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행신장학회 김해일 이사장 - 절대적 빈곤층 돕기 위해 쉴새없이 일하는 작은 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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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행신장학회 김해일 이사장 - 절대적 빈곤층 돕기 위해 쉴새없이 일하는 작은 거인
  • 오성환 기자
  • 승인 2022.02.03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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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행신장학회 김해일 이사장(해일중기 대표) "이웃이 먹고 놀고 즐기는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습니다"

 

[KNS뉴스통신=오성환 기자] 마음속으로 한 장의 그림을 그려보자. 황무지가 있다. 그 황무지는 내 땅이 아니다. 내 땅이 아닌 그곳에 사과나무를 심었다. 내 땅이 아니기에, 몰래 새벽마다 가서 물을 주고 거름을 주었다. 한 동안 열매가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물과 거름을 주었다. 어느 해가 되자 열매가 주렁주렁 달리기 시작했다. 그 열매를 따먹는 이들도 있고, 그 나무 밑에서 쉬는 이들도 있으며, 그 곁에서 덩실덩실 춤추는 이들도 있다. 사과나무를 심은 나는 멀리서 흐뭇한 마음으로 그 광경을 지켜본다.

세상은 아쉬운 사람들이 움직인다

해일중기라는 중장비 건설토목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해일 대표는 지독히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태어나 중학교를 마치지 못하고 낮에는 일을 하면서 야학으로 검정고시를 치렀다. 가졍 형편이 어려우니 큰 공부를 할 수가 없었다. 대신 똑똑한 기술자가 되자고 일찌감치 마음을 먹었다.

“저는 열세 살 때부터 신문배달을 했어요. 어린 나이에 매일 새벽4시면 일어나야 했는데, 그때부터 이 세상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김 대표는 이 세상은 아쉬운 사람들에 의해 움직인다는 사실을 어린 나이에 깨우쳤다고 한다. 상대적인 빈곤과 절대적인 빈곤에 대한 고민도 했고, 어떻게 하면 인간답게 사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지 늘 생각했다.

그가 내린 결론은 인간이 밥만 먹고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것이었다. 오랜 신앙생활의 경험 덕분에, 그는 어릴 적부터 받은 수혜를 환원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언젠가 소정의 장학금을 받고 뿌듯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기억을 되살려, 저도 장학회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실천에 옮겼습니다.” 

생각의 차이, 노력의 강도 

젊은 시절 김 대표는 밤낮을 가리고 않고 일하던 사업가였다. 도대체 잠을 왜 자야하나 의문을 가질 정도로 일했다고 한다. 낮에도 일하고, 남들이 자는 밤에도 일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새 대학을 나온 친구들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비록 몸은 고되고 힘들었지만 버젓한 주택도 마련할 수 있었다.

“생각의 차이와 노력의 강도가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고 믿습니다. 보편타당한 생각을 가진 사람과 자신만을 위해 사는 사람의 인생 곡선은 명확한 차이가 있습니다.”

김 대표가 일궈온 해일중기는 중장비와 중고기계를 구입하여 대여하는 사업을 렌트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이외에 중장비 부속 부품을 수입하여 공급하는 일도 하고 있다. 인건비가 거의 들지 않고 자본 비율이 높아, 코로나로 인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기업의 안정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 대표는 사과나무의 교훈을 잊지 않는다. 2년 전 그가 심은 사과나무는 바로 행신장학회라는 결실로 거듭났다.

돕기 위해 일하는 삶 

김 대표처럼 현장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일수록 남에게 베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더 많은 이웃을 돕기 위해 한걸음 더 걷는 삶을 살고 있다. 어릴 적의 경험에서 나눔은 그의 몸에 배어 있는 일부가 되는듯하다.

“도움은 순환합니다. 사랑의 열매는 먼 훗날 서로에게 되돌아오는 법입니다. 저는 해마다 1000만원은 이웃을 위해 써야하지 않나 생각하며 실천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김 대표는 물망초라는 단체를 통해 25년 이상 소년소녀 가장 돕기를 실천해왔다. 단지 경제적인 도움만 베푸는 것이 아니라, 매달 정기적으로 만나서 케어를 하면서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했다. 이제 그들은 사회 중장년층이 되었다.

2년 전 김 대표가 설립한 행신장학회는 지난해 500만원을 들여 행신3동의 어려운 학생들을 도왔다. 이곳은 특히 어려운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서, 김 대표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는 지역이기도 하다.

“지인들을 대상으로 적은 액수라도 장학회 기금조성을 위한 찬조를 받습니다. 얼마가 되었든 그렇게 후원을 해주면, 그 사람은 장학회 이사가 되는 겁니다(웃음). 사업장에 붙여놓으라고 장학회 스티커도 발급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돈을 잘 버는 사람은 돈으로 봉사하고, 건강한 사람은 몸으로 봉사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특히 절대적 빈곤에 처한 사람들에게 집중적인 도움을 베풀어야 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확고한 신념이다.

사회의 작은 거인이 되자 

얼마 전 김 대표는 동네 편의점 앞에서 어떤 할아버지를 만났다. 할아버지의 딱한 사정을 들은 김 대표는 따뜻한 베지밀 두 병을 대접했다고 한다. 그의 결론은 간결하다.

“돕는 일을 대단하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사실 특별한 것이 아니거든요. 어려운 사정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됩니다. 세상에 거인은 많지만 정작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소수입니다. 이제라도 ‘내가 작은 거인이 되겠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김 대표가 세워놓은 앞으로의 계획도 나눔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사업이 더 잘 되어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런 사람들이 하나둘 늘수록 더 나은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김 대표가 강조하는 발전된 사고방식, 보편적인 생각이다. 인간은 한 줌의 재로 되돌아갈 존재에 불과한데, 욕심을 부려서 무엇하겠는가.

김 대표는 앞으로 특례시로 발전할 고양시에 중요한 기업들이 유치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표명한다. 기업 유치를 통해 일거리가 만들어지고 나눠지는 것만이 고양시가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날 방책이라고 그는 확신하고 있다.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사과나무 이야기를 했지요. 그 사과나무 밑에서 먹고 놀고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할까요. 저도 그런 행복을 누리고 싶습니다.”

                                                 

오성환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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