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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정재형 광주시호남향우회장, 지역사회 봉사하는 향우회의 새로운 패러다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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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정재형 광주시호남향우회장, 지역사회 봉사하는 향우회의 새로운 패러다임 꿈꾸다
  • 이은구기자
  • 승인 2020.02.03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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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이 떳떳하게 호남인임을 자랑해도 좋을 것입니다”

[KNS뉴스통신=이은구 기자]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호남향우회는 고향이 같은 사람들이 애향심을 매개체로 친목을 도모하는 순수 비정치 모임으로 지역 향우회의 대명사로 일컬을 정도로 타 지역 향우회를 압도하는 규모를 자랑한다. 3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광주시 호남향우회(회장 정재형)는 출발 당시 광주시 호남향우연합회로 시작해 산하에 여러 지회들이 만들어졌다. 초창기 모습은 마치 계모임 같은 작은 친목단체의 성격을 띠다가 10여 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활성화됐다.

현재 광주시 호남향우회는 1000여명이 넘는 정회원들이 회비를 내고 있고, 광주시민 38만 5천 여명 중 14만 명의 규모를 차지하는 호남인들을 대표하는 단체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지역사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단체에서 7년 동안 헌신적으로 희생ㆍ봉사해온 정재형 향우회장을 만났다.

광주의 주축으로서의 호남인

경기도 광주시에는 호남과 충청 출신 인구가 전체의 6~70%를 아우를 만큼 외지인의 비율이 높다. 그러나 정 회장이 광주에 왔던 1980년대 중반만 해도 외지인의 비중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 특히 호남 출신 외지인에 대해서는 토착 주민들의 배타적인 생각이 많아 차별과 멸시의 시선도 적지 않았다.

80~90년대만 해도 광주는 지역색이 뚜렷해 외지인이 쉽게 융화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광주 지역이 급속히 팽창함에 따라 외지인의 비율이 크게 늘었고, 이제는 과거와 같은 불공평한 시선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쉽게 조화를 이루기 어려웠던 초창기와는 달리, 이제는 광주시에 거주하는 호남인들은 다수를 이루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 회장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광주시의 호남인들은 지금 우리 지역사회의 주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아마 우리 후배들은 얼마든지 떳떳하게 자신이 호남인임을 자랑해도 좋을 것입니다.”

광주시 호남향우회의 활동

전직 향우회장들의 노력으로 광주시 호남향우회가 점차 발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7년 전 정 회장이 모임을 이어받았다. 7대, 8대, 9대에 걸쳐 회장직을 연임하고 있는 정 회장은 이번이 마지막 임기다.

그는 3~4년 전부터 호남향우회의 정기적인 활동이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기틀을 잡는 역할을 해왔다. 초반에는 굳이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행사를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의 목소리들도 많았지만, 이러한 행사들이 정례화되면서 오히려 행사를 기다리는 호남인들의 기대를 차마 저버릴 수 없었다. 누군가 기대하고 기다리는 행사를 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광주시 호남향우회는 매년 일정한 시기에 맞추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1월에는 합동월례회와 시무식을 통해 전체 회원들이 만나는 자리를 갖는다. 2월에는 지회별로 척사대회를 갖는데, 정 회장은 이를 계기로 각 지회를 돌면서 많은 회원들을 만난다. 5월에는 독거 어르신들 300명을 초청하여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초청행사를 열어 사회적 효도를 실천하고 있다. 10월에는 다시 전 회원이 모여 합동체육대회나 야유회를 갖는다. 11월에는 ‘사랑의 김치 나눔 행사’가 있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김장김치 200박스를 광주시의 여러 어려운 이들에게 전달하는 의미 있는 활동이다.

이러한 활동이 크게 이슈화되거나 보도된 적은 없지만, 정 회장은 뚝심을 가지고 이러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 가고 있다. 이러한 호남향우회의 활동은 분명 지역사회 기여하는 다른 봉사단체의 모범으로 꼽힐 만하다. 뿐만 아니라, 많은 산하 봉사단체가 광주시 호남향우회의 이름으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이처럼 광주시 호남향우회는 차별성 있는 모습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희생 봉사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기존의 많은 향우회들이 단체 내부에 집중한 나머지 지역사회에 대한 고려와 배려가 부족했던 경향이 많았음을 뒤돌아보게 한다.

정 회장은 “광주시 호남향우회는 친목단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향우회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고 제2의 고향인 광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광주시 호남향우회의 리더십

다른 봉사단체에서도 리더를 해본 경험을 가진 정 회장은 다른 봉사단체는 지신만의 뚜렷한 색깔로 이끌어가면 회원이 잘 이해하고 따르는 경향이 있어 리더의 역할이 비교적 수월하지만 향우회는 그렇지 않다면서 차이점을 들려주었다.

“하지만 향우회는 많이 달라요. 이곳에는 배우신 분들, 못 배우신 분들, 많이 가지신 분들, 적게 가지신 분들, 다양한 분들이 많이 계시거든요. 그럴수록 회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합니다. ‘나를 따르라’고 하면서 나가기보다는, 조율의 능력이 필요하고요. 카리스마와 추진력만을 가지고 이끄는 것이 아니라 포용하면서 안고 가야 합니다.”

그가 말하는 향우회에 필요한 리더십의 덕목이다. 자신을 낮추면서 오히려 다양한 목소리들을 아우르는 그러한 리더십 말이다.

지금도 지회 행사를 다닐 때마다 많은 회원들이 정 회장에게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아마도 회원 한사람 한사람 눈높이에 맞춰 섬김을 다하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 잘 발휘된 결과일 것이다. 정 회장은 이러한 이끔에 회원들이 잘 따라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며 향우회 리더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

리더의 자리는 무언가를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봉사하고 헌신하며 희생하는 자리다. 향우회를 운영하면서 정 회장은 사비를 선뜻 내어놓는 경우도 많을 정도다.

 

“우리 향우들을 위해 쓰는 돈은 결코 아깝지 않아요. 그게 아깝다면 이런 일을 못하죠. 사비를 털어서라도 향우회에 보탬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과거에 제가 이 지역에서 기반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준 호남인들 덕분이 아니겠어요. 오히려 더 많은 분들을 돕지 못해 아쉬울 따름입니다.”

향우회 회원들의 인사와 격려에 잔잔한 감동을 받는다는 정 회장은 오늘도 자신이 감동을 받기보다는 감동을 더 주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리더십을 보여준다.

임기 마지막을 앞둔 정 회장은 앞으로의 향우회도 동일한 리더십을 통해 발전하리라는 낙관적 기대를 가지고 있다.

지역사회를 위한 유능한 호남향우의 인재등용

“광주시 공무원이 1천 200명인데 그 중에 호남향우가 300명 정도가 있습니다. 부디 광주시가 탕평책(蕩平策:조선 영조 때에 당쟁의 폐단을 없애기 위하여 각 당파에서 고르게 인재를 등용하던 정책)을 발휘하여 능력있는 호남인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공평하게 부여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정재형 회장의 염려와 기대는 광주시 호남향우회의 미래와 연결되어 있다. 과거에는 호남 출신 공무원들이 비교적 좋은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능력이 있다면 그만큼의 기회를 받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의 공정과 정의에 부합하지 않은가. 광주시에 거주하는 호남인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만큼 더 많은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읽을 수 있다.

“2020년에도 경기도 광주의 호남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열정을 보여주고 존경받을 수 있기를 염원합니다. 그래서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를 떨쳐내고 자부심과 긍지를 갖는 자랑스러운 호남인들이 될 수만 있다면 다른 소원이 없겠습니다.”

이은구기자 hoeunk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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