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보기보다 숲을 가꾸는 '유연희 시흥시어린이집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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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보기보다 숲을 가꾸는 '유연희 시흥시어린이집연합회장'
  • 오성용 기자
  • 승인 2023.03.0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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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지원금’보다 보육현장에 대한 ‘꾸준한 관심’ 있어야

EDUCATION/시흥어린이집연합회 유연희 회장

 

‘보육’의 문제는 나무를 보기보다 숲을 가꾸는 노력 있어야

 

‘단순지원금’보다 보육현장에 대한 ‘꾸준한 관심’으로 성장

 

매년 9월 28일은 보육인의 날이다. ‘보육인’, 일반적으로 아이들을 맡기는 환경이 아이의 연령대가 많이 낮아지면서 어린이집의 ‘보육교사’라는 단어는 이제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용어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더 넓은 범위에서의 ‘보육인’으로 보육교사를 보지 않는다. 실질적으로 만 0세부터 시작하는 어린이집의 선생님들에게는, ‘교사’라기보다는 ‘보육’이라는 노동을 감수해야 하는 노동자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쉽게 잊어버린다. 우리나라의 보육현장에서 ‘보육을 담당하는 보육인’에 대한 처우는 너무나도 열악하다. 그런 보육인의 입장에 서서 보육환경을 바꾸기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시흥시어린이집연합회 유연희 회장을 만나 이러한 이야기들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보육 – 지원금이 아닌 무상교육으로, 지원금을 주기보다는 보육현장에 맞는 투자를

 

매년 어린이집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가 뉴스를 장식하지만, CCTV에 찍히는 아동학대를 판정하는 기준은 아직까지 사건의 정황을 판단하기보다 자극적인 부모 선동에 치우치는 일들이 더 많이 있음을 이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아예 가려서 듣고 무턱대고 뉴스를 믿지 않을 정도가 되었을 정도이다. 사실 가정에서의 학대와 방임이 어린이집에서의 사고보다 더 큰 위협이 되어가고 있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적어도 교사의 아동학대는 CCTV에 증거가 남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어린이집 교사에 대한 일부 학부모의 갑질은 더 심각한 수준인데도 이러한 사실들은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안타깝게도 아동학대의 문제보다 교직원 학대(정서, 협박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꼭 필요하다고 여겨질만큼 우리 사회에서 교직원들에 대한 교권은 땅에 떨어져 있습니다.”

일부 상식적이지 못한 부모의 눈으로만 본다면 이미 정해놓은 답에 끼워 맞추기 쉬운 정황이 될 수 있을 뿐이다.

“외국에서는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다녀오면 ”오늘 재미있게 놀다 왔니?“라고 질문하지만,

우리나라의 부모님들은 ”오늘 뭐 배우고 왔느냐, 오늘 누구하고 놀았느냐,? 누가 때리지 않았느냐 등“질문의 방법이 너무도 상이함을 느끼게 됩니다. 다그치듯 질문하는 부모님께 아이는 부모님이 원하는 대답을 만들어내야 하고, 부모는 아이가 하는 말만 듣고 어린이집에 전화해서 다그치고, CCTV를 확인해 보자고 난리를 치게 됩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어떤 것이 될 수 있을까?

유연희 회장은 지금의 보육정책이 나무는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한다.

“어린이집에 내야 하는 보육료가 부모님들에게 지급되고 있습니다. 물론 지원해 주는 일도 좋지만 이젠 초등, 중등, 고등처럼 어린이집을 의무교육으로 전환해서 처음부터 교육시설에 대한 전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것이 더 낫다고 봅니다.”

굳이 지원금 형태를 유지한다면, 교사들이 자격을 얻기 위해 많은 교육을 받고 최소한의 검증을 받아야 하는 것처럼, 학부모님들도 역시 지원을 받기 전 부모 교육을 필수 이수함으로 지원자격을 얻는 방향으로 방법을 개선하는 일도 꼭 필요해 보인다.

그렇게 되면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맡기는 학부모들 또한 최소한의 소양을 갖추고 보육에 대한 것들을 함께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된다,

‘보육’의 문제는 어디까지나 아이들과 학부모, 보육교직원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는 ‘관계 형성’의 ‘마음’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는 입체적인 문제인 것을 모두가 함께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승의 날을 통해 선생님들게 선물을 주시는 부모님이 계신데, 그 어떤 선물을 선생님들에게 가져다 준다 하여도, 그것보다는 아이가 예쁘고 사랑스러운 행동을 하면 선물이 아니더라도 예쁘고 사랑스러운 거예요. 선물 때문에 그 아이를 더 예뻐하게 되지는 않거든요. 다른 이야기에 휘둘리기보다 아이들의 행동에 더 많은 신뢰와 관심을 가져 주신다면 우리 아이들은 반드시 올바르게 성장하고, 올바르고 좋은 성품을 가지고 자라난 아이들은 우리 사회와 나아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멋진 일을 해 낼수 있는 자리에 서게 될 거라 믿어요.”

 

보육현장에 큰 관심을 갖게 된 지자체, 시흥시의 보육환경 개선에 기여하다.

 

“코로나 19로 인해 제일 힘들었던 시기에 많은 아이들의 미등원으로 인해 교직원들의 인건비도 주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때 존경하는 시흥시 시장님께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눈물겨운 편지를 써서 보낸 적이 있었는데 시장님은 그 어려움을 인지하시고 시흥시 조례까지 바꾸면서까지 시흥시 어린이집에 125만원씩을 긴급 재난지원금으로 지원해 주셨습니다. 이 일은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정말 어려웠던 시설들에게 희망의 불씨 같은 일이었습니다.”

시흥시는 ‘아이키우기 좋은 도시’로 보육에 역점을 둔 사업을 많이 진행하고, 어린이집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자체로 좋은 평판이 나 있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유연희회장의 여러 활동들이 빛을 보았던 여러 사례들이 있다.

“2009년도, 그때만 해도 아이들 1인당 간식비로 한 달에 5천 원이 지급되었거든요. 그때가 시흥시뿐만 아니라 전국의 어린이집들이 모두 어려웠던 시기였지만, 5천 원씩 지급되는 돈이 많은 것은 아니어도 나중에 또 그 비용을 정산해서 보고해야 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어린이집 원장선생님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현금으로 받지 않고 현물로 주시기를 요청했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 진 것이 우유 급식이었어요, 전국에서 최초로 시흥시 어린이집에 다니는 모든 아동들에게 우유 급식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유연희회장은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아이들을 향하고 있다고 한다.

“시흥시에는 외국인 아동이 많이 있습니다. 외국인이면 보육료 지원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어요. 외국인 아동들의 경우 부모님이 직장을 구히지 못하면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좋지 않은 환경에서 가정보육을 하는 현실이었지요. 코로나 19로 상황은 더 악화되었고, 외국인 아동들이 많이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도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 관계자들을 만나고, 시 의원, 국회의원들을 만나 현 문제점에 대한 긴밀한 간담회를 지속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만3~만5세 외국인 아동들에게 보육료의 일부인 22만 원을 지원 해주다가, 현재는 시흥시 만 0세에서부터 만 5세까지 외국인 아동 모두에게 28만 원씩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지원에 있어서는 다른 지자체보다 더 앞서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계인권선언에서는 ”아이들은 특별한 보호와 지원을 받을 권리가 있다“라고 선언하였습니다. 아동은 인종, 피부색, 성별, 언어, 종교, 정치적 의견, 민족적·인종적·사회적 출신, 장애여부, 태생, 신분 등의 차별이 없이 동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보육인’의 한 사람으로서 아직 보육현장과 일선의 현장에서 매일 맞닥뜨려야만 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은 아직 버거운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육교직원들이 행복해야 그 행복이 아이들에게 내리사랑으로 가게되는 것을 알기에 시흥시 보육교직원들의 처우와 직무향상을 위해 늘 노력하고 있으며, 나아가 교직원들의 힐링을 위해 시흥시 관계자들과 늘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는 유연희 시흥어린이집연합회 회장의 노력은 이 사회에 하나의 작은 불씨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쪼록 그 불씨가 이제 더 큰 불길이 되기를 기대하여 본다.

                                                                     [KNS뉴스통신=오성용 기자]

오성용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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