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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다시 부활해 자존심 되찾는 경기도궁도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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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다시 부활해 자존심 되찾는 경기도궁도협회
  • 박동웅 기자
  • 승인 2022.09.13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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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권 입상에 이어 생활체육대축전 종합우승

[KNS뉴스통신=박동웅 기자] 산성에서 활을 쏘며 저항하는 요새를 함락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한민족은 험준한 산을 낀 산성에서 번번히 중국의 대군을 좌절시켰다. 활은 단순한 무기를 넘어 우리 민족의 안위를 지키는 생명줄이었던 셈이다. 강인했던 민족의 기상을 계승하는 경기도궁도협회(회장 정규완)를 찾았다. 정 회장은 여전히 우리 활의 명맥과 전통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생생한 모습을 들려주었다. 스마트시대 21세기임에도 궁도는 왜 필요할까. 궁도는 정적인 운동이어서 나이에 상관없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규완 회장은 “궁도는 자연과 더불어 단련하고 궁도9계훈인 인애덕행(仁愛德行)ㆍ성실겸손(誠實謙遜)ㆍ자중절조(自重節操)ㆍ예의엄수(禮儀嚴守)ㆍ염직과감(廉直果敢)ㆍ습사무언(習射無言)ㆍ정심정기(正心正己)ㆍ불원승자(不怨勝者)ㆍ막만타궁(幕灣他弓)을 생활의 근본으로 삼아 어른을 존경하고 후배를 지도하는 가운데 무념무상의 정진으로 수양하는 인격도야(人格陶冶)와 건강에 유익한 운동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경기도궁도협회 내 궁도 고등부는 5개 학교에서 진행 중이며, 도내에 6천 명의 선수를 두고 있다. 이후 신입으로 들어오는 3천명 가량의 선수들이 매년 새로 궁도회에 등록하고 있다. 이들이 경기도 83개 궁도장에서 활동하고 있고, 31개 시군 중에서 29개 시군구에 궁도장과 협회가 결성되어 있다. 여성 회원도 참여하고 있는데 여궁사 비율은 20% 수준으로 남성 궁사못지 않을 정도로 활동력이 시선을 끈다.

취임사에서 ‘남자선수뿐만 아니라 여궁사 양성에도 힘을 쏟겠다’는 정 회장에게 현재 여궁사 양성계획에 대해 들었다. 정 회장은 “필수적으로 5명 이상이 되어야 출전이 가능한 궁도대회 규칙을 반영하여 작년 총회부터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여궁사 양성에 더욱 힘을 쏟아 향후 체전에 여자부를 출전시키기로 결정한 것이다. 정 회장은 “여 궁사 양성안을 도회 차원에서 추진 중인 가운데 지침대로 잘 시행되는 시군도 있고 인적 자원이나 여건상 이행되지 않는 시군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인들의 통념과 달리 최근에는 여자들도 궁도를 시작하는 인원이 느는 추세라고 한다.

옛 명성을 되찾아가는 경기도궁도협회

경기도협회의 현주소는 어디일까. 도회의 최종 성적표는 궁사들이 국궁으로 우열을 가리는 전국체전에서의 성적표로 연간 평가를 받는다. 전국적으로 8개 시도에서 젊은 선수로 이뤄진 실업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연봉을 받으면서 전국대회를 겨냥해 집중훈련을 하는 까닭에 여가선용 수준으로 훈련하는 선수와 비교해 월등하게 좋은 성적을 올리기도 한다. 

경기도궁도협회에는 그동안 성적표에서 몇차례 굴곡이 있었다. 정 회장이 도회 전무로 있을 당시 전국체전에서 종합우승과 함께 1~5등을 모두 경기도궁도협회가 석권했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이후부터 분위기 침체되면서 점차 성적부진을 거듭하다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도 궁도의 부활을 위해 절치부심(切齒腐心)해온 정 회장은 지난 해 집행부를 새롭게 정비하면서 전국 17개 시도에서 6위권이라는 상위권을 유지한 데 이어 생활체육대축전에서는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경기도 궁도의 자존심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계기로 협회는 일신일신우일신(日新日新又日新) 정상화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협회운영이 잘되고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지는 곳이 경기도회다. 무엇보다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기 때문에 경기도 궁도의 미래는 밝아보인다. 원래 궁도협회는 지자체의 재정지원이 아닌 자립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이다. 각 클럽에서 자체적으로 회비와 기타 수입으로 충당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물론 각 시군회장이 단체장에게 지원을 요청해서 경비를 충당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일례로 시에서 300만원을 지원한다면 부족한 재정은 회장과 이사들이 채우기도 한다. 전국체전 등의 행사에는 각 시군에서 그 개최에 필요한 예산에서 결과치를 책정해 지원하는 형식이다. 

궁도인구의 저변확대

궁도가 어르신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남녀노소 누구나 궁도를 즐길 방안은 없는가.

“현실적으로 활 쏘는 공간이 녹록치 않다. 궁도장은 탁 트인 장소여야 하기에 도시의 특성상 일반인이 흔히 접할 수 있는 공간도 있지만, 여의치 않으면 외진 곳에서 일반인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도 많다. 정 회장은 “궁도장마다 회원수 편차는 높은 편이다. 궁도인구 저변확대를 위해 현수막 게시나 지인을 통한 입소문 등 여러 방안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도회 입장에서도 해법을 찾는 일이 쉽지않다”면서 “현실적으로는 개인 차원의 적극적인 참여가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도 교육청은 중고등학생에게 궁도체험의 기회를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시군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도회는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 소속의 도의원에게 자라나는 중고생들에게 우리 전통무술을 알고 경험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궁도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을 건의했다. 하지만 다른 체육종목과 달리 현실적으로 활, 특히 양궁이 아닌 국궁 특기생으로 대학에 진학할 길도 없어서 학부모의 반응 또한 시큰둥한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정 회장은 “궁도의 활성화와 저변확대는 한정된 임기 속에서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해야 하는 다소 어려운 난제”라고 설명했다. 인근 성남시의 경우에는 학생들의 궁도체험을 위해 청소년수련원에서 궁도반을 개설하여 운영 중이다. 이를 위해 시에서 사범을 파견해야겠지만 이러한 정책이 일회성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꾸준히 이뤄져야 지속가능한 경기도 궁도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동웅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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