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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Time is money, 시간은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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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Time is money, 시간은 습관이다
  • 최문 논설위원
  • 승인 2021.04.18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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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은 습관에서, 습관은 시간의 배분을 결정

시간이 얼마나 빠른지 새해인가 했더니 어느새 5월의 문턱을 다가섰다. 그동안 무엇을 했나 돌이켜 보니 소중한 시간을 하릴없이 보낸 것 같아서 부끄럽다. 오래 전에 썼던 내 칼럼이 생각나서 옮기니 문득 성리학을 집대성한 송나라 유학자 주희(朱憙)의 권학문(勸學文)에 나오는 한시(漢詩)가 떠오른다.

소년이로 학난성(少年易老 學難成) / 일촌광음 불가경(一寸光陰 不可輕) / 미각지당 춘초몽(未覺池塘 春草夢) / 계전오엽 이추성(階前梧葉  已秋聲).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 짧은 시간이라도 가벼이 여기지 마라. / 연못가에 봄풀이 채 꿈도 깨기 전에 / 계단 앞 오동나무 잎이 가을을 알리는구나.

참 멋진 시다. 마지막 두 연에서 시간이 얼마나 빠른지 서정적으로 잘 나타내고 있다. '연못가에 봄풀이 채 꿈도 깨기 전에 계단 앞 오동나무잎이 가을을 알린다.' 아! 얼마나 절묘하고 아름다운 표현인가? 세월은 이처럼  미처 우리가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덧없이 흘러간다. 시간의 곳간에 지식과 경륜을 가득 채워야 할 텐데  흘러가는 시간만 멍하니 보고 있노라니 삶이 공허하다. 

이 시에서 특히 '일촌광음불가경(一寸光陰  不可輕)'이라는 구절이 눈에 들어온다. 초(秒)가 모여 분(分)이 되고, 분이 모여 시(時)가 되며, 시가 모이면 날(日), 달(月), 년(年)이 되므로 아주 짧은 시간의 단위, 즉 초라 할지라도 결코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사람들은 저마다 새해가 되면 항상 이런 저런 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알차게 쓰겠다고 다짐하지만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처럼 며칠을 넘기지 못한 채 나태해진다. 이는 나이와는 상관없다.

생활습관이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도 게으른 습성이 어디로 가겠는가? 성공은 습관에서 비롯되고, 습관은 시간을 어떻게 배분하느냐는 것을 결정한다. 시간을 자신의 의지대로 잘 길들인 사람이 성공한다.

시간을 길들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 근(勤), 즉 부지런함이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다산 정약용 선생은 두 아들에게 남긴 가훈(家訓)에서 근검과 검소함이야말로 살면서 꼭 지켜야 할 두 덕목이라고 가르쳤다. 정약용 선생의 말씀을 잠깐 들어보자.

'부지런하다는 것(勤)은 무엇을 말하는가? 오늘 해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며, 아침에 할 수 있는 일을 저녁까지 미루지 말며, 맑은 날 해야 할 일을 비가 올 때까지 끌지 말며, 비가 내릴 때 해야 할 일을 날이 갤 때까지 끌어서는 안 된다. 늙은이는 앉아서 감독할 바가 있고, 어린이는 받들어 행할 바가 있으며, 젊은이는 힘든 일을 하며, 아픈 사람은 집을 지키며, 아낙네는 깊은 밤까지 자지 않아야 한다. 이렇게 집안의 어른과 아이, 남자와 여자가 놀고먹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하고, 한 순간도 한가한 시간이 없도록 하는 것이 부지런한 것이다.'

정약용 선생의 말씀에 따르면 부지런하다는 것은 곧 시간을 집약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고, 그것이야말로 검소함과 함께 삶을 떠받치는 두 기둥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Time is money. 미국의 저명한 정치가인 벤자민 프랭클린이 젊은 시절에 서점에서 일할 때였다. 자꾸 깎아 달라는 손님에게 가격을 자꾸 높이자 손님이 항의했다. 프랭클린은 "손님이 제 소중한 시간을 빼앗으니 그만큼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고 말했다고 한다. 신은 누구에

게나 똑같은 크기의 하루, 똑같은 일 년, 똑같은 시간을 준다. 부자나 가난한 자나, 노인이나 어린애나, 남자나 여자를 구분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시간을 쓰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다. 시간의 사용은 부작위(不作爲)가 아닌 작위(作爲)여야 한다. 구체적인 실천이 따르지 않는 시간의 소비는 말 그대로 무의미한 낭비일 뿐이다.

Well done is better than well said. 말보다 실천이 앞서야 한다.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일이야말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최문 논설위원 vg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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