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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재해장애인협의회 김포시지회 "장애인 재능 흡수하는 사회 실질적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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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재해장애인협의회 김포시지회 "장애인 재능 흡수하는 사회 실질적 대책 필요"
  • 오성환 기자
  • 승인 2021.10.27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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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FARE / 한국산업재해장애인협의회 김포시지회 - "산재장애인 공동체를 위한 사업장 조성 바란다"

 

산업재해 예방과 회원들 복지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함재화 지회장
산업재해 예방과 회원들 복지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한국산업재해장애인협의회 김포시지회 함재화 지회장

[KNS뉴스통신=오성환 기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새마을운동은 우리나라가 잘 살지 못했던 시절의 구시대적 유물로 취급받고,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는 지금에 와서는 취약계층을 위한 기본소득이 이슈가 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새마을운동을 여전히 필요로 하는 계층이 전혀 존재하지 않을까? 우리가 장애인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장애인을 위한 기본소득이야말로 그들에게는 새마을운동이 아닐까.

장애인을 위한 선진국이 진짜 선진국

우리나라의 인구는 점차 줄어들 전망이고, 다문화 사회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기본소득이 꼭 필요한 시대가 다가올 전망이다. 과연 그 첫 단추는 어디서 꿰어져야 할까.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었다고 합니다만, 장애인들에게는 아직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아닙니다. 말로만 장애인과 함께 가자고 하지 말고, 그들의 재능을 우리 사회가 흡수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현재 한국산업재해장애인협의회 김포시지회(지회장 함재화)에서는 200여 명의 산재 장애인들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협의회를 동분서주 이끌고 있는 함 지회장은 아무런 지원과 보수도 없이 회원을 위한 봉사에 전념하고 있다. 함 지회장 자신부터 산재 장애인이다. 그가 만나는 산재 장애인들의 눈물 나는 사연, 후원자를 찾기 위해 발품 파는 이야기들을 죄다 풀어내기에는 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저는 원래 소극적인 사람이었는데, 이 일을 하면서 제 성격이 바뀌었습니다. 도움을 받기가 너무 어려우니 얼굴이 두꺼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회원 집에 라면 한박스 가져가서 같이 손잡고 울고 돌아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산재장애인, 약자 중의 약자

사회적 약자라고 해서 모두가 동등한 수준의 약자인 것은 아니다. 약자 중에서도 더욱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영역들이 우리 사회에는 적지 않다. 산업재해장애인협회도 이러한 지대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장애인 하면 우선 지체장애인, 발달장애인과 같은 선천적 장애인들을 떠올린다. 반면에 후천적 장애인을 대표하는 산재장애인들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향이 많다. 중증 장애가 아닌 이상은 인식조차 되지 못한다.

“산재장애인에게는 독특한 감정이 있습니다. 저만 하더라도 비장애인이었을 때는 설마 내가 장애인이 되리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거든요. 장애를 입고 치료를 받는 과정보다, 치료를 끝내고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시간이 훨씬 더 고통스럽습니다.”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장애인, 자신이 장애인임을 순간순간 잊어버리는 장애인, 이들이 바로 산재장애인이다. 스스로도 잘 인식되지 못하는 장애인이 사회 속에서라고 잘 인식될 리 만무하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장애인협회들 중 산재장애인협회가 유독 그늘에 가려있다는 점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산업재해장애인협의회의 활동

“우리 사회에서 산재장애인 처우에 관한 문제는 결코 등한시 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매년 발생하지 않습니까. 결코 줄어들지 않는 장애인이 산재장애인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의 산재장애 관련 법안은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경우에 따라서는 적지 않은 보상을 받을 수 있고, 산재의 범위도 상당히 넓어졌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산재에 속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장애를 입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더 많은 이들에게 산재에 관한 정보가 알려질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재 보상이 턱없이 부족하거나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산재 장애자들도 적지 않다. 산업재해장애인협의회는 이러한 이들을 위한 단체다. 함 지회장 역시 가가호호 회원들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손을 잡아주고 어려운 점을 묻는다.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고서는 적재적소의 지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별히 김포시지회는 많은 사업을 운영하는 단체로 잘 알려져 있다. 장애인 가족을 위한 장학사업, 산재예방 프로그램, 산재장애인을 위한 힐링캠프, 산재종합상담지원 등 활동이 부족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후원자가 줄고 회원들을 직접 대면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에서, 이럴 때일수록 힘 있는 단체들과의 MOU를 통한 지원이 절실하다.

산재장애인을 위한 앞으로의 숙제

“산재 장애인들은 사회인으로서의 경험과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정부의 보조금이 아닙니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스스로 돈을 벌고 자립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되는 것입니다.”

산업재해장애인협회에게 주어진 숙제는 무엇일까? 함 지회장은 산재장애인 공동체를 위한 사업장의 조성을 가장 중요한 숙제로 꼽는다. 산재장애인들은 스스로 일을 함으로써 어엿한 사회구성원의 자리로 되돌아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또한 함 지회장은 여러 장애인협의회 단체들 간의 균형 있는 지원을 촉구한다. 역사가 오래되고 큰 조직을 갖춘 여타 단체들과는 달리, 산업재해장애인협의회는 지회 숫자와 인원도 적고, 주어지는 지원이나 행사 규모도 매우 협소한 실정이다. 같은 약자들을 위한 단체라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단체에게 사업과 지원이 분배될 수 있기를 산재장애인들은 바라고 있다.

“부디 우리 사회에서 산재장애인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기를 바라고, 지자체와 언론이 나서서 산재장애에 관한 교육과 홍보에 힘을 실어준다면 좋겠습니다.”

 

 

오성환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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