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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우리나라 농업교육의 선두주자 ‘수원농생명과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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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우리나라 농업교육의 선두주자 ‘수원농생명과학고’
  • 오성환 기자
  • 승인 2022.08.29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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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CATION/수원농생명과학고등학교 - 농업분야 미래 인재를 키우겠습니다

 

 [KNS뉴스통신=오성환 기자] 1차 산업으로 불렸던 농업은 한때 우리나라 산업화 과정에서 점차 도외시되는 분야로 여겨졌다. 하지만 모두가 4차 산업혁명시대로 진입한 지금, 농업은 훨씬 세분화되고 다양해진 첨단 분야로 다시금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농업은 더 이상 1차 산업이 아니다. 생산, 가공, 유통 등 모든 공정을 아우르는 6차 산업으로 성장했으며 미래에는 지식산업과의 융합으로 10차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과 더불어, 역시 과거에 반짝 인기를 누렸지만 꽤 오랫동안 관심을 잃었던 농업고등학교도 전도유망한 교육기관으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작물, 조경, 임업, 화훼와 같은 전통적인 분야들뿐만 아니라, 새로운 직업군을 형성하는 반려동물 및 곤충, 그리고 펫 미용 분야가 각광을 받고 있다. 경운기나 이양기와 같은 전통적인 농기계를 넘어서서, 오늘날의 농업은 스마트팜, 식물공장과 드론 같은 첨단기술을 활용하는 분야가 발전하고 있다.

“전 세계가 기후변화와 식량안보 문제를 겪고 있는 현실에서, 선진국들은 농업을 미래 가장 필수적인 산업으로 인식하고 유력한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농산업 분야의 인재 양성을 서두르지 않으면 미래가 없습니다.”

농고에서 농생명과학고로 

오랫동안 수원농고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수원농생명과학고는 현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농업 분야 특성화 고등학교다. “농업의 이미지가 생산 위주의 전통적인 의미를 벗어나 오늘날 다양한 교육과정과 첨단시설 도입으로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학교 이름도 그에 맞는 변화가 있어야 했습니다.” 김종운 교장의 설명이다. 단지 이름만이 바뀐 것이 아니다. 교육과정도 큰 변화를 겪었다. 현재 수원농생명과학고는 식물자원과학과, 식품생명과학과, 바이오시스템과로 구성되어 있다. 식물자원과학과는 전통적인 생산 분야인 조경, 화훼, 작물 등과 수요가 증가하는 반려동물, 펫미용 등 다양한 농업 분야를 교육하고 식품생명과학과에서는 제과·제빵, 조리, 식음료, 바리스타 등 가공 분야 트렌드를 반영한 세분화된 식품가공과 유통 분야를 가르친다. 바이오시스템학과에서는 농업기계뿐만 아니라 산업기계를 비롯한 다양한 중장비, 자동차 관련 기술, 드론의 이용 등 첨단 기술 도입과 응용을 통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내년에는 반려동물과도 신설하여 반려동물과 미용, 수의관리 등을 체계적으로 교육하여 인재를 양성하는 등 학과 개편을 통하여 미래 인재 양성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학교 경쟁력의 비결

“특성화고는 취업을 목표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선취업후 진학 시스템으로 학생들의 계속 교육을 지원하고 있으나 대학입시의 폭이 다양하고 특성화고 특별전형을 통한 대학 진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수원농생명과학고의 입시 성과는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다. 매년 4명씩 선발하는 서울대의 농업계특성화고 전형도, 수원농생명과학고 출신들이 싹쓸이하고 있다. 졸업생들의 60%가 농산업 관련 분야의 유수의 대학들로 진학에 성공한다. 반면 30%는 취업 전선에 뛰어든다. 또한 체조와 씨름 등 운동부 운영도 매년 전국체육대회 우승 등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와 같은 종합적인 성과의 비결로, 김 교장은 수원농생명과학고의 특별한 교육과정을 꼽는다. 최근 교육계 주요 정책으로 시행되고 있는 고교학점제, 즉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직접 선택해 수강하는 시스템을 이곳에서는 오래 전부터 실행해왔다. 이러한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는 충분한 교사와 교육과정을 갖춘 상태이다. 일반적으로, 1학년은 공통 과목을 수강하고, 2학년부터 자신이 원하는 교과를 배울 수 있는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3학년 때는 또 다른 교과를 이수할 수 있는 코스를 복수로 전공할 수도 있다. 창의성을 자극하는 프로젝트 수업이나 체험 위주의 교육 프로그램이 많고, 자신의 꿈과 끼를 이루기 위한 자율적인 동아리 활동 및 봉사 활동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분위기로 학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한국농업교육협회장 김종운 교장 

우리나라 농업교육의 발전과 지원을 위한 한국농업교육협회는 전국의 69개 농업계고등학교로 구성된 사단법인으로 수원농생명과학고에 본부가 자리하고 있으며 회장교로서 전국의 회원교들을 대상으로 농업교육의 지원 및 발전, 정보 교환 및 상생, 영농학생 활동 지원, 국외현장체험 등 농산업분야 교육 발전과 학생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전국 14개 지부와 농업계고등학교 교장들과 더불어, 김 교장은 농업교육과 관련한 각종 사업, 행사, 대회를 결정하고 집행하는 일도 맡고 있다. 특히 매년 시도별로 돌아가면서 개최하는 전국영농학생축제는 전국 69개 농업계학생들이 경진과 축제를 같이 하는 가장 큰 규모의 행사다. 수원농생명과학고 학생들 또한 이러한 행사에서 언제나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학교의 으뜸은 학생

“나무들이 푸르게 우거진 학교 캠퍼스처럼, 우리 학교의 교사들과 학생들 모두 푸른 심성을 가진 성실하고 능력 있으며 학생들은 정말 착합니다. 제가 참 복이 많은 교장입니다.”

30년 이상 교직에 몸담고 있는 김 교장은, 단 하나의 철학을 마음에 품고 살아왔다고 한다. 학교의 으뜸은 학생이다. 학생은 기다려줘야 하는 존재다. 단 하나의 학생도 낙오하지 않도록 돌보고 안내하는 것이야말로 김 교장이 가진 소명이다. 이러한 김 교장의 신념을 바탕으로, 수원농생명과학고의 모든 정책적 결정은 오로지 학생을 중심에 놓고, 학생에게 도움이 되느냐의 여부로 결정된다. 교사의 존재 이유도 오로지 학생이다. 학생을 위한 좋은 수업을 제공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 따라서 수업에 관한 한, 이 학교의 교사들은 상당한 권한을 가지고 자신감 있게 일할 수 있다. 더불어 학생들에게도 스스로 운영하고 평가할 수 있는, 그래서 참여의 성과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자치권이 주어져 있다. 졸업 후 진로도 학교가 담당해야 할 몫이다. 김 교장은 졸업생들이 취업하게 될 업체의 선정 기준을 엄격하게 심사해야 할 것을 강조한다. 또한 업체를 직접 방문하여 현장을 꼼꼼히 살펴보고 점검한다. 이러한 학교의 노력 덕분에, 졸업생들은 능력을 발휘하고 인정을 받으며 쉽게 이직하지 않는다. 끝으로 김 교장은 학부모들에게도 당부의 말을 남겼다. “학교의 발전과 혁신을 위해서 학부모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교장실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으니 적극적으로 찾아주십시오. 학부모가 학교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는 것이 바로 학생을 돕는 일입니다.”

                                                                     

오성환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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