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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성기영 제주장애인게이트볼연맹 회장, 비장애인 회장 광폭 움직임으로 연맹 획기적 발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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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성기영 제주장애인게이트볼연맹 회장, 비장애인 회장 광폭 움직임으로 연맹 획기적 발전 기대
  • 오성환 기자
  • 승인 2021.04.13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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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 / 제주특별자치도장애인게이트볼연맹 성기영 회장, 투명한 선수선발위원회 활동으로 전국최강 명예 지켜나가다

 

[KNS뉴스통신=오성환 기자] 제주도 장애인게이트볼연맹의 신임 회장이 선출되었다. 예상을 깨고 선출된 성기영 회장은 비장애인으로 연맹의 창설 이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

“아무래도 장애인이냐 비장애인이냐 상관없이, 장애인게이트볼연맹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수 있는 회장을 선출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모아졌고, 추대나 다름없는 지지를 얻어 선출되었습니다. 이제부터 시작인데, 임기가 4년이라 적지 않은 시간인 만큼 각오를 가지고 임하고 있습니다.”

신임 성기영 회장의 소감이다.

“장애인 단체에 비장애인 임원이 세워짐으로써 예전보다 더 많은 지원을 받아내고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고 봅니다.”

인터뷰를 함께 했던 제주시 장애인게이트볼연맹 박태병 전무도 이번 집행부 발족에 의미를 더했다.

전국 최고의 기량, 제주도 장애인 게이트볼

제주도에는 약 3백명 가량의 장애인 게이트볼 동호인이 있다. 대부분 클럽에 소속되어 있고, 그 중에서 전국 단위 대회에 출전할 제주도 대표 선수가 선발된다. 제주도의 장애인 게이트볼은 전국대회에서 언제나 수위를 다투는 최강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은 잠시 중단된 대통령배 대회에서는 비장애인과 경쟁하여 우승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비인기 종목에다가 장애인 단체라는 점으로 인해 여전히 부족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값진 성과물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장애인게이트볼연맹은 지금까지 매우 잘 해왔습니다. 잘해왔던 것을 더욱 극대화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타 종목과 타 지역에 뒤쳐지지 않는 지원을 얻어내는 것이 저희가 할 일이겠지요.”

제주도의 게이트볼 시설은 우리나라 16개 광역시도 가운데 비교적 우수한 수준을 자랑한다. 제주도의 거의 모든 읍면동마다 모든 읍면지역에도 하나 이상의 게이트볼 구장이 마련되어 있고, 제주시와 서귀포시에는 8개 코트가 붙어 있는 전천후 경기장이 건립되어 전국 규모의 대회를 유치하는 데도 부족함이 없다. 이러한 시설 조건 위에서 제주도 장애인게이트볼연맹 회원들이 비장애인과 구분 없이 함께 게이트볼을 즐기는 문화가 조성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는 종목의 척도는 리그 대회가 운영되고 있느냐의 여부입니다. 장애인 운동 종목 중에는 농구가 리그전을 치르는데, 게이트볼도 전국 단위의 리그 창설을 추진하고 있고, 제주도가 이 운동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장애인 단체를 이끄는 비장애인 단체장

성 회장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제주도에서 살아온 사실상 제주 사람이다. 부모님이 장애를 겪으셨던 까닭에 평생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가지며 살아왔다. 우리나라 광역단체에서 오로지 제주도에만 남아 있는 장애인지원협의회에서 수년 째 활동해왔다.

“연맹 회장의 제안이 들어왔을 때, 처음에는 예라고 답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제가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최소의 경비로 최대의 경기력을 내야 하는 장애인 생활체육의 열악함을 잘 알고 있었고,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동일한 여건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장애인 회장을 선출해준 의미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어요. 일종의 시범 케이스가 된 셈인데, 부담감을 가지고 일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비장애인 회장이 선출되었을 때 장애인 회원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심리적 반발보다는 기대감을 갖는 회원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물론 장애인들의 심정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렵더라도, 비장애인 회장의 적극적인 활약을 통해 연맹에 돌아올 더 큰 이익과 효과를 누리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아직은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움직이는 것이 어렵지만, 앞으로가 관건입니다. 우선은 지역의 도의원과 국회의원부터 만나려고 합니다. 연맹을 지원해줄 수 있는 기관과 단체를 물색하는 일이 우선입니다.”

장애인 생활체육의 저변 확대를 위하여

“장애인들에게는 운동이 꼭 필요합니다. 재활과 사회참여, 의지력 함양에 운동보다 좋은 것은 없습니다. 특히 게이트볼은 연세가 있어도 크게 힘들이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운동입니다.”

그러나 성 회장의 포부는 지금의 자리에 머무르는 데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임원과 선수의 저변확대로 생활체육에서 엘리트 체육으로의 확장까지도 꿈꾼다. 비장애인으로서 회장이 된 자신부터 임원이 저변 확대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한다면, 선수들의 저변 확대는 제주도라는 울타리에 머물지 않고 국내외로 뻗어가는 실력 있는 선수 양성에 달려 있다.

게이트볼 교실을 통해 비회원 장애인도 게이트볼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확대하고, 점차 고령화된 선수를 뒷받침할 젊은 장애인 선수들을 발굴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있다. 특별히 기존의 관행을 벗어나 제주도 대표 선수들을 투명하게 선발하기 위한 ‘선수선발위원회의 신설’이 성 회장의 신의 한 수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의 대표 선수들을 포함하여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있는 선발 과정을 거쳐야 어떤 상대를 만나도 기죽지 않고 역량을 펼칠 수 있지 않겠어요?”

성 회장의 포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에게는 장애인 게이트볼의 진정한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국제대회 유치가 필요하다고 확신한다. 임기 중 제주도에서 국제대회를 유치하려는 목표와 더불어, 아시안게임 시범종목 채택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금도 적지 않은 회원들이 코로나 상황에서도 열심히 자체적으로 훈련하고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습니다. 제가 할 일은 그런 분들을 한 명이라도 자주 만나서 소통하는 일 아닐까요. 아무쪼록 연맹 회원들 모두가 건강한 삶, 성취감 있는 삶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오성환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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