사회에 진출해 충분한 역량을 갖도록 지도한다. 하루의 마무리는 생활관에서 사감 선생님과 일상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어떻게 들었는지 생각하는 ‘순종과 들음’ 의 나눔으로 마무리한다.

매주 목요일 저녁에는 다니엘이 창문을 열고 기도한 것처럼 행하는 ‘윈도우’ 집회가 있으며, 이 시간에는 설교는 물론 하나님 중심으로 살아가는 각 분야 전문가 초청 강연이 마련되기도 한다. 엘티(LT)혁신학교의 모든 교육은 성적이나 대학을 넘어 삶 전체를 바라보면서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세상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 목표를 둔다. 즉, 진짜 인생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기회를 얻고,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스스로 설계하는 능력을 키운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혁신 인재의 소양으로 학생들을 성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오성환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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