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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유서깊은 불교문화 유적지에 자리한 '광교산 법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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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유서깊은 불교문화 유적지에 자리한 '광교산 법륜사'
  • 오성환 기자
  • 승인 2022.04.21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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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IGION/수지 법륜사 일문스님 "‘수행’이란 알아차림만 잘해도 됩니다”

 

광교산 법륜사 대웅전

[KNS뉴스통신=오성환 기자] 원효대사가 대중 속으로 들어갔던 당시 우리 불교는 민중불교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이후 불교는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종교로 자리하게 되었고 자연히 우리나라의 사상과 문화의 배경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해 왔다. 또한 호국불교로서 나라를 지키는 일에도 앞장 서왔다. 이런 불교의 역할을 상기하는 수지법륜사 일문 스님은 이 시대에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해 늘 고민한다. 더 나아가 시대적 책임의 일환으로,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진정한 평안을 얻도록 조언을 해준다.
“부처님의 가르침의 기본은 결국 ‘인간으로서 도리를 지키는 것’입니다. 곧 기본에서 벗어나지 않는 마음가짐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 겁니다. 이렇게 양보하고 봉사하는 삶을 산다면 험한 세상 가운데서도 편안함에 이를 수 있습니다.”

유서깊은 곳에 위치한 법륜사

법륜사는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 광교산 아래에 자리한 사찰이다. 현재 법륜사의 절터는 서봉사라는 큰 사찰과 그 외 89암자가 있었던 불교의 유서 깊은 곳에 위치해 있다. 특히 이 지역에는 현오국사탑비와 서봉사지가 있었는데 서봉사와 89암자가 소실된 사연이 전해진다.
임진왜란 때 절에서 떠내려 오는 쌀뜨물이 10리나 흘러 내리자 왜적이 물을 따라 올라가 절을 불태웠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신봉동 광교산에는 오래된 절터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근래까지 제대로 된 절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한 상황에서 당시 조그마한 암자의 주지스님이었던 경봉스님과 총무 소임을 맡았던 일문스님 그리고 사부대중의 원력으로 대한불교조계종 법륜사가 완공되었다. 당시 법륜사 대웅전은 한국의 전통적인 목조 건축양식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삼성각
삼성각

기본기 형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무엇이든 기본 뿌리가 중요하다는 일문 스님은 ‘하심’ 즉 마음을 내려놓는 기본을 강조한다. 정말 나를 내려놓게 되면 나중에 불교의 공사상으로까지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스님은 기본기와 관련하여 ‘문사수’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문(聞)은 부처님의 경전, 법문을 듣고 배우는 지혜, 사(思)는 법문을 듣고 내 삶에 비추어 사유하는 지혜, 그리고 수(修)는 법문에 맞게 내 삶을 닦아내며 수행해 나가는 지혜다.
“기본기라는 것은 결국 수행과 직결됩니다. 그리고 수행이란 결코 어려운 게 아닙니다. ‘알아차림’만 잘 해도 됩니다. 그것을 곧 정념(正念)이라고 하죠.”
특히 스님은 자신의 마음을 잡고 평화에 이르는 것은 결국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내 마음의 평화는 남이 대신하거나 떠먹여줄 수 있는 것이 아닌, 자기 스스로가 만들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우리는 지금 다양성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일문 스님은 그런 시대적 변화에 맞게 불교 수행이 사람들에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수많은 사람이 똑같은 화두를 받고 수행한다고 모두가 동일하게 마음의 도를 깨칠 수 있을까요? 사람마다 요구되는 근기(根機)가 다를 수 있고, 자기의 그릇에 맞는 수행법도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불교 수행자로서 ‘나에게 다가온 상대방을 어떤 식으로 수행을 접하게 지도해드려야 할지’를 최대한 빨리 파악하는 것이 저에게 주어지는 역할이기도 합니다.”
스님은 옛날의 단순한 사회구조에서는 단순한 방식으로도 접근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인터넷이나 다양한 대중매체를 비롯하여 우리의 의식을 분산시키는 도구가 너무나 많다고 말한다. 그만큼 개개인이 수행에 접근하는 방식 역시 개개인에 맞게 다양한 방편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같은 새소리도 사람마다 다르게 들릴 수 있습니다. 각자의 경험이 다르기 때문이죠. 들리는 것이 다르듯, 가르치는 것 또한 다르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원인은 내 마음에 있다

혼란스러운 정치와 흔들리는 경제를 바라보며 사람들은 한숨을 내쉬곤 한다. 그리고 여기에 원망을 곁들인다. 하지만 스님은 어떤 것이든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고 설명한다.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어떠한 결과가 벌어지면 남 탓부터 합니다. 국민은 부도덕한 정치인 탓을 하고 지도자들은 분별력 없는 대중 탓을 합니다.”
스님은 지금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것 역시 내 업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모든 것이 내 마음이 만든 것(일체유심조)이라는 사실이다. 지금 처음 보는 누군가와 만나는 것 또한 전생에서부터 약속한 것이기 때문에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한다.
“항상 주제를 내 마음 자리에 갖다 놓고 볼 필요가 있어요. 적어도 어떤 상황이든 내 마음 자리에 입각해서 알아차리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대승불교가 추구하는 목적을 향해

“목적을 무시하거나 간과하면 생활에 타협하고 타성에 젖어 살기 쉽습니다. 결국 발전적인 수행자가 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일문 스님이 말하는 대승불교의 목적은 무엇일까? 바로 중생의 놀음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중생의 놀음에서 벗어나는 날은 단순히 죽는 날을 의미하지 않는다. 전생의 내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몸을 받았고, 이 몸이 다음 생에 또 다른 몸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성불할 때까지 이어진다. 곧 성불하는 때가 중생의 놀음에서 벗어나는 때이기에 스님은 성불이라는 마음 속 목표를 항상 상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삼성각 불사 기념사진

“아들, 딸 잘 되게 해달라는 기복신앙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대승불교의 목적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내가 그 기본을 잊지 않고 잘 챙겨가고 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살피는 만큼 허술했던 부분을 점검하게 되고, 그만큼 발전을 이루게 됩니다.”

                                                                   

오성환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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