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의 역사적 거점 고양시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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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의 역사적 거점 고양시의 재발견
  • 오성환 기자
  • 승인 2022.02.09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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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출신의 순국선열과 독립운동의 역사를 알리다"

SOCIETY/광복회 고양시지회

 

독립운동의 역사적 거점 고양시의 재발견

 “지역출신의 순국선열과 독립운동의 역사를

시민들에게 적극 알리고 싶습니다”

 

최유창 광복회고양시지회장

“예전에는 고양군이 꽤나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서울에 속한 곳도 과거에는 고양인 지역이었죠. 고양은 과거 독립운동가들이 서울로 진입하기 위한 중요한 길목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어느 기초자치단체든지 독립운동의 찬란한 역사를 갖고 있지만 고양시는 그 중에서도 조금은 더 특별한 위상을 갖는다. 당시의 고양군 지역을 기준으로 추산하여, 대략 74명의 독립운동가가 배출되었다. 70명 이상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기초자치단체는 광역시를 제외하면 전국적으로도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일산역은 서울로 진입하기 위한 중요한 길목 중 하나였고, 따라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이곳을 거쳐갔거나 아니면 이곳을 중심으로 활약했기 때문이다. 고양시의 독립운동사는 우리나라 수도권과 경기 지역의 독립운동사에서 결코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디딤돌이다.

 

독립운동의 고장, 고양시

이러한 고양시의 독립운동사가 최근 광복회 고양시지회에 의해 편찬되었는데, 현재 지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최유창 지회장 역시 독립운동가 자손이다. 그의 외조부이신 이관용 박사는 신간회의 발기인 중 한 명이었고, 스위스에서 유학 중 김규식 선생과 함께 1919년 파리강화회의에 우리나라 대표로 참여하여 활발한 외교활동을 펼쳤던 분이다.

최 지회장의 소개에 따르면, 광복회는 대일항쟁기에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헌신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및 그 유족으로 구성된 대표적인 보훈단체 중 하나이다. 전국에 17개 지부, 110개 지회를 가지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고양시지회는 180여 명에 이르는 회원을 보유하여 전국적으로도 비교적 큰 규모를 자랑한다.

“민족문제연구소 회원도 타 지역보다 고양시에 회원이 많습니다. 그만큼 고양시가 독립운동의 거점지로서 고양시민들의 의식 수준 또한 높다고 생각됩니다. 고양시가 특례시로 새롭게 출범한 만큼, 저의 광복회도 그에 맞는 위상을 가지고 활동하려 합니다.”

 

고양시가 배출한 독립운동가들

광복회 회의장면

고양독립운동사에는 우리에게 잊혀진 독립운동 영웅들이 적지 않게 등장한다. 이들은 모두 고양 출신으로 또는 고양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분들로서 국가의 서훈을 받아 공훈록에 등재되어 있다. 고양시민이라면 고양 출신의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을 몇몇 정도는 기억해둘 만하지 않겠는가.

민족대표 33인으로 1919년 3월 1일 독립선언에 참여했던 이필주 선생은 대표적인 고양 출신의 독립운동가이다. 그는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장 서훈을 받았다.

장효근 선생도 새롭게 관심을 가져야 할 인물 중 한명이다. 그는 대한민보의 창간인이었고, 독립선언서 인쇄에도 적극 관여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가 남긴 일기가 있는데, 한자로 기록되어 있어서 번역이 필요한 상황이다. 문화재로 등록되어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발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장효근 선생의 일기를 번역 출판하는 것이 광복회 고양시지회가 추진하려는 사업 중 하나다.

행주산성 역사공원에 있는 숭덕비의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는 이기순 선생은 만세운동에 참여했다가 투옥되어 고초를 치뤘다. 그는 한강물을 끌어다가 농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고양 지역의 수로 사업에 크게 공헌했던 분으로 기억된다.

 

민족정기 선양과 장학사업

 

최 지회장은 현재 2년째 지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할 즈음 취임한 셈이다. 취임 직후 2019년 문화광장에 세워진 독립기념탑 건립 사업이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31m 높이에 고양시를 상징하는 문양이 새겨진 이 기념탑은 다른 지역의 기념탑과 비교해 결코 범상치 않은 위용을 자랑한다.

하지만 기념탑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재 문화광장 옆 문화재단에서 사무실을 빌려 쓰고 있는 고양시지회는 앞으로 독립기념관을 세워 많은 시민들과 학생들이 견학하고 체험 학습이 가능한 공간을 마련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고양시 출신의 순국선열을 계속해서 발굴하고 기리는 일도 중요한 과제다.

이미 광복회 고양시지회는 고양시를 대표하는 독립운동 유공자 단체로 활동해왔다. 민족정기 선양과 애국애족 정신 함양 교육을 주된 사업으로 내걸고, 해마다 광복절과 삼일절 기념식 행사를 주관했음은 물론, 학생들을 모아 독립유적지를 찾아 답사하고 보존하는 사업까지 펼쳐왔다. 광복절마다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나라사랑 문화제를 열어 태극기 행진과 문화공연을 열어왔다. 고양독립운동사 심포지엄도 코로나 유행 전까지는 매년 개최했다. 속히 위드 코로나로 상황이 개선되어 내년부터는 이러한 사업들이 재개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어 최 지회장은 “특별히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은 집안 형편이 좋지않아 공부를 이어가지 못하는 한이 있는 경우가 많아 회원 복지 차원에서 장학사업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원관리 위한 행정기관과 정보공유 절실

 

광복회 고양시지회가 마주하고 있는 과제들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회원들의 고령화가 가장 큰 문제라고 최 지회장은 말한다. 이는 비단 고양시지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광복회 전체의 문제이기도 한데, 그만큼 활동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생존 및 거주지 변동에 따른 회원 관리에도 어려움이 많은데, 공법단체가 행정기관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융통성 있는 방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유공자 혜택 수급자의 범위가 손자 대까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한 이슈이다. 이에 대한 법 개정이 요청된다.

“참 어려운 세태인지라, 시에 협조를 요청하고 싶어도 쉽지 않고 유기적인 관계에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아무쪼록 내년에는 많은 문제들이 풀려서 활발히 활동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KNS뉴스통신=오성환 기자]

오성환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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