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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풀 “스무살, 청춘에 대한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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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풀 “스무살, 청춘에 대한 애도”
  • 서영석 기자 사진 박기철기자
  • 승인 2012.04.27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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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풀>(김윤미작, 손정우연출)이 극단 ‘표현과 상상’과 극단 ‘유목민’ 합동공연으로 2012년 4월 25일부터 29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소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작품줄거리롤 보면, 마흔 중반의 사진작가 선희는 스물살에 죽은 대학동기 민해와 닮은 배우를 찍으면서 망각된 사랑의 기억을 회복한다. 오랫동안 외면한 스무살, 죽음과 실종으로 갑자기 사라진 우정과 사랑, 86학번 대학동기들은 공동묘지에서 계약만료된 죽은 동기의 무덤을 끝내 찾지 못하고 외국으로 지방으로 뿔뿔이 흩어진다. 선희는 짧은 사랑의 이별로 외면했던 1986년 그 무렵의 상실을 뒤늦게 애도한다.

  작가 김윤미는 대학 재학시절(중앙대 문예창작과)이었던 1988년 희곡 <열차를 기다리며>롤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한국 여류 희곡작가의 중심에 우뚝 선 작가로 <달을 쏘다>, <상자 속 여인>, <결혼 한 여자, 결혼 안 한 여자> 등을 공연한 대학로 희곡작가로 유명하다.

 그는 이 작품을 3년 전, 두 대통령이 돌아가셨을 때 학생시절 운동권에서 적극적이지 못했던 386세대의 양심고백이 맥이라 할 수 있단다. 그 당시 운동권이던 친구들에게 좀 더 관심을 보이지 못했단 작가와 그 시대의 소외된 이들이 잠재적 죄의식 또한 작품의 큰 줄기라고.

“그 때나 지금이나 학생들이면 으례 미래불안은 현재 진행형이랄 수 있겠지요. 학점과 아르바이트 등 생존과 직결된 산적한 문제들은 영원성이고 또 이상과 현실에의 괴리에 방황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들에 대한 고통 역시 세대차와 관계없이 존재하니까요. 이 작품은 그런 시절들에 대한 아련한 통증들을 ‘소통’이라는 그릇에 담아보려 했어요. 시대의식보다 작은 손을 내밈이 서로에 대한 관심의 표명이며 소통의 기본이 아닐까합니다. 거대담론 속에 뭍혀버린 이름없는 여학생의 죽음을 통해 현세를 투영하고자 합니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개인주의 만연의 시대에 숨겨졌던 양심을 고백합니다.”

 
이 공연의 연출을 맡은 손정우 경기대 예술대학 연기학과 교수는 2005년 서울시극단 기획공연 <서민귀족>, 제1회 서울공연예술제 공식참가작 <체어>, 재2화 아시아연출가 교류전에서 <의자>, 서울시뮤지컬컴퍼니 정기공연 <빅토르 최>(세종문화회관 대극장)등을 연출했고 대한민국연출가협회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연출의 의도에서, “이 작품은 소리없이 혼자 죽음을 맞이했던 운동권 여학생의 죽음에 대한 86학번 동기들의 살아남은 자들의 애도를 다룬 극입니다. 지난 시절에 대한 부채나 죄의식을 다루었다기 보다는 23년 동안의 시간이, 스무살 대학 신입생들에게 각인시켰던 시대의 충격이 개인의 상처 속에서 희석되어가는 치유과정을 그린 극으로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한 세대의 정신적 치유의 과정을 그린 희곡이다. 이 작품을 통해 연극에 ‘삶의 치유와 회복’이라는 주제를 결합시켜 치유의 연극형식을 발전시키고자 노력했습니다. 선의의 기억 단편들을 연대기적 나열 형식을 탈피하여 콜라쥬나 통타쥬 기법을 통해 맛을살려보고자 했고 무대도 실내외가 통하는 상징성으로 과거와 현재가 맞물려 돌아간다는 연출을 시도했습니다. 적이 걱정되는 부분은 386세대나 현재의 젊은층들 중 유독 많은 비둘기, 즉 회색분자들의 공감대 형성에 있지요. 과연 그들에게 누가 면죄부를 줄 수 있을지 저 스스로도 자하기 난감합니다.”

  손정우 연출은 20년 전 수원대 출강 시절 만났던 제자 소희정을 선희라는 주인공 역으로 캐스팅 사제지간의 20년 만의 무대 위 만남도 작업의 행복한 부분이었단다. 

 
그들의 고민은 공연 외적인 곳에 있었다. 대학로의 거의 모든 공연이 관객들의 치기에만 아부하는 코미디 상황에서 진지하고 또는 지루할 수도 있겠다는 애련함이다. 하지만 그들은 당당히 시대의 조류의 역행을 시도한다. 손정우와 김윤미, 공연에 참가하는 배우들과 스탭들 모두는 자신있게 연극제 출품작, 연극제 다운 작품을 올린다는 자부심으로 수준높은 관객들의 사랑과 소통을 기대한단다.

서영석 기자 사진 박기철기자 gnjal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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