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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성동격서(聲東擊西),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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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성동격서(聲東擊西),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 최문 논설위원
  • 승인 2012.09.06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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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대마도 반환 요구해야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에 따라 한일 간 독도 영유권 문제가 수면 위로 불거져 양국이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다. 독도 영유권 주장은 불리한 시선을 돌리기 위한 일본의 성동격서식 위장전술일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문제에 밀접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쉽게 포기할 수 없기도 하겠지만 독도 영유권 주장의 본질은 사실 독도라기보다 대마도에 대한 한국의 시선을 돌리기 위한 위장전술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일본과 독도 분쟁에 휘말려 대마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현재 대마도는 일본이 실효지배를 하고 있으나 구한말까지 조선의 영토였음이 각종 문헌을 통해 명백하게 드러나 있다. 이에 따라 이승만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자마자 일본에게 대마도를 반환하라고 요구하며, '대마도 반환 촉구 성명'을 발표했다. 이후 국회에서 대마도 반환 결의안을 채택했고,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줄기차게 일본에게 대마도 반환을 요구했다. 대마도가 한국영토라는 사실은 너무나 명백했기 때문에 일본이 허구의 임나일본부설 등을 앞세워 수세적 입장에 몰렸음을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이후 한일협정에 체결되면서 독도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대마도는 정부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독도를 영토주권의 보루처럼 국민에게 홍보하면서 대통령이 직접 방문하는 등 영토수호 의지를 밝힌 정부의 행동과는 매우 상반된 인식이다.

  오늘날 독도의 영유권 분쟁이 발생한 것도 사실은 우리 조상들의 섬에 대한 희박한 영토의식에 기인한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관리하기 어렵고, 당시에는 경제적 가치도 그다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울릉도조차도 조선 400여 년간 공도정책을 썼던 것이다. 그러나 해양주권이 국력을 가늠하는 시대의 섬은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요충일 뿐 아니라 국민의 여가와 휴식 등 관광자원의 보고다. 미개발 해양자원은 경제적 가치를 평가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하다. 작은 돌섬에 불과한 독도만하더라도 해역에 천연 고체가스인 하이드레이트가 약 6억 톤가량 매장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현재 가치로 볼 때 252조원에 이르며, 우리나라가 30년가량 사용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이다. 매장량이 20억 톤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인근 어장의 어족자원 또한 풍부하다. 이처럼 오늘날 섬은 말 그대로 보물섬이다.

  조선 후기에 해당하는18세기 중반, 영조시대에 제작된 '해동지도'는 우리나라의 지형을 '북고남저(北高南低)로 백두산이 머리요, 태백산이 척추며, 영남의 대마도와 호남의 탐라를 양발로 삼는다'고 기록했다. 이 기록에 따르면 우리는 지금 '발 하나를 상실한 장애국가'인 셈이다. 신라시대 부터 조선 후기까지 대마도는 경상도를 관할하는 지방관서 소속이었다. 실제로 구한말까지 한일 양국은 물론 구미열강에서 제작한 지도에도 대마도는 조선영토로 기록돼 있으며, 대마도주는 대대로 조선에서 관직을 받았음이 각종 사료에 명백하게 남아 있다. 대마도가 한국영토라는 기록은 독도가 한국영토라는 기록에 비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더 많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실효지배를 하고 있다는 이유 하나로 우리의 영유권을 주장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안이한 영토의식이 거꾸로 일본에게 독도 영유권 분쟁을 초래하고 있다. 우리가 실효지배를 하고 있으며, 역사적 근거 또한 명백한 독도를 일본이 집요하게 영유권을 주장하는 까닭의 하나가 한국의 대마도 반환에 대한 선제적 대응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사가(史家)에서 신라가 통일국가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는 영토와 백성을 하나로 통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토와 백성의 대부분을 중국에 빼앗긴 신라가 어떻게 우리 민족 최초의 통일국가일 수 있겠는가? 더구나 이 무렵에 만주에서 고구려 유민들이 발해를 건국했다. 마찬가지로 대마도와 주민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채 아직도 일본의 식민지로 남겨둔 나라가 어떻게 온전한 광복을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세계 10대 강국이자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하고, 올림픽에서 일본을 제압한다고 한들 일본에게 온전한 광복을 쟁취하지 못하고 있다면 절름발이 국가에 불과하다. 대마도를 일본으로부터 반환받을 때에 비로소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완전한 자주독립을 쟁취했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강력한 대마도 반환운동이 필요한 까닭이다.

 

최문 논설위원 vg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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