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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독일인들이 다 마신 음료병 버리지 않는 이유, '판트(Pfand) 시스템'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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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독일인들이 다 마신 음료병 버리지 않는 이유, '판트(Pfand) 시스템'이란?
  • 조은비 인턴 기자
  • 승인 2019.03.2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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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체험해보는 판트 (Pfand) 제도에 대한 호기심
 
 
독일 마트 ALDI 내부에 설치된 판트기계

 [KNS뉴스통신=조은비 인턴 기자] 우리나라 길거리를 걷다 보면 빈 페트병이나 유리병이 바닥에 버려져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쓰레기통 안을 들여다보아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다 마신 생수병을 버리는 이를 찾기 힘들다. 각자 생수 한 병씩 앞에 두고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하교시에는 꼭 다 마신 병을 가방 속에 넣어 집에 가져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독일의 판트 제도 때문이다.

판트 (Pfand) 제도란 무엇인가?

판트(Pfand)란 ‘환불’이라는 뜻으로 독일의 빈 용기 회수 제도이다. 유리병, 페트병, 캔 등의 다양한 용기를 무인회수기에 넣으면 개수에 따라 돈을 환급해 주는 것이다. 무인회수기에 빈 병을 넣으면 해당 마트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영수증이 나온다. 대부분의 마트에 이 무인회수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독일 전체에 약 4만대가 보급되어 있어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기에 용이하다.

판트를 통해 되돌려 받을 수 있는 금액은?

판트 시스템에 대해 가장 궁금해할 만한 것은 바로 액수이다. 판트값은 음료의 구매 가격과 상관없이 판트의 종류와 용기의 재질에 따라 결정된다. 판트의 종류는 다회성판트(Mehrwegpfand)와 일회성판트(Einwegpfand)로 나뉘어 지는데, 용기가 재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유리 또는 딱딱한 플라스틱 재질의 병은 보통 다회성판트로, 그렇지 않은 경우 일회성판트로 분류된다.  다회성판트로 분류되는 용기는 재질에 따라 판트값이 상이한 반면, 일회성판트는 재질과 상관없이 항상 0.25유로의 판트 값을 받을 수 있다.

우리 나라 돈으로 환산해보면 페트병 하나 당(일회성판트 기준) 약 300원의 돈을 되돌려 받는 셈이다. 작은 돈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소비자 물가가 저렴한 독일의 특성상 구매한 음료 가격의 절반 이상, 심지어는 음료의 가격보다 큰 금액일 수 있다.

독일의 마트에서 플라스틱 재질의 1.5L 생수병을 직접 구매해 보니, 가격은 0.19유로(한화 250원)이고 구매 시 판트 금액 0.25유로(한화 325원)를 추가로 결제해야 했다. 이렇게 상품의 가격보다 지불해야하는 판트 금액이 큰 경우 다 마신 병을 버린 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아까운 일이다.

판트 시 꼭 주의해야할 점은?

판트를 하기 위해 기계에 넣을 때에는 몇 가지 주의해야할 점들이 있다. 우선, 판트 인증 마크가 훼손되었거나 공병이 재활용될 수 없는 상태로 변형되었다면 판트가 불가하다. 이런 경우 기계에서 인식을 하여 판트가 불가능하다고 화면에 표시된다. 또한 내용물이 깔끔히 비워져 있는지 한번 더 확인하는 것이 좋다. 물론 조금의 액체가 남아있는 것은 상관없으니 세척을 할 필요는 없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에 재학중인 독일인Thenusha Chandrasekar(22) 씨는 “판트 시스템은 매우 실용적이고 환경 친화적일 뿐 아니라 판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돈이 결코 적지 않아, 병을 모아 돈을 마련하는 노숙인들도 자주 보인다”며 현 공병 수거 제도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실용적인 빈 용기 수거 시스템 덕분에 독일에서는 병 하나 당 재사용되는 횟수가 40-50회, 재사용율은 95%에 이른다. 2015년OECD자료에 따르면 독일이 재활용률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판트 시스템 덕분이다. 공병이 재활용됨으로써 새로운 병을 생산하지 않아도 되니 경제적, 환경적 비용 감소에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어떤 제도가 있나?

독일에 판트 제도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빈용기보증금제도가 있다. 환경부와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는 2015년 11월부터 ‘빈 용기 무인회수기’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에 설치된 무인회수기의 총 수는 약 50대 정도로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것이 실정이다. 또한 다소 복잡한 절차와 낮은 보증금의 가격으로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공병을 되파는 것이 ‘짠돌이’의 모습처럼 여겨진다. 국내 실정에 맞는 보다 실용적인 공병 수거 시스템 논의가 필요한 때이다.

독일 네카 강(Neckar)을 바라본 풍경사진

 

 
독일 네카 강(Neckar)을 바라보는 조은비 인턴기자

조은비 인턴 기자 bbb434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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