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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이은희 한국보존화협회 이사장, '시들지 않는 아름다움' 보존화계에 살아있는 레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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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이은희 한국보존화협회 이사장, '시들지 않는 아름다움' 보존화계에 살아있는 레전드
  • 박동웅 기자
  • 승인 2023.04.15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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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한국보존화협회 이은희 이사장 "토종 들풀, 식물 활용해 100여가지 색상을 구현합니다"

[KNS뉴스통신=박동웅 기자] 만물이 소생하는 봄, 소담한 개나리와 벗꽃이 흐드러지면 그제서야 사람들은 돌아온 봄에 환호하고 묵은 겨울을 털어낸다.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 꽃과 같다 말하기도하고 경사스러운 일에는 '웃음꽃이 핀다' 고 표현했으며, 장원급제한 사람의 머리에 꽂아주는 어사화는 영화로움을 상징하기도 했다.

긍정적인 이미지를 표현하는데 주로 쓰이는 꽃이지만 치명적인 단점도 갖고 있다. 너무 빨리 시들어 버린다는 것. 그렇기에 꽃의 아름다움을 싱싱한 그대로 보존하는 일은 인간에 있어 불로초와 같은 염원이 아니였을까?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이 일을 하고 있다. 시들지 않는 꽃,

보존화(preserved flower)에 있어서 우리나라 최초이자 최고의 권위자인 한국보존화협회의 이은희 이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침체된 화훼농가 살리기 위한 정부 정책 농촌진흥청과 동행

꽃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기 위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했던  방법은 자연건조방식의  드라이플라워(dry flower), 급속냉동건조방식의  프로즌 플라워(Frozen flower), 프레스가공후 건조방식의 압화 등이었다. 그러나 이은희 이사장의 보존화는 꽃,식물 본연의 형태와  촉감, 탄력까지 유지ㆍ보존할 수 있으며 염료를 사용해  생화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색상의 표현이 가능하다는 큰 매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보존화는 생화처럼  물을 줄 필요가 없고 높은 습도나 강한 직사광선에 장기간 노출만 피한다면 일상적인 장소에서 관리가 용이해 최소 5년에서 보관방법에 따라 반영구적으로 보존된다. 따라서 '마법의 꽃' 으로 불릴 정도이다.

시들지 않는 꽃이라는 점에 매료돼 2003년 우리나라에 보존화가 도입된 지 벌써 20 년차다. 침체된 화훼농가를 살리기 위한 정부사업의 일환으로 참여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꽃뿐만 아니라 버려지는 모든 풀과 잎, 줄기까지 살아있는 형태 그대로 그리고 100여가지 색상으로  구현할 수 있다고 한다.

 

중국산 저가공세와 화재까지 시련의 연속

전 세계적으로 보존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일본 도매시장기준 1조원의 매출이 발생할 정도로 수요가 증가했다. 이에 농촌진흥청이 5년 프로젝트로 보존화 사업에 뛰어 들었고, 봉화ㆍ태안ㆍ평택 등 지자체들이 활성화에 사활을 걸었다. 같은 해인 2015년 이은희 이사장은 한국 보존화협회를 창설하고  10년 프로젝트로 보존화 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듬해 협회는 민간 자격증을 도입하고 직업능력개발원 인가를 받아 누구나 보존화를 배울수 있는 길을 열어 7년간  150여 명의 강사를 배출하며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그러나 저가용액을 사용하여 단가를 낮춘 중국산제품의 물량 공세로 인해  타격을 입었다.

중국제품은 저가염료를 사용해 색바램 현상이나 부서지는 현상이 생겼음에도 우리나라 제품의 절반가격 이다보니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더구나 교육사업에 몰입하며 노하우를 공개하다보니 이은희 이사장이 상품을 만들어  인터넷에 올리는 즉시 동일한 상품이 출현해  유통되고 중국에서 값싼 자재들을 들여와 동일한 디자인으로 만든 상품을 저가에 판매하는 업체들이 많아졌다. 설상가상으로 2020년 겨울, 보존화 작품 100여점이 전시되어있는전시장과 직접 운영해온 사업장ㆍ교육장이 이웃의 부주의로 대형화제에 휩싸여 그간 이뤄놓은 모든 것들이 불타버려 너무나도 절망적인 시련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화재가 나기 전에는 우리나라 보존화 기술을 이용한 상품을 판매하는 프렌차이즈 사업까지 구상했습니다. 소방차가 50여대나 출동할 정도로 큰 화마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며  소실되어버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설 수 있었던 이유는 그동안 저를 인정해주신 수많은 지인들 덕분입니다.” 이 이사장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전국에서 한 달음에 달려오신 분들을 일일이 찾아  감사인사를 드리며 재기를 결심할 수 있었다.

가장 한국적인 디자인으로 정면승부

40여년의 꽃예술 활동으로 한국 신지식 인증 15-129, 대한민국 보존화 명인 제13-381호,

보존화 세계명인 WM-14293 등 전문성을 인정받은 이은희 이사장은 국회의장상, 문화체육관광위원장상, 기획재정부위원장상, 한국예술문화상,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상, 농촌진흥청장 표창장, 서울시장상 등을 수상하며 더욱더  다양한 방면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다보니 현재 우리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많은 분들이 대부분 그의 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한다. 얼굴은 몰라도 보존화하면 무조건 '이은희' 이름 석 자를 떠올릴 정도로 명망이 높다. 이제 그는 화재의 아픔을 씻어내고, 중국의 저가공세에도 밀리지 않는 우리만의 독특한 작품으로 다시 승부를 걸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들풀과 버려지는 식물을 활용해100여가지 이상 색을 입힌 30여가지 이상의 소재를 활용해 작품으로 탄생시켜  우리 고유의 들풀을 알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30개국 이상 대사부인들에게 강의할 때 세상 어디에도 없는 작품이라며 감동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만의 것으로 작품을 만들어 후대를 위한 유산으로 남겨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한류가 전 세계적으로 몰아치는 지금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 이라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해요. 알제리 대사관에는 지금도 제가 기증한 코사지가 걸려있습니다. 이렇게  보존화를 통해 서로간에 관계까지 오랜 시간 이어지고 기억된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소리쟁이ㆍ방동사니ㆍ냉이풀ㆍ강아지풀ㆍ질경이ㆍ아주까리ㆍ여주ㆍ옥수수ㆍ수세미등 작은 들풀 하나까지 우리만이 가공할 수 있는 다양한 소료를 활용해 값싼 저품질의 보존화가 넘쳐나는 시장에서 대한민국 보존화의 뛰어난 품질과 가치를  전 세계에 드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이은희 이사장의 소망대로 보존화의 선구자로 보존화 역사의 중심에 우뚝서길 소망한다.

 

                                                           

박동웅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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