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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인천 '새한장학회' - 새하얀 눈처럼 순수하고 깨끗한 봉사 실천하는 장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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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인천 '새한장학회' - 새하얀 눈처럼 순수하고 깨끗한 봉사 실천하는 장학회
  • 박동웅 기자
  • 승인 2020.06.09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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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 / 남의 것이 아닌 자신의 것을 내어주는 것이 참다운 배품

 

새한장학회 홍성욱 이사장

[KNS뉴스통신=박동웅 기자] 인천에서 30여 년의 역사를 가진 특별한 장학회가 있다. 시민장학회나 여타 장학사업 단체들과는 달리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일절 보조금을 받지 않고 오로지 자비로만 운영되는 그런 장학회이다.

어떻게 이런 장학회가 가능할까? 그것은 바로 남에게서 지원받은 것으로 봉사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것을 내어줌으로써 행하는 봉사라야 참다운 봉사라는 굳건한 신념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러한 신념의 주인공은 바로 새한장학회 홍성욱 회장이다. 장학회의 이름인 새한은 ‘새하얀’이란 우리말 단어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오염되지 않고 순수하다는 의미이다.

장학금 전달식

자기 희생으로부터 시작된 봉사

홍성욱 이사장은 교육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비교적 여유로운 환경이었기에 학창시절엔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 의대 시험에서 떨어지기도 했다. 보건행정과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병원에서 근무하기도 했던 그가 인천에 자리를 잡으면서 그의 삶에 변화가 일어났다. 처음은 임대아파트 월세로부터 시작되는 빡빡한 생활이었다. 강연도 하면서 막노동도 하고 심지어 세차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의 마음속에는 봉사하는 삶에 대한 열망이 피어났다.

적극적으로 지지해준 아내의 동의를 얻어, 아무런 여유가 없던 상황임에도 부부가 버는 급여 중 한 사람 몫을 떼어 장학 사업을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새한장학회의 작은 출발이었다. 홍 회장은 여전히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학생들, 집을 나가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으로 자신의 인생을 쌓아왔다. 공부보다 인간이 먼저라는 생각으로 야학을 운영하기도 했고, 건물을 구입하여 갈 곳 없는 아이와 학생들을 위한 공간도 마련했다.

“요즘은 봉사의 의미가 많이 퇴색된 것 같아요. 봉사는 순수한 참다운 봉사여야 하는데, 여기저기서 보조금 받아서 회원들이 몸으로 때우는 식의 봉사가 참된 봉사인지 의문이 듭니다.”

어르신에게 생활보조금 지원

모두가 인생의 장학생이라는 마음으로

홍 이사장은 장학생을 추천받으면 서류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학생을 방문한다. 그가 회고하는 한 가지 에피소드에 따르면, 어느 학생을 추천받아 그가 살고 있다는 제물포 근처 달동네에 가본 적이 있었다. 반지하에 불편하기 그지없는 부엌이 딸려 있고, 아버지와 아이 셋이서 한 방에서 겨우 살아가는 그런 곳이었다. 솥뚜껑에는 쌀이 떨어진지 오래라 곰팡이가 피어있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먹자골목에 데려가 쫄면이 먹고 싶다고 하여 사주었더니 무려 세 그릇을 후딱 먹던 모습이 홍 회장에게는 각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감사하게도 쫄면을 먹던 그 학생은 이제 어엿한 대학생으로 자라나 장학회의 회원이 되어 도움 받았던 손으로 도움을 주는 피드백을 실천하게 되었다. 이러한 에피소드는 사실 셀 수 없이 많다. 지난 세월 세한장학회의 도움의 손길을 거쳐 간 학생들이 무려 5000명에 달한다. 고작 4-50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회원들이지만, 어디서 지원받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각자의 자비를 크든 적든 희생하여 이뤄놓은 결과이다.

무상교육이 실시되고 있는 요즘에도 여전히 결손가정, 편부모 가정 밑에서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많다. 그들뿐만이 아니다. 자녀들의 손이 닿지 않는 어려움에 처한 어르신들도 적지 않다. 비록 장학회의 간판을 달고 있지만, 홍 이사장은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도 시작했다. 그들도 우리 사회를 열심히 살아오신 인생의 장학생들이 아니시던가.

바른 강화 사무실 사랑방 개소식

"적자가 아니라 사회공헌입니다"

홍 이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건물의 4층과 5층에는 특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4층은 실용음악학원이다. 돈을 잘 벌 수 있는 입시 학원이 아니라 음악 학원을 개설한 이유는,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영어수학과 같은 공부가 아니라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멋진 교육을 제공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5층에는 음악을 뽐낼 수 있는 무대와 함께 수준 높은 레스토랑을 마련했다. 학원 학생들에게는 무료로, 다른 이들에게도 저렴한 가격으로 매일 양질의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이제는 흔한 아메리카노가 아직 잘 유행하지 않던 시절에 이곳에 오면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 있었다. 이렇게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사회를 위해 베푸는 봉사 덕분에, 갈 곳 없는 지역 학생들의 중요한 구심처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저는 제 자식에게 그랬습니다. 유산 같은 거 기대하지 말라고요. 제가 가진 모든 것들을 소중하게 쓰다가 나중에는 모두 장학회에 물려주고 가고 싶습니다.”

도농교류 협약식

참다운 봉사의 확장을 꿈꾸며

“저희 홈페이지는 아주 초라합니다. SNS에 흔적도 없습니다. 취재 같은 것도 거의 해본 적이 없어요. 30년 가까이 발로 뛰어왔지만, 어디서 표창 한 번 받은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인터뷰를 한다고 하니, 솔직한 마음으로 굉장히 큰 힘과 격려가 됩니다.”

홍 이사장은 정말로 욕심이 없는 사람이다. 그에게는 남들 다 있는 정치적 직함 하나도 없다. 봉사가 정치와 연결되면 퇴색된다는 것의 그의 확고한 신념이다.

그런 그가 욕심을 가지고 있는 하나의 목표가 있다. 바로 그가 해오고 있는 장학사업이 그 역량을 키우고 범위를 확장시키는 꿈을 이루는 것 말이다. 최근에 강화도에 장학회 지회가 세워진 것도 이러한 꿈을 위한 소중한 출발이다.

새한장학회는 오늘도 함께 할 진정성 있는 많은 이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봉사를 향한 순수한 진정성을 가지고 홍 회장의 욕심 없는 리더십을 통해 장학회가 앞으로 꾸준히 발전해 나가리라 의심치 않는다.

박동웅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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