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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원전 주변 주민이 전하는 부활하는 체르노빌의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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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원전 주변 주민이 전하는 부활하는 체르노빌의 악몽
  • KNS뉴스통신
  • 승인 2022.08.2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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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비시체타라시우카 마을에서 옛 사진을 보이는 체르노빌 원전에서 사고 처리 작업에 종사한 전 작업원인 바실 다비도우(2022년 8월 13일 촬영). ⓒAFPBBNews
우크라이나 비시체타라시우카 마을에서 옛 사진을 보이는 체르노빌 원전에서 사고 처리 작업에 종사한 전 작업원인 바실 다비도우(2022년 8월 13일 촬영). ⓒAFPBBNews

[크레디트ⓒAFPBBNNews=KNS뉴스통신] 아나스타시야 루덴코 씨(63)는 1986년 체르노빌(Chernobyl) 원전사고 처리작업에 종사하다 죽은 남편 빅토르 씨가 수여한 금메달을 움켜쥐었다.

 

우크라이나 남동부를 흐르는 드니프로(Dnipro) 강을 사이에 두고 자폴리자(Zaporizhzhia) 원전 강 건너편에 위치한 비시체타라시우카(Vyschetarasivka) 마을. 이곳에 사는 아나스타시야 씨는 남편의 죽음을 애도한다. 2014년에 방광암으로 사망한 것은, 방사선 피폭이 원인이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정부는 자폴리자 원전 주변을 포격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방사성 폐기물 저장시설에도 로켓탄이 착탄했다. 감시기관은 괴멸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도 체르노빌 사람들과 같은 운명을 거쳤을지도 모른다"고 아나스타시야 씨는 AFP에 말했다. "지금 상황은 아무 것도 좋은 게 없다.어떤 결말이 날지도 모른다"

 

■ 가혹한 임무

 

옛 소련 시절 원자로가 폭발해 북부 일대에 방사능을 퍼뜨린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가져온 깊은 상처는 지금도 우크라이나에 새겨져 있다. 러시아군은 2월에 침공을 개시하자, 동원전을 점거. 그러나, 수도 키우 제압에 실패해, 몇 주 후에는 동원전에서도 철수했다.

 

러시아군은 자폴리자 원전도 침공 시작하자마자 점거. 지금도 계속 장악하고 있다.우크라이나측은, 러시아군이 원자력 발전을 거점으로 공격을 걸어 오는 반면, 자국군은 응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 깊숙이 관여한 이들에게 상황이 악화일로인 자폴리자 원전을 둘러싼 움직임은 마지못해 과거를 떠올리게 한다.

 

빅토르 씨는 60만 명으로 불리는 사고처리 인부 중 한 명이었다. 주민이 강제적으로 퇴거를 강요당한 「출입 금지 구역」에서의 제염 작업이라고 하는, 곤란한 임무를 맡았다.

 

원전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공식적으로는 31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수천명의 근로자가 치사량의 방사선을 맞았다는 추계도 있어 산정 방식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빅토르 씨는 출입금지 구역에서 연인원 18일간 트럭 운전사를 맡았다. 금메달은 그 공적에 대해 노동조합이 준 것이다. 우크라이나 국방성의 공문에는 빅토르 씨의 직무 내용과 함께 피폭량 24.80 엑스레이(조사 선량의 구단위)라고 적혀 있다.

 

아나스타시야씨는 "남편에 관한 서류를 보면 힘들어진다"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이 죽거나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자폴리자의 시설이 포격에 노출되어 있는 모습이, 우리가 사는 곳에서 잘 보인다"라고 말하는 아나스타시야씨. 사람들이 뭔가 새고 있는 게 아니냐는 소문을 내고 있지만 당국은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감각이 마비

 

바실 다비도우 씨(65)에 따르면 비시체 타라시우카 마을에는 자신을 포함해 체르노빌에서 사고처리 작업에 종사한 전직 근로자 3명이 살고 있다.

 

다비도우 씨는 체르노빌에서 3개월 반 동안 제염 작업에 종사했다. 출입금지구역에는 102차례 들어가 선량계로 방사선량을 측정하거나 오염된 가옥을 중장비로 해체하기도 했다.

 

러시아군이 자폴리자 원전을 점거한 지 며칠 만에 긴급사태에 대비해 피폭을 줄이는 요오드제가 배포됐다.

 

하지만 다비도우 씨는 체르노빌 출입금지구역에서 작업을 한 경험이 있는 만큼 위기에 처한 자폴리자 원전 강 건너편에 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서도 감각적으로 마비된 것으로 보인다.

 

"만약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정신이 이상해질 것" "그래서 과거의 경험을 통해 현실을 걸러내고 있다"고 다비도우 씨는 말했다.

 

"무서워하면 어떡해.무서워해도 구원을 받지는 않는다"

KNS뉴스통신 kns@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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