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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 거제 학교폭력 기절놀이, 충격적 진실 재조명...“시청자 분노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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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 거제 학교폭력 기절놀이, 충격적 진실 재조명...“시청자 분노 폭발”
  • 서미영 기자
  • 승인 2019.01.0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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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뉴스통신=서미영 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거제 학교폭력 CCTV가 공개돼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해 12월 2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거제 학교폭력 국민청원글의 진실을 파헤쳤다. 지난 8월, 경남 거제 한 작은 분식집에서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남학생 두명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한 분식점 여주인. 무려 3시간 가까이 폭행이 이어졌다고. 그런데 폭행 현장에 아이의 부모들도 있었다. 

부모 눈 앞에서 아이들을 때린 분식집 폭행사건 가해자 최모씨는 정기호(가명)의 어머니였다. 최씨는 "내가 벌 받을테니까 우리 애 사건과 연관 시키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만 그 날 일을 후회하지 않는 듯 했다. 그녀가 때린 아이들은 아들의 교회 친구들이었다. 최씨는 "지금 생각하면 무섭다. 내 새끼 기절시킨 줄도 모르고 내가 밥을 챙겨줬다"고 말했다. 

남편과 헤어진 후 홀로 키워온 고등학교 1학년 아들. 지난 8월 엄마는 교회에서 의아한 장면을 목격했다. 예배 중 장난 치는게 못 마땅해 주의를 주려 다가갔다는 최씨. 최씨는 "우리 아들 허벅지랑 남자 거기 사이에 손을 들고 비틀고 있더라"고 말했다. 아들 기호와 함께 고등부 활동을 했던 4명의 친구들. 특히 효상(가명)은 아들과 가장 친하다 생각했던 아이였다. 그날 밤 넋이 나간 모습으로 아들이 귀가했다. 아들은 최씨에게 "엄마 효상이(가명)가 나 폭행하고 기절을 두번 시켰다"고 말했다. 

아들은 1년 동안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가장 친한 줄 알았던 효상이가 폭행을 주도했고 다른 친구들이 폭행에 가담하거나 조롱했다고. 초크를 당해 최소 3번은 정신을 잃었다는게 아들의 이야기였다. 정신을 잃은 아들을 보며 아이들이 비웃고 있었다는걸 들은 어머니는 심장이 내려앉았다고 토로했다. 

분을 참을 수 없어 아들의 두 친구와 부모를 부른 어머니. 아이들에게 아들에게 한 일을 적으라고 했고 두 아이의 부모 역시 이를 눈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중학생 때부터 폭행했고 기절시켰다고 적혀있었다. 자식들이 적은 내용을 보고 아이들의 부모 역시 어쩔 줄 몰라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된게 분식집 폭행사건. 분이 풀리지 않는 기호 엄마 앞에서 두 가족이 몇시간 동안 벌을 섰다. 두 가족은 기호 엄마에게 용서를 구하며 사과의 글을 남기고 돌아갔다고 한다. 

학교까지 쉬고 있다는 기호는 "내 선에서 끝내려고 했다. 어른들한테 말하면 일이 한순간에 커지니까. 그래도 말을 하면 정신 차리겠지 버텼다"고 그동안 괴롭힘 당한 말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처음엔 친구들끼리하는 장난이라 생각했지만 점점 강도가 세졌다고 밝혔다. 스파링을 하자며 걸핏하면 기호를 때린 효상이. 무엇보다 이 상황을 즐기는 것 같은 아이들의 모습이 기호를 괴롭게 했다. 아이들 사이에서 자신은 장난감 같이 느껴졌다고. 풀어달라는 신호를 보내도 목 조르기를 계속 했다는 친구들. 공포스러웠던 기호에게 아이들은 조롱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고. 기호는 "그때 효상이가 나보고 '이 XX 눈 뒤집히는거 봤냐'고 했다"고 말했다. 

전문의는 "목졸림은 목의 기관지와 목동맥이 눌리는 현상이다. 목정맥에는 미주신경이라는 심장 반서와 관계되는 신경이 있다. 그 부분이 자극되면 심장 반사가 떨어져 순간적으로 심장 정지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기절했다면 겉으로 보이진 않지만 뇌세포는 다칠 위험성이 굉장히 크고 망가지는 부분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기호는 지난 여름, 교회에서 떠난 수련회에서 끔찍한 경험을 했다. 친구들이 기호에게 물을 먹이고 몸에 침을 뱉는 등 모욕적인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그날 밤 이불 속에서 숨죽여 울었다는 기호. 그런데 1년간 말하지 못한 비밀을 털어놓은 후 기호는 더 불안해 하고 있다. 넉달째 학교도 가지 않고 정신과만 다니고 있다. 무엇이 여전히 기호를 괴롭히고 있는 것일까. 

기호를 두번 기절시켰다는 선민(가명) 가족과 연락이 닿았다. 지금까지 꾹 참아왔다는 가족들. 설득 끝에 가해학생 4명과 가족이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만났다. 이들은 할 말이 많다고 했다. 

조군 어머니는 "억울하다. 너무도 사실과 다른 부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효상 어머니는 "검찰 가서 정말 기호랑 나랑 거짓말탐지기 해달라고 했다. 누가 거짓말하는지 알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 그렇게 주장하는 것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 다 거짓이다"고 말했다. 

기호 어머니에게 매를 맞았던 효상의 어머니는 "기절놀이는 아니다. 기절을 시키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효상이 사과문에는 기호를 기절시킨 적이 있고 놀라기도 했다고 적혀있었다. 효상 어머니는 "그 엄마가 기절이라고 표현해서 그렇게 쓴거다"고 말했고 효상 역시 "바닥에 쓰러져서 정신을 잃거나 발작을 일으키는게 기절이라 생각한다. 전혀 쓰러지거나 정신을 잃거나 하는건 없었다"고 해명했다. 기호를 두번 기절시켰다고 적었던 선민은 "기호 엄마가 때리고 욕하고 몰아가니까 나도 모르게 진짜 했나 싶었다. 맞은 다음에 진술서를 쓴거다"고 말했다. 반성문은 기호 어머니의 폭언과 강압으로 쓴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기호 군을 때린 적 있냐"는 질문에 효상은 "한번도 없다. 기호가 거짓말하고 있다. 왜인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기호 어머니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아들이 교회 친구들에게 심한 괴롭힘을 당하고 있고 지금도 고통받고 있다며 가해자들을 엄벌에 처해달라고 글을 남겼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은 폭행을 부인하고 나섰고 피해자 어머니는 학생들을 폭행한 혐의로 고소를 당하며 사건이 커졌다. 

효상이와 선민이는 기호를 폭행하고 기절시킨 혐의로 학교폭력 대책위원회 징계를 받고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조모군은 "나랑 서군은 증인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얼마 뒤에 우리도 신고당했다고 하고 학폭위가 열리니까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효상 어머니는 "이게 때린 애들이냐. 같이 어울리는 사진이다. 다 올해 찍은 사진이다"며 기호가 SNS에 썼다는 글과 아이들이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기호를 물속에 집어넣었다는 이야기에 효상은 "파도풀에서 파도 맞으면서 그랬던건데 전혀 그런건 처음 들었다. 없는 얘기다"고 말했다. 물놀이 사건은 금시초문이라는 것이다. 

효상 이모는 "얘가 머리를 감는데 자꾸 거품이 나왔다고 한다. 선민이가 샴푸를 붓고 있었던거다. 장난친거다. 효상이가 선민이한테 침을 뱉었다. 선민이가 다시 효상이한테 뱉었다. 뱉을 때 화장실이 좁으니까 기호에게 튀었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기호가 말한 사건에 대해 아이들은 기억에 없거나 장난이었다고 말했다. 기절사건에 대해 효상 이모는 "어깨동무를 했는데 힘이 가해졌는지 주저 앉았다고 한다. 애들이 일으켜 세웠는데 기호가 '천국과 지옥 갔다왔다' 하다가 '구라다'라고 했다고 한다. 그게 다다"고 주장했다. 

또 두 친구의 목조르기는 기호가 설명한 자세와 강도가 상당히 달랐다. 선민이는 "숨을 못 쉬게 하는 기술이다. 맨 처음에는 효상이랑 하는거 비슷하게 했다. 숨을 못 쉬니까 손을 치는거다. 기호는 내 손을 쳤다. 그때 놓아줬다"고 말했다. 가볍게 목조르기를 시도하고 기호가 신호를 보내면 풀어줬다는 아이들. 네 친구는 기호도 같이 장난으로 한 행동을 왜 이제와 폭력으로 둔갑시키고 거짓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사건이 알려진 후 네 아이에게는 험악한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효상 이모는 "이름이 아예 올라가 있더라. 댓글 단 사람이 애들 페이스북을 올려서 사진도 다 공개했다"고 말했다. 효상이는 학폭위에서 강제 전학을 당했다. 사건을 공론화 시키지 않겠다는 기호 어머니는 이 일을 세상에 알렸고 고소도 했다. 가족들은 "진정한 사과가 없어서 그랬다더라. 진정한 사과라는게 도대체 어떤 건지 저희가 할 수 있는거 다 했다. 3시간 동안 애들이 야단 맞고 두들겨 맞는거 부모가 봤다"며 호소했다. 

학교 아이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렸다. 하지만 공통된 의견은 기호와 효상이가 많이 친해보였다는것이다. 목격 학생은 "서로 때리고 서로 맞고 하는데 김효상이 덩치가 더 크니까 효상이가 때리면 기호는 드러누웠다"고 말했다. 또다른 학생은 "폭행을 진짜 했으면 바로 말했을텐데. 일방적 폭행은 없을거다는 생각이다", "처음부터 폭력이 없었던거다"고 말했다. 다섯 아이들이 속해있는 교회에서는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을까. 신도들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 교회 측도 매우 난감한 눈치였다. 

양측의 주장만 있을 뿐 객관적 증거가 없는 상황. 기호가 엄마에게 비밀을 털어놨다는 그날, 마지막으로 목조르기를 당했다고 주장한 장소를 찾았다. 이곳 CCTV에 넉달 전 영상이 남아있었다. 그날 낮 12시19분 6명의 아이가 지나가는 모습을 포착했다. 선민이는 기호 목에 오른팔을 감고 기호의 목을 강하게 압박했다. 기호는 선민이 팔에 매달린 상태. 선민이가 목을 강하게 조르자 기호가 숨이 막힌듯 선민이의 팔을 쳤다. 선민이는 이를 무시하고 한바퀴 돌고 자리에서 넘어졌다. 선민이는 바로 털고 일어났지만 기호는 일어나지 못했다. CCTV 영상은 친구들의 말과 다른 것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기호는 4명의 학생 모두에게 목조르기를 당한 적이 있고 선민이에게는 2번, 효상이에게는 1번. 기절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이들은 목조르기를 한 적이 없고 바닥에 쓰러진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 CCTV에는 이 외에도 다른 장면이 담겨있었다. 기호가 쓰러진 후 몇 초 후 효상이가 기호의 발을 툭툭 차고 엉덩이를 두드린다. 갑자기 벌떡 일어난 기호.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있었다. 그리고 바로 아이들과 같이 걸어갔다. 

전문의는 "정상적인 기절 형태는 아닌 것 같다. 완전 기절했으면 저렇게 벌떡 일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 학생이 말하는 목조르는 상황보다는 훨씬 더 과격하다. 피해학생 주장하는 목졸림 상태가 설명은 타당하다. 위험하게 보이는 상황이었는데 시간이 짧기 때문에 목이 눌려서 숨을 못 쉰다든지 정신을 잃을 정도의 기절 상태는 유발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호는 "웃은건 기억이 안난다. 왜 웃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엄청 무서웠던건 맞다. 그냥 순간 죽는구나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유도 전문가는 목조르기를 당한 사람이 탭을 쳤을 때도 기술을 풀지 않으면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시적으로 그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상 속에는 기호의 상태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이수정 교수는 "휴대전화를 떨어뜨려놓고 간거냐. 만약 떨어뜨리고 가는거면 의식을 잃었을 수 있는거다. 의식을 잠깐 잃었었나보다"고 말했다. 그날 휴대폰을 잃어버렸던 기호는 오후 10시가 넘어서야 이곳에서 휴대전화를 찾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영상 속 아이들이 아무렇지 않게 목졸림 상황을 지켜보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상적으로 있는 학대라는 것. 
장난과 폭력의 경계를 두고 상반된 주장을 펼쳤던 아이들. 기호와 나머지 아이들의 관계는 어떤 것일었을까

한 학생은 "기호가 노는 친구가 효상이랑 그 친구들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기호에게 언젠가 아이들과 어울리지 말라고 했던 이 학생은 아이들의 장난이 도를 넘었다고 생각했다 밝혔다. 이어 "기호는 화났는데 아무 말도 못하고 반격도 못하고 있었다. 같이 놀 다른 친구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폭행 목격자는 "장난 치고는 지나치다고 생각했다. 세명이 있었는데 한명이 몸싸움이 지나치더라. 한명은 가드라인에 기대 쪼그려 앉아있었다. 그랬는데도 배를 차더라. 혼내주려고 문을 확 열었는데 애들이 오고 있더라. 기호한테 괜찮냐 했더니 괜찮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당시 한 주민은 이 상황을 보고 아이들을 혼냈다고 한다. 이 남성은 "너무 심하게 맞아서 내가 불렀다. 하지 말라고 불렀다. 막말로 개패듯이 멱살을 잡아서 애를 던지더라. 던지고 허벅지를 차고 차 보닛 위에 올려서 손으로 목을 조르더라"고 말했다. 

남성이 주차장으로 내려왔을 때 구경하던 2명은 도망갔고 효상이와 기호만 남아있었다고. 남성은 "턱이랑 가슴 부위에 멍이 들었더라"고 말했다. 효상이는 이 남성에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했다고 한다. 

기호가 녹음한 녹음파일을 입수했다. 효상이가 기호에게 사과할 무렵의 대화다. 효상이는 "내가 너한테 몇번 이야기 했다. 너 XX 웃긴 새X라서 좋다고. 너는 진짜 착하거든"라고 말했다. 기호가 "화장실에서 애들이랑 침 뱉고 꺼져라 하면서 잘 때도 따로 잤잖아. 내가 너무 울분이 터졌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지 하면서 울었다. 내가 기절했을 때 정신 못차리고 죽었다 하자. 그럼 어떻게 하려고 했냐"고 말했다. 이에 효상이는 "119 불러서 심폐소생술 시켜야지 살려야지 살인자 되겠냐"며 웃었다. 효상이는 당시 대부분 의혹들을 수긍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학폭위가 열릴 무렵 학교에 전화를 건 사람이 있었다. 학교 관계자는 "목사가 전화와서 피해자 학부모도 원하지 않는 회의를 왜 학교에서 억지로 개최하느냐고 했다. 학교 매뉴얼대로 하겠으니까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 날 가르치려 하더라. 왜 학생을 지도하면서 이렇게 밖에 못하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기호 어머니는 "목사님이 하는 얘기가 '어머니,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일 수 있지만 그런 놀이라는게 있다. 기절놀이인가 그게 그 아이들의 문화다'고 했다. 아이들이 거짓말 잘하니까 기호 말 다 믿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목사 때문에 가해자 가족과 만났다는 기호와 어머니. 기호는 이 자리에서 마음의 문을 닫았다. 목사는 마음의 용서가 되지 않았어도 학교에 화해한 것처럼 말해달라고 말했다. 교회 수련회에서 기호가 괴롭힘을 당한 것을 목격했다는 교회 관계자 역시 진술을 거부했다. 그는 진실보다 용서가 먼저라고 했다. 

한편 동생 민아를 잃은 언니는 "동생 죽고 나서는 그 가해자 애들을 어떻게 할까. 어떻게 가서 때릴까 그런 생각 했다. 나쁘게 말하면 어떻게 혼내줄까. 멀리서라도 관찰하면서 끝까지, 결혼할 때까지 애 낳을 때까지 괴롭히고 싶다"고 말했다. 민아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몇 달 전 방송을 통해 알려진 민아의 사건.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남학생 두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민아의 오랜 친구 사이였다는 가해자 김모군은 민아 사망 후 범행을 자백하기도 했다. 사건 당시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고 성폭행 사실을 숨겼다는 민아. 하지만 가해자 김군이 사건을 주변에 이야기 하며 소문이 퍼졌다. 이내 인터넷에서 민아를 성적으로 모욕하는 공격이 쏟아졌다. 성폭행 고통도 치유되지 않은 상태에서 2차 가해를 당한 것. 민아는 지난 7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어른들을 눈치채지 못했지만 민아에게 강간만큼이나 끔찍한 폭력이 가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성폭행이 있고 한달도 되지 않아 중학생이 된 민아는 반장선거에 출마하고 학급일도 열심히 했다고 한다. 하지만 죽은 뒤 발견된 기록 속에서 그 시기 민아는 전혀 다른 얼굴로 살고 있었다. '너무 무섭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낸 것.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져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는 신호였다. 

성폭행 사건 후 두달 후 민아 언니가 사건을 알게 되며 경찰에 신고를 했다. 민아 언니는 "신고를 하면 오래 걸린다. 그래서 한두달쯤 기다렸다. 연락 갈거라고 해서 기다렸는데 연락 없었다. 두달 됐고 동생이 죽었다"고 말했다. 경찰 측은 "피해자가 진술을 안했다. 그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심경에 변화가 있으면 연락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민아의 사건은 정식으로 접수도 되지 않았다. 학교에서는 고통에 빠진 민아의 자해를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 

게다가 김군은 민아 언니에게 자신이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당당하게 연락을 해왔다고 한다. 김군의 아버지는 "SNS 통해서 이야기가 다 퍼졌다. 주변 사람들한테 얘는 그냥 살인자 취급을 받고 있다. 심리상담소에서도 자살충동을 느낀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심리 상태다. 3월부터 민아가 사망하기 하루 전까지 계속 만나고 연락한 흔적이 있다. 팔을 잡고 옷을 벗겼던 행위까지가 강제다"고 말했다. 김군 아버지는 추행은 했지만 이후 관계는 피해자도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민아네 입장이었지만 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을 찾으려고 했을거다"고 말했다. 두명의 가해자는 촉법소년이라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민아 언니는 "뻔뻔하다. 걔네 아버지가 나한테 전화해서 욕했다. 증거 가져오라고 했다. 강간 당했으면 네 동생이 관리 잘못한거 아니냐는 식으로 이야기 했다. 나도 화나서 욕했다"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김상중은 "그동안의 상처를 위로받고 사과와 반성, 용서를 기대했을 기호. 정반대의 일이 펼쳐지고 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용서의 기한과 방식을 요구할 순 없다. 진정한 화해와 용서는 노력과 시간이 있은 후에야 가능한 일이다"고 일침했다. 

한편,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는 토요일 오후 11시 5분에 방송된다. 

서미영 기자 ent2@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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