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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기도자동차매매사업조합 엄태권 조합장 "준법정신과 허위매물 근절의지 믿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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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기도자동차매매사업조합 엄태권 조합장 "준법정신과 허위매물 근절의지 믿어주세요"
  • 오성환 기자
  • 승인 2022.08.29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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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USTRY / 전국 최대 규모 중고자동차매매 시장의 다짐과 반성 - 대기업 진출로 인한 소상공인의 어려움

 

[KNS뉴스통신=오성환 기자]“지난 2019년 중고자동차매매사업은 소상공인 적합업종 지정기간이 만료되어, 개정된 법에 따라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정부에 요구하였으나 끝내는 인정해 주지 않았습니다.”

수원에 위치한 경기도자동차매매사업조합 엄태권 조합장은 중소벤처기업부 앞에서 전국 조합장들이 릴레이식으로 진행하는 단식투쟁에 7일동안 참여했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저지와 중소벤처기업부의 사업조정 권고안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서다. 정부의 중재안은 중고자동차매매 단체의 의견과는 차이가 큰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중고자동차 시장이 워낙에 부풀려져서 매출 규모가 크게 잡히다보니, 정부에서는 소상공인을 위한 업종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중고자동차매매 업계의 수익구조를 찬찬히 따져보면, 흑자를 내고 있는 업체는 전체에 2~30%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엄태권 조합장의 지적이다. 그 외에 업체들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며, 월 판매량이 20대가 되지 않는 사업장이 부지기수라고 한다.

과거와는 달라진 환경, 대기업의 진출과 공격적 마케팅으로 이에 발맞춰 나가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영세 사업장들은 상호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최근 경기도에서 폐업하는 중고자동차매매 사업장이 증가하고 있을 정도로 상황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전반적인 어려움 때문만은 아니다. 매우 높은 비율로 중고자동차를 매집하는 대기업의 경쟁력을 영세한 사업장이 따라가기란 애초부터 무리일 수밖에 없었다. 인지도가 높고 마케팅 비용으로만 연간 100억을 쏟아붓는 대기업과의 브랜드 싸움에서 버텨내기란 쉽지 않다. 물론, 이러한 마케팅 비용은 결국 소비자가 부담하는 자동차 판매가에 포함된다.

혹자는 중고자동차를 싸게 매집하여 높은 가격에 파는 대기업과 영세 사업장의 관계를 대형마트와 재래시장 간의 경쟁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대형마트에서는 원가가 상승해도 물건이 팔려나간다. 하지만 영세 사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사과를 10개 구매한다고 합시다. 그 중에도 품질 좋은 사과가 5개, 보통인 사과가 3개, 좋지 않은 사과가 2개 포함될 수 있을 겁니다. 현재 대기업의 행태는, 양질의 5개를 자기들이 가져가고 나머지 5개를 영세 사업장에서 처분하라는 이야기나 마찬가지입니다.”

자동차는 마치 생물과도 같다. 시간이 지나면 자동차 가격은 무조건 낮아질 수밖에 없다. 가만히 두면 가격이 오르는 부동산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중고자동차매매 사업장의 입장에서 자동차를 제때 판매하지 못하면 부대비용이 증가하기 마련이다.

설령 대기업의 진출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좋은 사과 몇 개 정도는 영세 사업장에서 가져갈 수 있어야 합리적이지 않을까? 중고자동차매매 사업장이 폐차장은 아니니 말이다.

매매업계의 자정 노력

중고차매매시장의 소비자 신뢰도가 하락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일부 몰지각한 딜러들의 허위매물 때문이다. 1명의 딜러가 딜러사원증을 획득한 뒤, 3~4명의 허위 딜러와 같이 활동하는 불법이 기승을 부려왔지만, 이들을 가려내기란 결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엄 조합장은 “분명히 사업장 내에서 벌어지는 불합리한 부분이 없을 수 없고, 스스로 자정 활동이 부족했다는 점도 인정하지만, 허위매물을 판매하는 딜러의 비율은 극히 적다”면서 “대다수 딜러들이 이 일을 천직으로 알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자동차매매사업조합에서는 허위매물 민원이 발생할 경우, 개별 사업장이 아닌 조합이 직접 나서서 민원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수원시 경찰서에서도 자동차 허위매물 전담 부서 신설을 검토하고 있는 등 허위 딜러를 강력하게 단속해 소비자 보호와 함께 대다수의 선의의 사업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또한, 매매업계 차원에서 공제조합을 설립하여 소비자 피해를 배상할 수 있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이며, 국토교통부에서도 적극 호응하고 있어 머지않아 관련법이 공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소비자 보호와 구제를 위하여 관련법이 마련되어 있다. 성능상태점검기록부를 통해 차량의 상태를 살필 수 있으며, 대기업 보험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자동차 성능보험이 시행되고 있어 차량 구매 전후로 충분히 소비자가 보호받을 수 있다고 한다.

소비자의 현명하고 상식적인 판단이 요청됩니다

엄태권 조합장은 지나치게 싼 가격만을 찾으려는 소비자들의 의식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우리 소비자들도 좀 더 현명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엄청난 비율의 낮은 가격으로 광고까지 해가면서 주어지는 혜택이란, 상식적으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나에게만은 좋은 기회가 왔을 것’이라고 착각합니다. 상식만 지켜도 피해를 볼 일은 없습니다.”

중고자동차매매뿐만 아니라, 부동산이든, 쇼핑몰이든, 어느 서비스 분야에서도 극소수의 불합리한 모습은 발견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일부 허위가 발견된다고 해서 양질의 플랫폼 전체를 비난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 일부분의 허위를 발본색원하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지 않겠는가.

경기도자동차매매조합은 매물과 판매량에서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전국의 딜러 4만명 중 25%가 경기도 조합에 가입되어 있다. 중고차 시장의 대명사로 알려진 장안평 시장도 경기도 조합에 비하면 1/4 규모밖에 안된다.

자동차 업계에서 20년 동안 몸담아 온 엄태권 조합장은 조합원들과 소비자에 대한 감사와 다짐의 인사를 남긴다. “저희 조합이 아직 반성해야 할 점도 많지만, 50년 넘게 지속되어 왔다는 자부심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갈수록 어려운 환경에서도 저희 조합이 더욱 쇄신하여 진일보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소비자들께도, 저희 경기도 조합은 법을 준수하고 있으니 안심하고 구매하셔도 된다는 말씀을 꼭 드리겠습니다.”

                                                                     

오성환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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