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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국 압수수색, 자유한국당에게는 악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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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국 압수수색, 자유한국당에게는 악몽이다
  • 최문 논설위원
  • 승인 2019.08.30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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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실세에게 칼을 겨눈 검찰, 다음은 어디일까?
최문 논설위원
최문 논설위원

지난 7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여당이든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며 “그래야만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해 국민이 체감하게 되고 권력부패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주문했다.

지난 27일 검찰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딸에 대한 의혹이 있는 기관들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했다. 뿐만 아니라 이틀 뒤에는 오거돈 부산시장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조국 후보자의 딸에게 장학금을 준 지도교수가 부산의료원장에 임명된 데 대한 부정 여부 등을 따져보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동안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을 적극 옹호하고 지원했던 민주당은 ‘검찰이 정치의 중심으로 뛰어들었다’고 비통해 하며 망연자실하고 있다. 이에 반해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을 격렬하게 반대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을 장악하기 위해 조국-윤석열 라인 구축에 나섰다’던 자유한국당은 느긋한 표정으로 오히려 검찰을 두둔하고 있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동안 검찰이 국무위원 후보자의 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압수수색을, 더구나 임명권자에게 보고도 하지 않은 채 전격적으로 단행하는 일은 있을 수도 없고, 있지도 않았다. 이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지가 명확하게 읽히는 부분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임명장을 받은 뒤 인사말에서 ‘주변에서 지금까지보다 더 큰 어려움에 놓일 것’이라고 우려한다면서 ‘늘 원리원칙에 입각해 마음을 비우고 신중하게 일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검찰개혁에 대해서도 ‘정치환경이나 사회의 요구에 의해 검찰의 역할이 시대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다’면서 ‘본질에 충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오거돈 부산시장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에 반색하지만 이는 자유한국당의 큰 오해다. 향후 자신들의 불법 비리혐의에 대한 날선 수사에 검찰을 비난할 수 없을 것이다.

집권당의 살아있는 실세에게까지 칼을 겨눈 검찰이 자유한국당에게 칼을 들이댄다고 해도 이를 비판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후보자를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자유한국당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상대의 팔을 잘랐으면 자신도 목을 내놓아야 한다. 결과적으로 검찰은 명분을 얻었고. 정부 여당은 실리를 챙긴 셈이 됐다. 그런데도 자유한국당은 세상물정 모르는 유치원생처럼 안면에 화색을 띠고 환영한다.

무릇 법을 제정하는 기관, 법을 집행하는 기관에 있는 사람들은 법을 가장 두려워해야 한다. 법을 잘 지키고 법에 따라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해야 한다. 그런데 법기관에 있는 사람들이 법을 잘 아는 것을 무기로 법을 무시하거나 외면하며 죄책감 없이 불법을 저지른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법이 무시되는 관행이나 탈법 위법 불법행위에 대해 성역 없이 메스를 들이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사실 국무위원 임명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적격 여부를 심사하는 청문회를 앞두고 검찰이 후보자를 압수수색하고 수사하는 일은 올바른 일이 아니다. 국회의원들의 역할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청문회에 앞서 후보자를 고발한 자유당은 자신들이 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검찰에 떠넘긴 셈이다. 정상적이라면 먼저 국회에서 청문회를 연 후 이 자리에서 밝혀진 불법 탈법 비리행위를 고발하고 수사하는 것이 순서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면 이는 자유한국당에게 악몽이다. 살아있는 권력에게 칼을 들이댔는데 앞으로 검찰의 정치권, 특히 자유한국당에 대한 수사를 어떻게 ‘권력의 시녀’ 운운하며 비판할 것인가. 패스트트랙 지정 당시 폭력사건을 비롯해 황교안 대표 그리고 나경원 원내대표는 물론이고 소속 의원들조차 검찰의 예리한 칼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검찰이 막무가내로 수사하지는 않겠지만 고소 고발이 있거나 혐의가 포착되면 이제는 적당히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문 논설위원 vg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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