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9:49 (토)
'이천 물류센터 화재' 쿠팡물류센터 노동자 "보안요원에 '불났다' 말했지만 묵살…"
상태바
'이천 물류센터 화재' 쿠팡물류센터 노동자 "보안요원에 '불났다' 말했지만 묵살…"
  • 황경진 기자
  • 승인 2021.06.24 15: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와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이천 덕평 쿠팡물류센터 화재'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전국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KNS뉴스통신=황경진 기자]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오늘(24일) 이천 쿠팡물류센터의 화재에 대한 책임있는 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는 이날 쿠팡 측에 화재 재발 방지를 위한 전국 물류센터 안전 점검·훈련 시행을 촉구하며 전환 배치된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이번 화재에 시민들이 '쿠팡 탈퇴'로 답한 이유는 로켓·새벽배송의 편리함이 노동자들의 안전과 생명을 담보로 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라며 “노동자가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쿠팡 측의 대피 지연 의혹을 제기한 이천물류센터 노동자 A씨가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청와대 청원) 글을 올렸던 이유는 쿠팡물류센터뿐 아니라 우리나라에 안전 불감증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A씨는 “지난 17일 화재 당시 오전 5시 10분쯤부터 화재 경보가 울렸지만, 평소 잦은 오작동 때문에 계속 일하다가 5시 26분께 1층 입구로 향하는 길에 연기를 보고 보안 요원에 불이 났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어 “화재 현장에서 순직하신 소방관님의 명복을 빈다”며 “쿠팡은 거짓말로 반박하기를 멈추고, 경찰 조사에서 진상 규명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쿠팡물류센터지회는 지난 18일에도 “노동자가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야 한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쿠팡 이천 물류센터 화재에 대해 “지하 2층 물품 진열대 선반 상부에 설치된 콘센트에서 불꽃이 일었던 것이 최초 발화요인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화재 위험이 높은 전기장치에 대한 문제는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계속 지적해왔던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오작동이 자주 발생했던 스프링쿨러는 꺼둔 상태여서 당시 지연 작동됐다. 평소 화재경고방송도 오작동이 많아 현장 노동자들은 당일 안내된 경고방송도 오작동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현장 목격자가 말했다.

최초 신고자보다 10분 정도 먼저 화재를 발견한 단기 사원은 내부에서 휴대폰 반입 금지로 인해 신고를 하지 못했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또다른 물류센터에서는 컨베이어 벨트에서 심하게 연기가 나 화재 우려의 상황이 발생했지만 노동자들은 대피안내는커녕 상황 설명조차 듣지 못하고 하던 일을 지속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물류센터는 당시에도 많은 물량을 쌓아두기 위해 설치한 메자닌(복층구조)나 화재대피공간에도 물품이 가득 차 있어 이번 화재 진압이 더욱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대책에 대해서도 “쿠팡은 현재 코로나19 확산 금지를 이유로 물류센터 간 이동 근무를 금지하고 있다”며 “덕평 물류센터 근무이력이 있는 일용직 노동자들에게는 관련 제한을 해제하고 긴급재난점검 인원 등으로 투입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규직과 계약직 노동자들의 경우 사고 수습이 될 때까지 인근센터로 발령을 내거나 휴업수당 지급 등 조치가 요구된다”면서 “일용직 노동자를 조금 더 많이 뽑아주는 것 외에 물량이 많아졌다고 해서 휴식시간을 더 준다든가, 안전 문제에 더 신경을 쓴다든가 하는 것이 전혀 없다. 최근 더워진 날씨로 쿠팡 물류센터에서 탈진하는 노동자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화재 위험은 물론이고, 높은 노동강도와 냉·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는 구조에서 오는 과로·탈진 등 복합적으로 문제가 얽혀있는 물류센터에서 노동자 중심의 안전한 노동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와 지자체, 안전 관련 기관들과 쿠팡은 노동조합과 논의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사고 조사 노동조합 참여 보장하는 것과 전 지자체 물류센터 소방법 점검 전수조사 실시 등 물류센터 안전문제에 대한 노동자 중심의 근본적이고 강력한 재발방지대책 마련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노동부 역시 전체 물류센터들의 끊이지 않는 사고예방을 위해 쿠팡물류센터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발언했다. 

 

황경진 기자 jng8857@kns.tv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HOT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