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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재곤 종로광장새마을금고 이사장 "소상공인 정부지원, 새마을금고 통해 효과 높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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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재곤 종로광장새마을금고 이사장 "소상공인 정부지원, 새마을금고 통해 효과 높일 수 있어"
  • 정태기 기자
  • 승인 2020.08.31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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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E / 종로광장새마을금고, 전국 전통시장마다 서민금융기관 활용방법 제안

 

광장시장 상인들과 동고동락하며 서민금융기관을 지켜온 장재곤 종로광장새마을금고 이사장.

[KNS뉴스통신=정태기 기자] 종로광장새마을금고(이사장 장재곤)는 광장시장의 전성기부터 트렌디한 관광지가 된 현재까지 시장을 지키고 있다. 매장을 지키는 상인들을 직원들이 직접 찾아다니며 잔돈을 바꿔주고, 창구 업무를 돕는 일도 이곳에선 일상적인 업무다.

평사원으로 입사해 이사장이 되기까지 시장 상인들과 동고동락해 온 장재곤 종로광장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상인들의 편에서 현재의 전통시장 지원 방식에 의문을 표했다. 상인회가 아닌 시장 상인들에게 직접 지원하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그 창구로 전국 전통시장마다 있는 새마을금고를 활용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시장 상인들이 직격탄을 맞았는데, 종로광장시장은 어떻습니까.

“이 사태가 시작된 직후에 기관이 나서기 전부터 광장시장에서는 자체적인 방역활동을 해왔습니다. 저희 새마을금고가 소독기계를 사서 상인연합회에 제공을 하고, 소독 봉사도 함께 했죠. 그래서인지 현재까지 광장시장에서 나온 확진자는 없습니다.

물론 예전에 비해서는 손님들이 많이 줄었죠. 특히나 최근 5~6년 사이에는 시장이 먹거리로 활성화 되어 있었잖아요. 빈대떡이나 육회, 노점에서 먹는 김밥 같은 것들을 먹으러 사람들이 왔었는데 코로나19 터지면서 멈춰버린 거죠. 그리고 여기 다니는 사람들이 50~60%가 외국인들이었어요. 그런데 이제 하늘길이 막혀서 외국인 관광객들도 못 오잖아요. 요즘이 올해 초보다는 나아졌지만 그래도 예전 같지는 못해요."

광장시장 전경

- 과거에는 굉장히 큰 시장이었지요. 시장이 잘 됐을 땐 어느 정도였나요.

“예전에는 여기에 없는 게 없었어요. 정말 요람에서 무덤까지 필요한 게 다 있었습니다. 아기 태어났을 때 쓰는 신생아 물품부터 결혼 한복, 돌아가실 때 입는 수의까지 여기서 전국으로 다 나갔죠. 한 20~30년 전만 해도, 제가 추산해 보면 연매출이 10조 이상은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때는 점포 하나 자리 값이 웬만한 아파트 값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온라인이 되면서 택배로 보내주는 방식으로 시장이 조금씩 변했고, 2000년대 들어와서 정말 크게 변했습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쪽으로 의류시장 건물들이 생기면서 그쪽으로 분산도 됐고, 한복이나 원단 시장 자체가 사양산업으로 접어든 거죠.”

- 새마을금고에서 시장을 위해 해온 일들은.

“전통시장이 유통구조가 바뀌면서 침체되는 것을 보고 많은 일들을 했어요. 2002년 월드컵 개최 전에 비가림 시설을 했는데, 몇 년 동안 서울시와 종로구청이 함께 노력해서 씌운 겁니다. 전통시장 최초로 시설을 만들면서 전국 모든 전통시장들도 정부지원을 받아 만들었죠.

저희 같은 금고는 은행과 달라서, 시장이 사라지면 우리 금고도 없어지는 거예요. 금고가 살려면 시장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함께 성장하려 노력을 했습니다. 지금도 상인들의 편의를 위해서 직원들이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찾아다니는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 새마을금고 직원들이 시장을 돌면서 상인들을 찾아다니는 거군요. 어떤 일을 도와드립니까?

“소상공인들이 혼자 영업하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과거처럼 직원을 쉽게 쓸 수도 없지 않습니까. 시장은 예전 같지 않은데 임금 부담도 있고 하니까 혼자 매장을 지키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저희 직원들이 대여섯 명씩 나가서 금고에 오실 일을 줄여드리는 거죠. 아침에 잔돈도 다 바꿔드리고, 장사 열심히 하시라고 인사도 하고 오후에는 파출수납도 하고요.

이제는 인터넷은행들이 생겼잖아요. 게다가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금융업무가 비대면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어요. 저희도 ‘상상뱅크’라고 해서 모바일로 다 처리할 수 있는 대책도 있지만, 동시에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노력도 계속 해야 합니다.”

- 요즘 코로나19와 불경기로 인해 대출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시장 상인들의 대출 상황은 어떤지요?

“지금은 국민들 대출규모가 지표 이상 넘어가다 보니까 정부에서 규제를 많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특히 부동산 담보 대출 같은 경우에 규제가 상당하죠. 그래도 사업자들에게는 조금 완화가 되어 있어요. 사업자금 대출은 담보물의 70~80%까지 한도가 나옵니다. 소상공인에 대해서 우대를 해주는 거죠.”

종로광장 새마을금고는 서민과 소상인을 위한 금융기관으로 거듭 나고 있다.

- 정부에서 소상공인 금융 지원은 어떻습니까. 실효성이 있나요?

“정부가 햇살론과 같은 서민지원 대출을 금고가 취급하고 있지만 받기가 까다롭고 상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고 있어요. 그리고 코로나19로 이자 유예 같은 정책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저희 시장에서는 혜택이라고 보기엔 부족합니다. 이자를 아예 감면하거나 하는 게 아니고 유예일 뿐이니까요. 대출금액 같은 경우도 여기는 동네 골목시장과 달리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1000~2000만원으로 해결될 상황이 아닙니다.”

- 정부나 지자체에서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을 많이 지원하는데, 시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제까지의 지원은 사실 수박 겉핥기식 지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나 지자체가 상인연합를 통해 지원되는 금액이 연간 수천억 원이에요. 예산이 투입되는 것에 비해 실질적으로 지원을 체감하지도 못 하고요.

제가 오랫동안 제안해 온 방법이 있는데, 전통시장 지원을 새마을금고를 통해 지원하는 형태로 하자는 겁니다. 농업인들 지원은 농협을 통해서 하고, 수산업은 수협을 통해서 하잖아요. 전국 시장에 농협은 없어도 새마을금고는 다 있거든요. 시중 은행과 달리 우리는 협동조합이기 때문에 이곳 상인들이 주인입니다. 소상공인들의 실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새마을금고가 소상공인 전문 금고 역할을 한다면 정부의 예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성과도 높이고 지원 예산이 더 투명하게 관리되지 않겠어요? 오랫동안 이 내용을 정치인들이나 정부에 건의해 왔는데 아직까지는 시도되지 않고 있습니다. 꼭 고려해 볼 만한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태기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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