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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렬의 음악 평론] 국립오페라단의 ‘라 보엠’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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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렬의 음악 평론] 국립오페라단의 ‘라 보엠’ 평론
  • 이석렬 논설위원
  • 승인 2018.12.2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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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의 낭만과 애환을 고양시키는데 부족함이 있었던 공연!

                                                               음악평론가 이석렬

지난 12월 6일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는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전막 공연 ‘라 보엠’이 펼쳐졌다. 이번 공연은 지휘자 성시연이 지휘를 맡고 마르코 간디니가 연출을 맡았으며, 무대 디자인의 로익 티에노, 의상의 시모나 모레시, 조명의 라포니 빈센초 등이 함께 해서 아름다운 비극 ‘라 보엠’을 무대에 올린 것이었다.

이날의 출연진들은 미미 역을 맡은 이리나 룽구를 제외하면 모두가 한국의 성악가들이었다. 로돌포 역의 정호윤, 무제타 역의 강혜명, 마르첼로 역의 이동환, 콜리네 역의 박기현 등이 주요 캐릭터로 활약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출연 가수들의 노력과 연기력이 적게 않게 작용했지만 공연의 흐름과 인상이 그다지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국립오페라단의 이번 공연 ‘라 보엠’은 적지 않은 박수를 받은 공연이었지만 공연의 정서적 차원에서는 부족한 면이 있었다. 이날의 반주를 맡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작품의 분위기를 고양시키기에는 정서적으로 부족한 면이 있었다. 이는 지휘자 성시연의 작품 해석 스타일에서 비롯된 바가 컸다.

성시연이 지휘한 오케스트라 연주는 연애와 애환의 감정이 중심을 이루는 이 작품에 그다지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 연애의 감정이 주류를 이루는 이런 오페라는 교향곡과는 다른 심층부와 흐름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통속 오페라의 분위기와 애절한 감정을 인정한다면 이번에 지휘자가 지향한 해석과 연주는 감정의 충만함이 부족한 ‘라 보엠’을 낳는데 기여했다고 본다.

이날의 무대 세팅은 단아하고 참신한 면이 있었다. 1막과 4막에 등장한 로돌포의 다락방은 무대 바닥에서 어느 정도 위로 올라가 있어서 나름대로 참신한 면모를 보였다. 그렇지만 공연의 결과로 볼 때 이 다락방은 가수들의 이미지와 동선들이 지나치게 정적인 차원으로 귀결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무대에서의 생동감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았다.

이날의 성악가들 중에는 마르첼로 역의 이동환과 미미 역의 이리나 룽구 등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 외의 성악가들도 나름대로의 열정과 기량을 보여주었다고 본다.

국립오페라단의 이번 공연 ‘라 보엠’은 성악가들의 열정과 노력, 단아한 무대 세팅들이 엿보인 공연이었다. 그렇지만 무대 세팅과 연출의 차원들이 좀 더 활력 있는 차원으로 다가갔으면 좋았겠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다. 이러한 면모들은 원작의 심층부와 어울리지 않는 지휘자의 해석과 함께 해서 작품 속의 낭만과 애환을 고양시키는데 좋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

따스한 호흡과 애달픈 교감들은 ‘라 보엠’에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다. 이번 겨울에 공연된 국립오페라단의 ‘라 보엠’은 좀 더 부드럽고 애달프고 생동감이 넘쳐야 하는 공연이었다.

  

 

 

 

 

이석렬 논설위원 sungny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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