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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우리 농업 미래 열어가는 '그린농업대학', 엄동설한 경기도서 20여종 열대작물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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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우리 농업 미래 열어가는 '그린농업대학', 엄동설한 경기도서 20여종 열대작물 선보여
  • 박동웅 기자
  • 승인 2020.01.06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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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RICULTURE / 그린농업대학

남양주시그린농업대학 총동문회 윤수만 회장

[KNS뉴스통신=박동웅 기자] 현재 우리나라의 농업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다. 남양주만 놓고 봐도 그렇다. 총 인구가 70만 정도인데 농가는 겨우 그의 1.3~1.5% 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남양주농업기술센터는 이제 ‘강소농’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중점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더 이상 넓게 짓는 재래식 농업이 아닌 ‘작지만 강한 농업’ 이것이 우리 농업을 지키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귀촌, 귀농, 도시 농업인이 되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농사에 필요한 정보나 경험으로 터득한 새로운 농법 등 모든 것을 아낌없이 지원해 드릴 겁니다.”

과학영농을 실천하기 위해 설립된 남양주시그린농업대학을 졸업 후 총동문회를 맡고 있는 윤수만 회장은 대한민국 농업의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남양주윤팜비발디 교육체험농장에서 교육 후, 남양주시 생활개선회원들과 기념촬영.

농사에 홀릭하다

한때는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엘리트 미용인으로 20여년 종사했던 윤 회장은 농사 역시 예술감각을 발휘하여 농작물에 적용하고 있다고 한다. 손님 니즈에 맞춰 헤어스타일을 손질하듯 작물 또한 원예조경사가 되어야하며 몸 아프면 병원가서 의사가 처방전을 내려주듯 등 가려우면 긁어 주고 배고프다 아우성을 치면 만능요리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작물과 교감을 이룬다는 건 그만큼 농장주의 관찰력과 사랑이 넘친다는 것이다.

농사를 짓는 농토에는 적당한 시비와 거름을 주기적으로 뿌려주고 손에는 가위를 손에 쥐고 살아야하니 전직 미용사답다. 그러고 보면 흡사 만능엔터테이너와도 같다며 너스레를 떤다.

윤 회장은 불혹의 나이에도 남양주시 농업기술센터(그린농업대학.원)을 다니며 열정을 불사르고 타 농가의 장단점을 기록으로 남기며 현 농법에 건강한 과일을 제공하기 위하여 GAP(Good Agricultural Practices)인증서를 받았는데 추후 유기농법으로 전환하여 찰지고 기름진 옥토에서 바른 먹거리를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농사는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그 수만큼 자란다고 한다

도시농업이나 귀농귀촌 라이프 스타일을 꿈꾸신다면 두말할 필요 없이 우선 내가 제일 잘 할수 있는 것부터 시도하는 게 좋을듯하다고 조언한다. 농업에 관심이 있거나 종사하실 사람이라면 건강한 정신과 체력이 뒷바침 되어야 농사에 미칠줄도 안다며 건강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린농업대학의 전공학과는 처음 개교 당시보다 세분화되어 더욱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실제 농사를 해볼 수 있도록 국내와 해외의 선진농장 연수를 진행한다. 윤 회장은 이러한 교육이 필요한 근거로 귀농, 귀촌을 들었다. 그는 “귀농, 귀촌에는 함정이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도시 분들이 내려와 아무런 지식과 정보ㆍ기술 없이 제대로 농업을 할 수는 없다”며 불편한 진실을 꼬집었다. 따라서 “그린농업대학은 이들에게 과학영농과 농업경영을 가르쳐 그들이 정착하도록 기초적인 교육을 하는 곳”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윤 회장 역시 농업을 하기 전 많은 공부를 하였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그가 남양주시 그린농업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것이 이를 입증하는 부분이다. 또한, 윤 회장은 열대 작물 동아리에서 3년 동안 활동한데 이어 여러 지방을 다니며 견문을 쌓아 지금의 사업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열대과일 패션후르츠(백향과)를 수확한 후 환하게 미소짓는 그린농업대학 동문회 정종현 부회장

경기도에서도 이게 가능하네?

실제 경기도에서는 아열대 작물이 자라기 힘든 환경이다. 그럼에도 그는 최초로 아열대 작물재배에 성공했다. 시범사업인만큼 하우스에는 용과부터 커피까지, 총 20여 가지의 열대 작물이 자라고 있었다. 사실 농업기술센터와 지자체에서도 이 시범사업의 성공여부를 두고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윤 회장은 해당 사업의 성과를 이뤄내, 지금은 그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일례로 패션프루트의 경우, 일년에 두 번 수확이 가능하지만 경기도에서는 한 번에 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 윤팜비발디 열대과일 체험농장에서는 겨우 7개월 사이에 두번의 수확을 성공했다. 실제 하우스 속으로 들어가보니 파파야와 바나나도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제가 하는 사업은 절대 고부가가치 농사는 아닙니다. 규모가 작고, 적은 수요로는 경쟁률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리스크가 큰 사업이에요. 실제로 열대작물에 도전하는 사람은 한, 두 가지 정도의 작물, 비슷하거나 같은 온도를 요하는 작물을 키워야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어요.”

이곳은 경기도 최초의 열대작물 시범농장이어서 다양한 열대작물을 시험재배하고 있지만, 실제로 농가소득을 올리기 위해서는 소수의 농산물을 선택하고 집중하는 노력이 합당하다는 것이다. 생육환경이 가장 어려운 경기도에서 위험을 무릎쓴 벤처정신으로 도전한 윤 회장의 현실을 직시한 발언은 우리 농업의 미래를 향한 실질적인 해법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농장에서 생산된 열대과일을 이용해 쥬스를 만들고 있다.

"일회성으로 그치지 말로 현장답사 바랍니다"

“2억의 지원금은 그냥 주는 것이 아닙니다. 7년의 계약에 묶이는 셈이죠. 해당 사업장은 7년간 유지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요. 정부 지원금 2억은 정말 큰 금액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절대 이 사업을 할 수는 없어요. 시설에만 꼬박 2억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농업에는 농사를 짓기 위한 땅, 상수도, 하수도, 자재 등이 필요합니다.”

윤 회장은 지원금만으로 부족해 개인의 자본도 그 이상으로 들어가며, 이에서 더하여 열정도 열의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열대작물을 구입, 공수해서 식재를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현실을 지적했다.

현재 이 시범 사업장의 겨울 난방비를 보면, 농업용 전류는 개인 전류에 비해 조금 더 저렴하게 지원되고 있음에도 200만 원 이상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과도한 난방비가 지출되어 하우스 농업이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태양광을 이용하면 어떤가라는 질문에 윤 회장은“태양광 설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하지만 이미 한전에서 농업용 전기를 저렴하게 공급받고 있기에 태양광까지 정부지원을 요청하면 너무 농업쪽만 편중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정작 필요한 요청이 힘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친환경 농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태양광 시설이 환경을 오염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우려감을 표시했다.

“일회성 시범 자금으로만 소진하지 않도록 해당 기간 동안 1년 내지 6개월에 한번씩 현장 답사를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필요한 경제적, 인력 면에서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지자체에서 지원을 해주면 농장 경영주는 더욱 부가가치에 매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저금리로 융자를 받는 정도만 지원을 해주어도 큰 도움이 됩니다.”

정부 지원정책의 문제점을 이렇게 지적하는 윤수만 회장은“지원금과 농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꿈이 사라지지 않게 지도직과 행정직, 농장주가 삼박자를 맞추어야 한다. 사업을 시작하고 일년이 지날 때마다 경영주와 지자체가 함께 의논하면 우리나라 농업이 조금 더 선진 농업을 향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앞으로는 체험장도 운영할 생각입니다. 많은 분들이 자문을 구하러 올 것입니다. 힘껏 도와드릴 자신이 있어요.”

이곳 윤팜비발디 체험농장에 들러 그로부터 농가소득을 올리는 새로운 작물의 재배법을 익혀 대한민국 농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 오는길 내 뒷모습이 초라하고 씁쓸했다. 한달 전부터 난방을 시작했는데 요즘은 부쩍 추워진 겨울 날씨로 인해 난방비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며 한숨짓는 농부의 시린 가슴을 보듬어 주지 못해 안타까웠다.

 

 

 

박동웅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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