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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화가 이혜순, ‘금속회화’ 조형예술 창시…새로운 회화의 획을 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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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화가 이혜순, ‘금속회화’ 조형예술 창시…새로운 회화의 획을 긋다
  • 장재진 대기자
  • 승인 2019.02.1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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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미술과 금속공예의 접목 새로운 예술 장르 개척

[KNS뉴스통신=장재진 기자] 슈바이처는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이미 성공한 사람'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인간이 처한 운명은 자꾸만 변하기 때문에 현실에 안주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운명은 인간에게 다음 단계로 올라가라고 도전장을 던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 당산동에서 기자가 만난 이혜순(57) 작가는 자신의 창작 작업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으로 '이미 성공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다음 단계'로 이미 도전을 하고 있었다.

30여 년을 평면 회화작업이라는 외길을 걸어 온 이혜순 작가에게 새로운 도전장을 던진 것은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순수회화와 금속공예를 접목시킨 '금속회화'라는 예술세계다. '금속회화'는 이혜순 작가가 창안한 새로운 조형예술이다. 금속회화는 평면회화와 금속공예가 한데 어울리며 전혀 새로운 예술언어를 표출해 내는 작업이다.

이혜순 작가는 이화여대 서양화 졸업 후 전업작가로 활동하면서 숱한 고난과 난관에 부닥칠 때마다 한발 한발 극복해냈다.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조화라는 일련의 작업들을 완성해 냈다. 인고의 세월을 평면작업에 담아내며  자신의 예술세계를 승화시킨 그녀는 이제 국내를 대표하는 여류작가의 한사람으로 자리 잡았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이혜순 작가가 자신의 금속회화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풀벌레 등 자연속의 하찮은 것이지만 하찮은 것이 아닌 아주 작은 생명들을 캔버스에 담아내며 '자연과 우리는 함께가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늘 강조해온 이혜순의 예술세계는 한단계 더 진화한다. 평면회화에서 금속회화로 승화한 것. 강렬하고 우아하며 화려함속에 감춰진 은은하고 다정다감한 작품의 느낌은 대중들과 호흡하는데 충실하고 있으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자연은 누구나 접하는 친근한 소재이지요. 이 테마들은 곧 우리의 삶이자 일상입니다"

평면작업에 금속공예 작업을 혼합한 작업형태는 발상의 대전환이었다. 이를 두고 어떤 이는 이혜순 작가를 일컬어 '금속회화의 창시자'라고 칭했다. 맞는 말이다.
“순수미술과 금속회화의 접목은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해외 금속공예전을 관람후 영감을 얻고 금속의 영속성에 매료되었습니다. 평소 생각하고 가지고 있던 열정이 되살아나게 된 계기가 된것이지요"

7년전에 처음 금속공예를 시작했다가 너무 힘들어 중간에 그만둔적 있다는 이 작가는 지난 2018년 7월~8월 더갤러리숲(서울 노원구)에서 열린 초대전에서 평면회화에 은판위의 금속작업을 혼합한 작업세계를 처음 선보였다. 이 전시에서 첫 선을 보인 '금속회화' 작품 2점은 컬렉터에게 판매되어 이혜순의 금속회화 작업에 밝은 미래를 예고했다.

작가의 금속회화 작업에 들어가는 재료는 아주 다양하다. 백동, 황동, 적동, 은, 원석재료 등 고가의 작업재료를 다루는 것 그 자체가 중노동일 수 밖에 없다. 작가 의도에 따라 동판을 자르고, 깎아 내고, 다듬고, 녹이고, 붙이고, 칠하는 과정은 예삿 일이 아니다. 부드러운 붓질하고는 차원이 달랐다. 그래도 이 작가는 이를 한 점, 한 점 완성시키면서 새로운 도전을 이겨나갔다.

이혜순 작가의 금속회화 작품.

 "백동판에 브러쉬를 띄었다 붙였다 하길 수십 차례 진행하며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회화적 한계를 넘어보겠다는 의지의 표출인 셈이지요"

이혜순 작가는 지난해 봄 북요럽에서 열린 금속회화전에 참여, 2점을 전시했다. 그는 유렵에서 자신의 금속회화작품전을 열고 싶다고 밝혔다.
이 작가는 큰 작품 100점을 목표로 작업중이다. 현재 약 30점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이혜순 작가의 금속회화 작품.

 금속공예와 평면회화의 콜라보를 통한 금속회화 세계를 구축하며 현대미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작가는 "금속이라는 소재에 가장 한국적인 이미지를 담아 저만의 미학을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관객들에게 힐링의 카타르시스를 선물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면서 새로운 미술 영역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국내에서 개인전이 열린 예정이다.  예술단체와 개최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미술 분야는 해마다 새롭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장르에서 탈피해 크로스 오버되며 보다 친근하고 대중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중들의 니즈에 부합하며 예술영역도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혜순작가의 작업 주제 '함께가는 것들' 시리즈 평면작업은 금속작품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은판위에 원석재료들을 사용한 이혜순의 독창적인 작품들은 지난 12월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린 제63회 창작미술협회전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작품들은 금속의 차가움을 감싸안은 따뜻한 은유, 그리고 감성적 아름다움과 화합미를 표출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가라면 시각이 남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물을 보는 눈과 시각도 보다 넓고 깊으며 또 멀리 내다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백동판이라는 새로운 표현 매개체에 삶의 감성을 담아보려는 시도해 보았습니다"라며 "이를 통해 상처받고 힘든 현대인들에게 안식과 휴식 그리고 평온과 힐링을 전하고자 합니다" 

2017년 5월 개최된 오스트리아 빈 초대전에서는 그의 작업 평생 주제인 '함께 가는 것들' 시리즈(평면작업)를 선보여 현지에서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금속공예와 순수회화 넘나들며 경계를 허물고 있는 작가는 금속 백동판에 직접 드로잉(Drawing)을 하는 세계 유일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평면회화가 습기와 열에 취약해 시간이 지나면 변색과 변형이 있는 단점과 달리 금속회화는 그 보전성이 뛰어나 오랜시간이 지나도 작품의 가치와 영속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는 점이 우선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특히 새로운 장르를 나간다는 선구적인 책임감과 사명감도 있었구요"

유럽의 미술은 보다 다양성이 존중되고 열려 있는 모습이 새롭게 보여졌다는 이혜순 작가는 유럽에서 예술의 경계가 없이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며 다양하게 표현되는 작품들을 관람객들 역시 편견없이 바라보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며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이 저만의 색깔은 만들어 나가야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혜순 작가의 금속회화 작품들.

 
작가는 인터뷰가 끝날 즈음 자신이  금속회화 작업을 하며 느낀 점을 적은 노트를 기자에게 오픈했다.

"오랜동안 캔버스 위에 물감으로 작업을 하다 오브제를 금속으로 갈아탔다. 메탈은 차디차고 냉정하고 굳건하고 경직돼 있는 표면. 도대체 얘를 어찌 잘 다뤄낼수 있을까? 이녀석을 이해하기 위해 수 없이 살살 달래보기도 하고 쓰다듬기도하고 머리맡에 놔두고 숨소리를 느껴가며 같이 자기도 하고...
메탈은 드디어 내게 온정이 담긴 마음의 문을 열어줬다.
날카로운 바를 이용해 온기를 불어놓고 부드럽고 따스한 생명력의 가치를  넣어줬다. 이런 무수히 반복된 작업을 여러번 하다보니 캔버스의 천이나 금속이나 별반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금속기구에 수없이  찔리고 베이고 망치에 피멍이 맺히고 불에 데이고 하는 것들이 이젠 익숙해져 일도 아닌게 되어 버렸다. 금속에 드로잉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그래서 금속들과 친해지려 많은 공을 들여왔다.
메탈은 영구성이 있기에 더욱 조심스럽다. 앞으로  따뜻한 캔버스 느낌과 차거운 성질의 금속 경험이 내 작업방향에 엄청난 서너지효과까지 줄 것을  감히 예감해 본다"

장재진 대기자 yeroj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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