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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광주 순암연구소, 실학사상의 고향 ‘광주’ 알리기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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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광주 순암연구소, 실학사상의 고향 ‘광주’ 알리기 앞장
  • 이은구 기자
  • 승인 2020.02.18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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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 순암연구소
“퇴폐풍속ㆍ교활한 아전을 개혁, 백성을 소생시키자”

 

[KNS뉴스통신=이은구 기자] 감추어진 보물과 같은 역사 속 인물들이 있다. 이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시대에 의식을 깨우는 일을 하는 광주순암연구소(소장 안용환)를 찾았다. 순암 연구회는 한마디로 순암 안정복을 기리는 연구단체다. ‘순암’은 실학사상의 대표적 인물이다. 이 분을 기리기 위해 ‘이택재’라는 곳에서 후손들만 ‘재향’을 모시다,

이제는 향토 문화재로 만들어 ‘공재’를 드리고 있다. 더 나아가 순암의 사상을 전하기 위한 ‘순암 문학상’을 매년 개최한다. 이 문학상에 응모한 인원은 890여명이나 되며, 2회 문학상에는 해외에서도 참여 미국인이 입상한 적도 있다. 이뿐 아니라 유소년들에게 선비정신을 잘 전수하고자 방학 프로그램으로 전통예절 선비체험과 사회 인문학 강좌, 각종 학술회 등 사회의 다양한 방법으로 순암의 사상을 실천ㆍ전파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정난으로 위축된 순암연구소

순암연구소가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펴지만 어려움이 더욱 크다고 안 소장은 전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어려운 것은 예산부족이라 할 수 있다. 광주안씨 광양군파 종중의 후원과 지역 각계 각층의 역사문화의식이 있는 분들의 아낌없는 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나 광양군 종중 땅의 매년 인상되는 세금을 따라가지 못하는 수익구조에 안정복 선생 저서의 번역과 출판을 할 수 없는 상황이며 사회 문화적 활동을 펴고 싶어도 녹록치 않다고 한다. 안 소장은 과거 광주시민의 의식을 깨우고자 너른고을 시민포럼 대표로 음악회에 유명강사를 초빙해 강연회도 수차례 가졌다. 특히 고인이 되신 채명신 장군을 모셔와 반공 강연회나 자연보호 캠페인 등을 펼쳤으나 일부 회원의 정치참여로 정치색을 가지는 단체가 될 것을 우려해 활동이 저조한 편이다. 따라서 지금은 순암연구소의 문화사업을 추진하는데 전념하고 있다. 우선 매년 실시되는 ‘순암문학상’이 광주시 조례로 제정되어 뜻대로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실학사상가 성호 이익의 제자 ‘안정복’

‘순암’은 실학사상의 대표적 인물로 ‘성호 이익 선생의 제자다. 스승께서 생전에 다 정리하지 못한 ’성호사설‘을 정리하여 세상에 내어놓은 사람이 순암 안정복 선생이다. 이어 관리의 임무에 관해 기술한 임관정요가 나와 50년 후,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에 영향을 미쳤으니실학사상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물이다. 이러한 순암이지만 그의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남인가문에 태어난 순암은 할아버지 때부터 벼슬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의 뛰어난 재능을 인정받아 ‘정조’가 세자 시절 스승인 ‘세자익위사익찬’이라는 벼슬(정 6품)과 목천현감이라는 수령자리가 주어졌다. 여기서 순암은 “풍속은 퇴폐하고 아전들이 교활하나 이를 개혁하여 백성을 소생시키는 책임은 나에게 있으니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녹봉이 비록 박하나 끼니 걱정없고 밥상에는 반드시 고기가 오르니 어찌 집에 있을 때의 모습에 비하겠는가”라면서 백성의 세금을 탕감하고 민폐를 해소하기 위해 정열을 기울였다. 그러나 역사기록을 금하던 당시에 ‘열조통기’라는 조선초기를 시작으로 영조 때까지의 역사기록을 만들어 후대에 남겼으며, 이어 ‘동사강목’이라는 저서에서 ‘단재 신채호’ 선생이 중국에 망명길에 가져갈 책은 이 책밖에 없다고 표현할 만큼 귀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렇게 역사적 가치가 있는 저서를 다작한 ‘순암’ 선생이었다.

지자체 ‘순암기념관’ 건립 지원해야

보수적 실학자 순암을 기억하기 위해 연중 300여명의 참배객들이 다녀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순암을 기리는 상황에서 남양주에 있는 다산 정약용 기념관처럼 광주에도 순암기념관이 건립된다면 더욱 많은 이들이 순암을 기억하고 찾지 않겠는가. 이를 통해 광주시 관광자원에도 보탬이 되고, 더욱 다양한 문화자원으로 발돋움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시에서 순암기념관 건립과 문학상에 대한 지원이 이뤄진다면 더욱 다양한 방면으로 광주 지역의 문화와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며, 지구촌에도 광주시를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안 소장은 확신한다. 예전에 기념관 설립을 위해 종주땅 만평을 내어 지역 의원과 함께 추진했지만 시의 부결로 무산되었다. 안 소장은 “정말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이제라도 시의 도움이 있다면 반드시 기념관을 세울 수 있다”고 했다.

순암 정신 알리는 연극ㆍ다큐멘터리

안 소장은 순암을 알릴 수 있는 연극과 다큐멘터리 제작을 꿈꾸고 있다. 광주시에 살았던 역사인물을 알리는 가운데 광주에 거주하는 자녀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는 연극을 공연하며 순암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싶다고 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광주문화재단이 만들어지면 문화원에서 ‘광주역사 인문박물관’을 세워 교육과 관광자원으로서 큰 역할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순암 연구소 안용환 소장은 비록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음에도 순암연구회를 통해 선생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 서울에서 개최하던 학술회를 연구회에서 열 수 있도록 시설 개편을 준비 중이다.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학술회와 행사들을 개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ㆍ계획 중이다. 자국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보수주의 실학자 순암 안정복 선생을 전승하려는 다양한 노력이 구체적인 결실로 이어지길 소망한다.

이은구 기자 hoeunk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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