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S뉴스통신=박봉민 기자] 국가인권위원회는 저비용항공사인 A항공이 휠체어 승강설비를 제공하지 않아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항공기 탑승 시 보호자가 장애인을 직접 업어서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 판단했다. 이에 A항공 대표이사에게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항공기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탑승할 수 있도록 휠체어 승강설비 및 기내용 휠체어 등을 구비해 운영할 것을 3일 권고했다.
이와 함께, 국토해양부장관에 대해서도 관련 법령을 개정해 휠체어 승강설비를 항공기 탑승편의시설로 의무화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이모씨(남, 31세)의 아버지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뇌병변 1급 장애인으로 지난해 9월 중순경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가기 위해 A항공을 이용하려 했다. 그러나 항공기를 탑승교에 연결할 수 없는 경우 스텝카(계단차)를 이용해야 하므로 휠체어 사용 장애인의 경우에는 보호자가 장애인을 직접 업어서 계단을 오르내려야 한다고 해 A항공 이용을 포기해야만 했다.
이씨는 이를 장애인에 대한 차별로 여겨 지난해 9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었다.
이에 대해, A항공 측은 "스텝카를 이용한 항공기 탑승은 국내 각 공항의 탑승교 부족으로 불가피한 상황이며, 대형항공사를 제외한 저비용항공사들은 대부분 휠체어 리프트카를 구비․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장애인 탑승편의 시설을 직접 구비할 경우 공항 당 약 2억5,000만 원의 비용이 발생하므로 장애인 승객이 원할 경우에는 탑승교를 이용하는 항공편으로 변경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권위는 다른 승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휠체어 사용 장애인을 보호자가 등에 업고 항공기를 탑승하는 경우 장애인이 느낄 수 있는 수치심과 비좁고 경사가 급한 스텝카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발생의 문제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또한, 장애인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는 이동권을 침해하면서까지 A항공의 비용절감 정책이 우선 시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저비용항공을 이용한 항공여행이 대중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차, 선박, 버스 등과 달리 항공기만을 휠체어 승강설비 의무화 대상 교통수단에서 제외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판단에 따라 인권위는 A항공이 휠체어 리프트카 등 장애인 탑승편의시설을 제공하지 않은 행위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행위라 판단하고 시정을 권고한 것이다.
한편,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은 장애인 등 교통약자는 비장애인이 이용하는 모든 교통수단을 차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장애를 이유로 교통수단 등의 이용과 관련해 특정한 사람을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평등권침해의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박봉민 기자 kns@kns.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