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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은성 '㈜커피에반하다' 대표 “첫눈에 반했고 끝 맛에 더 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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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은성 '㈜커피에반하다' 대표 “첫눈에 반했고 끝 맛에 더 반했습니다”
  • 이진창 대기자
  • 승인 2019.11.08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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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4무(無) 정책

[KNS뉴스통신=이진창 대기자]

북쪽으로 자유로를 달리다 파주출판단지를 지나 빠져나오면 파주 문발리 일대가 펼쳐진다. 활기찬 기운이 꿈틀거리는 도로 초입에 들어서자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커피 한 잔의 심벌마크와 함께 정겨운 글자체가 나타난다. <커피에반하다>. 그 글자를 보는 순간 필자의 마음은 반할 준비가 되었다. ‘반하다’라는 말에 담긴 솔깃하고 정직한 뜻이 싱그럽게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커피 향이 풍기는 건물을 노크한다. 이곳에 훌륭한 커피를 만들어내고 있는 임은성 대표가 있다.

<커피에반하다> 본사는 층마다 드넓은 공간감을 품고 있다. 1층 공장에서는 육중한 커피 로스팅 기계가 돌아가고, 2층과 3층에는 직원들의 사무공간이 방을 나누지 않고 펼쳐져 있으며, 4층에는 교육실과 미팅룸이 있다. 큰 창을 낸 미팅룸, 임은성 대표가 커피머신이 있는 주방으로 가더니 손수 커피를 내려 가져온다. 진한 향이 먼저 코에 닿은 후, 뜨겁고 고소하고 깊은 풍미가 입속으로 퍼져나간다. 커피와 함께하는 인터뷰, 임은성 대표와의 만남이다. 맑고 깔끔한 얼굴에 은은한 미소를 띤 임은성 대표는 산뜻하고 경쾌한 음성으로 <커피에반하다>의 출발점을 들려주었다.

“2011년 2월이에요. 제가 그전에 커피 프랜차이즈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했는데 퇴사하고 나서 파주시 교하읍에 작은 커피숍을 열었어요. 다섯 평이나 될까 하는 규모였죠. 막다른 길 안쪽에 있어서 보증금도 싸고 월세도 쌌는데, 입지로만 보면 별 볼 일 없는 자리였어요. 그렇지만 맛 좋은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대접하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어요.” 2011년 2월에 낸 다섯 평짜리 커피숍은 3월에 2호점으로 몸을 불린다. 이후 8년이 흐르는 동안 <커피에반하다>는 힘찬 속도로 성장해왔다. 2019년 9월 현재까지 전국에 모두 835호점이나 된다.

“어떻게 하면 창업을 쉽게 할 수 있을까? 가맹사업을 하면서 제가 가진 생각이 이것입니다. 창업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은데, 이것 따지고 저것 따지고 하면 돈 들어가는 일이 고 어렵단 말이에요? 다른 데서 경비를 줄이고 물류만 잘해서 충분히 운영할 수 있진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가맹사업을 키워왔습니다.”

<커피에반하다>의 4무(無)정책은 창업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반할만하다. 가맹비 없음, 보증금 없음, 로열티 없음, 인테리어 리뉴얼 없음. 부담을 덜어 진입장벽이 낮아진 덕분에 아무 경험이 없는 사람도 <커피에반하다>의 문을 두드리곤 한다. 가맹점 중 규모가 작은 곳은 세 평 반(약 11.6제곱미터)짜리도 있다. 33제곱미터 매장을 내는데 드는 평균비용은 3366만원이라고 공식 소개되어 있다. 비슷한 면적의 동종 기업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적은 비용이다.

“가맹점주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더 제공할 것은 없을까 찾다가 인테리어 시공을 무료로 진행했어요. 2017년 9월부터 했는데 모두 335개 매장이 혜택을 보았죠. 금액으로 치면 76억 원 이에요.”

임은성 대표의 파격적인 경영방침에 힘입어 <커피에반하다>의 입지는 해가 갈수록 눈에 띄게 탄탄해졌다. 소비자 평판지수는 2018년 7월 23위에서 2019년 1월 8위로 급격히 상승했으며, 10대 커피 프랜차이즈 신규 개점률은 2016년과 2017년 연속 1위를 움켜쥐고 있다. 한 달이면 매장 열 곳이 새로 문을 여는 추세다. 좌석 열개가 될까 말까한 소형 매장들이지만 테이크아웃 손님의 발길까지 사로잡으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바리스타 마르코의 솜씨

경영체제도 눈길을 끈다. 프랜차이즈 회사인 ‘커피에반하다’ 말고도 네 개 법인을 동시에 영하고 있다. 커피 벤딩머신 운영관리 업체 ‘에어리코리아’, 커피 로스팅 회사 ‘더 로스팅’, 물류서비스 회사 ‘미식가배’, 그리고 매장 인테리어 설계·시공 회사인 ‘이루어짐’이다. 다섯 개 회사는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도 서로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먼저 커피 벤딩머신 업체 ‘에어리코리아’에 대 해 들어보았다. “가맹점이 미래에 어떻게 발전할지 그게 저의 연구대상이에요. 앞으로는 무인운영이 가능한 쪽으로 바뀔 거예요. 그러면 벤딩머신이 발달 할 수밖에 없어요. 기존 제품과 키오스크를 결합한 자동판매기죠. 이 벤딩머신을 이용해서 손님이 원하는 커피를 주문하고 공급받는 형태로 갈 거예요.”

임은성 대표가 내놓은 스마트 벤딩머신에는 ‘마르코’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마르코는 스물 네 시간 운영하는 <커피에반하다> 매장에 설치되어 밤늦게 찾아온 손님에게 커피를 대접할뿐더러 다른 성격의 장소와 매장으로도 뻗어나간다. 구청, 경찰서 같은 관공서, 고속도로 휴게소, 서점, 스터디형 카페, 주유소 등이다. 오피스 빌딩, 백화점, 지하철역사, 대형 교회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서 든 ‘마르코’가 품질 좋은 커피를 내놓을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만 10만 대 설치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벤딩머신은 광고를 유치할 수 있어서 그에 따른 수익도 올릴 수 있지요. 국내에 음식점이 60만 개라고 하는데 각 음식점에 제공할 수도 있어요. 손님 니즈는 빅 데이터로 쌓이고 이렇게 축적된 것을 다른 비즈니스와 마케팅에도 활용할 수 있지요.”

무료 커피는 이렇게 해서 가능해진다. 지역에 기반을 둔 광고 플랫폼 형태의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리워드를 쌓아 마르코가 제공하는 커피를 그 보상으로 마시는 것이다.

탁월한 커피가 있는 대단한 집

본사 일층에는 생두를 볶아 원두를 만드는 공장 ‘더 로스팅’이 있다. 여기서 월 100톤이라는 거대한 양의 생두가 볶아진다. 로스팅 기계는 120킬로그램짜리와 60킬로그램짜리가 한 기씩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품질 좋은 원두 관리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커피에반하다>는 자체 로스팅 설비를 완비하고 커피를 제조하여 균일하고 안정적인 공급라인을 구축했다. 내년부터는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물류를 다루는 법인 ‘미식가배’의 운영도 괄목할 만하다. 천평 규모의 냉장시설은 전국 매장과 벤딩머신 ‘마르코’에 들어가는 물자를 빈틈없이 취급한다. 가맹점 중에는 매장 면적이 좁아 물자를 둘 공간이 넉넉지 못한 경우가 있는데 탑차를 이동 창고처럼 활용하게 하는 것도 ‘미식가배’의 역할이다. 가맹점주는 매장에 당장 필요한 물건을 빠르면 십분 안에 공급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테리어 업체인 ‘이루어짐’은 매장 인테리어 설계에서부터 시공, 감리까지 모 든 것을 처리할 수 있다. 월간 스무 개 매장을 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제가 직접 인테리어 시공도 해봤기 때문에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어요. 사회인이 된 후로 대기업을 거쳐 초밥집, 주점, 네일아트용품 영 업 등 많은 일을 해봤는데 이게 다 저의 자산 이 된 것 같아요.”

임은성 대표가 활짝 웃는다. 임 대표 자신이 영업팀장을 맡아 뛸 뿐만 아니라 창업설명회를 진두지휘하고 가맹점 상담을 직접 한다니 그 철두철미함을 짐작할 만하다.

탁월한 커피가 있는 작은 집(The small house with the great coffee). 이것은 <커피에반하다>가 내세우는 홍보카피다. 이 모토는 조금은 바뀌어도 될 것 같다. ‘탁월한 커피가 있는 대단한 집’으로. 커피 사업에 필요한 모든 것을 빈틈없이 탄탄하게 갖췄으니 그렇게 불러도 되지 않을까.

이진창 대기자 kfn19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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