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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9대 국회, 지각 개원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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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9대 국회, 지각 개원에 바란다
  • 편집인 사장 최 충 웅
  • 승인 2012.07.0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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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웅 편집인

고대하던 제19대 국회가 어렵사리 문을 열게 됐다. 지난달 31일부터 임기가 시작된지 33일만이다.

여·야가 한 달여 동안 밀고 당기던 개원협상이 가까스로 타결됐다. 29일 오전 여·야 원내대표는 난항이 거듭된 개원협상을 마무리하고 7월 2일 첫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개원 첫날 오전 본회의에서 전반기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고, 오후에는 개원식을 갖는다. 현행법은 첫 본회의를 6월5일 개최토록 하고 있어, 법정 개정 27일을 넘긴 ‘지각 개원’을 한 것이다.

여·야는 이날 원구성 관련 3대 쟁점인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는 국정조사를,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문제는 특검을 각각 실시하고, 언론사 파업 문제는 소관 상임위인 문화관광체육방송통신위에서 논의하는 안을 합의했다.

개원 최대 쟁점인 민간인 불법사찰의 경우 민주당 주장대로 국정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다만 국정조사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맡기로 했다.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문제는 특별검사를 도입하되 특검 추천은 민주통합당이 맡기로 했다. 언론사 파업 청문회의 경우엔 해당 상임위원회인 문화관광체육방송통신위원회에서 청문회가 개최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특히 여야는 비례대표 부정 경선 논란과 관련해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자격심사안을 각 당 15명씩 공동으로 발의하고, 이를 본회의에서 조속히 처리키로 했다.
 

여·야는 내달 11일 임기가 개시되는 4명의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특위를  5일까지 구성하고, 조속한 시일 내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씨 일행 석방촉구 결의안을 임시국회에서 최우선적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상임위 배분은 여·야가 18대 국회에서 가졌던 상임위를 기반으로 하되, 야당 의석이 늘어난 만큼 민주당이 국토해양위와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국회 상임위(예산결산특위ㆍ윤리특위 포함) 위원장직은 새누리당이 10개, 민주당이 8개를 각각 맡기로 했고 국회쇄신특위·남북관계특위·학교폭력대책특위·지방재정특위·태안유류피해대책특위·평창동계올림픽 및 국제경기대회지원특위 등 6개 비상설특위를 구성키로 했다. 국회는 9일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국회가 개원은 되지만 7월 임시국회는 의장 선출과 대법관 인사청문회 등을 제외하곤 난항으로 인해 공전국회가 불가피해 보인다. 여·야가 지각 개원이라는 비판 여론을 의식해서, 큰 틀에서만 서둘러 합의했기 때문에 실무 논의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게다가 대선일정과 런던올림픽까지 맞물려,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와 내곡동 사저 특별검사제의 대상과 시기를 놓고 극심한 대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대 쟁점인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는 국정조사 상황 전개에 따라 대선 판도에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으로 가닥을 잡은 대통령 내곡동 사저 의혹도 대선 판도에 변수로 부상할 수도 있다.
 

이번 지각개원을 보면서 이것만은 꼭 고쳐야 할 관습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국회는 지난 13대부터 이번 19대까지 무려 이십 여 년 동안 상습적으로 개원일자를 늦춰 온 폐습에 젖어왔다. 법을 만드는 국회 스스로 되풀이해서 법을 어겨왔다. 그 이유와 배경도 거의 똑같이 되풀이 되고 있다. 개원 때마다 상임위원장 배분이나 당시 정치적 현안을 놓고 밀고 당기고 시간만 허비하다 법정개원 시기를 넘기는 파행이 계속되었다.

총선 당시엔 이구동성으로 민생 챙기기에 그토록 열을 올리지만 결국 개원이 늦어지면서 회기 중 제대로 역할을 소화 해낼지 우려된다. 7월 올림픽에 이어 대선후보 선출 등 정치권이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들어간다. 결국 19대국회 전반기엔 시급한 민생관련 현안처리에 집중할 여력과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국회가 출발부터 대선일정 등에 발목 잡혀 식물국회가 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향후 개원이 늦어지는 폐습은 단호히 고쳐져야 한다. 잘못된 관행을 이젠 끊어야한다. 더 이상 국회파행이 되풀이 되선 안 된다. 당장 시급한 대법관 동의안 처리는 물론 입만 열면 외쳤던 민생문제도 구체적인 정책들로 실현시켜야 한다.

개원과 더불어 여·야가 두 바퀴 수레처럼 상호 협력과 조화를 이루는 모습으로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 마침 목타는 가뭄을 해갈하는 단비처럼, 속시원하게 상생하고 쇄신하는 제19대 국회가 되기를 바란다.

 

편집인 사장 최 충 웅 choongw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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