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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연극] 58년 개띠 '베이비 붐' 삶과 꿈 - '오팔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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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연극] 58년 개띠 '베이비 붐' 삶과 꿈 - '오팔주점'
  • 이상재 기자
  • 승인 2018.12.15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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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것도 사치다…'월, 화, 수, 목, 금, 금, 금' 일 벌레 소리 만들어낸 58년 개띠
장애인문화신문 김재덕 대표가 '오팔주점' 연극에 대해 함선희 기자와 얘기를 하고 있다. <사진=이성재 기자>

[KNS뉴스통신=이상재 기자] 58년 개띠들의 삶에 대한 전문가 장애인문화신문 김재덕 대표가 연극 '오팔주점'에 카메오로 깜짝 등장한다. 극중 배역은 곡성 중국집 배달원. 잠깐 스쳐가는 배역이지만 극중에 참여하는 자체가 존재감이 있는 자부심이라는 설명이다. 김재덕 대표에게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58년 개띠들의 삶과 애환이 담긴 연극 '오팔주점'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들어봤다. 

연극 '오팔주점'은 장기봉 총감독이 연출한 극본으로 '베이비 붐' 세대를 문화와 예술이 합친 경제적 가치를 승화시킨 작품이다, 사실적 묘사로 연극 무대에 한번도 서 본 일이 없는 58년 개띠들이 58일동안 피나는 연습으로 당시 상황을 대중에게 그대로 알리는 상황극은 참으로 쉽지가 않는 일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오팔주점' 축!~환갑 송년연극 출연진 장기봉 감독, 김형호, 전현미, 이윤영, 김선, 박승재 배우<사진=이성재 기자>

'오팔주점' 장기봉 감독이 표현한 연극 극본은 동족상잔으로 빚어진 한국전쟁의 참혹한 실상에서 출발한다. 그나마 살아남은 자에게는 생존이 급선무였다. 이들이 전쟁 폐허를 어느 정도 극복해가고 마음이나마 조금 안정이 되어가면서 아이의 출산율은 급격히 늘어난다. 

특히, 1955년도부터 1963년까지의 출산율은 절정에 다다랐다. 이것이 바로 한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베이비붐' 시대였다.

도시락전쟁~"어랏!~내 도시락이 제일 밑에 있었는데~~?"(축!~환갑 송년연극) <그림=정수일 오팔주점 무대 및 일러스트 감독>

이들이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에 입학하면서 하교시설이 모자라 2부제 3부제 수업은 다반사였고 시골에서는 10리길을 멀다 않고 보따리에 책과 도시락을 싸서 등에 묶고 통학을 해야만 했다. 그래도 인구는 계속 늘어 여자아이들은 고물주놀이하면서도 동생을 포대기에 업고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야만 했다. 미국으로부터 동물사료를 원조받아 만든 옥수수빵으로 점심을 대체하는  아이들도 많았다. 그후 달콤한 카스테라 맛을 처음 보고 빵에 붙은 종이까지 핥아먹었던 기억은 누구에게도 있었다. 심지어 씹다 만 껌까지도 벽에 붙여 놓고 다시 씹던 시절이었다. 육성회비를 못내는 아이들은 늘 교단 앞으로 불려 나가 교실 청소 화장실 청소까지 하면서 가난의 설음을 맛봐야 했다.

먹는 오징어말고~^^ (축!~환갑 송년연극) <그림=정수일 오팔주점 무대 및 일러스트 감독>

중학생 때(소위 뺑뺑이 시대)는 빡빡 캌은 머리로 일제 잔재의 모습의 교복을 입고 어디에나 붙어 있던 국민교육헌장을 영어 단어나 심지어 교훈보다도 우선시로 외워야만 했고 고등학교 때에는 군복을 입은 교련 선생 앞에서 군복 아닌 군복(교련복)을 입고 목총을 들고 총검술까지 해야만 했다. 하물며 여학생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제복에 구급낭을 메고 제식훈련까지 하는 상황 이었다. 실로 어린 고교생까지 비정규군의 역활을 해야만 했던 시절이었다.

청바지에 장발 통기타~우리들의 젊음은 그러했지 ~ 아날로그가 그립다 58들아!!! (축!~환갑 송년연극) <그림=정수일 오팔주점 무대 및 일러스트 감독>

이들이 다시 대학에 들어갔을때 서양의 해피 문화, 록 음악 등이 도입되면서 장발과 미니스커트가 유행됐다. 이에 정부는 풍속을 해치는 퇴폐 문화라 해 경찰까지 동원 단속하며, 즉결재판이라는시대 풍속까지 만들어 냈다.

밤 12시 야간통행 금지 속에 통행을 피할 겸 끓어오르는 정렬을 주체 못 해 나이트클럽과 고고 장을 전전 끓어오르는 젊은 열기를 분출해보기도 하고 음악다방에서  DJ를 통해 팝 음악과 포크 음악을 들으며 낭만을 즐겼다. 캠퍼스 잔디에 앉아 시를 읽고 문학과 예술을 사랑하며, 그 사이에서도 애틋한 사랑의 추억은 만들어 졌다. 가난하여  학업을 못한 이들은 생존을 위해 공장으로 가정부로 버스안내양으로 모진 고생을 하며 또 밤까지도 학업의 끈을 놓지 않고 이뤄가는 눈물겨운 풍경도 있었다.

삼청교육대~"우우우~우~우 나, 지금 떨고있뉘? (축!~환갑 송년연극) <그림=정수일 오팔주점 무대 및 일러스트 감독>

민주화를 염원하는 그들의 저항에 당시 정권은 사회정화라는 핑계로 삼청교육대를 만들고 그곳에서 억울하게 육신과 영혼까지 파괴되어가는 양심의 지성도 간혹 볼 수 있었다. 광주민주화운동 때는 공권력 앞에 서로서로 적으로 여겨야만 하는 가슴 아픈 일가지 겪어야만 했다. 그런 아픔을 딛고 그들은 그 시절 불과 연 국민소득 2000불을 지금에 와서 3만 불이 넘어서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쉬는 것도 사치인 양 일 벌레 소리를 들으며 "월, 화, 수, 목, 금, 금, 금" 이란 신조어가 생겨났고 그 열정으로 한국 중흥의 또 다른 기틀이 도는  중동의 건설 붐 속에 사막 모래바람을 뚫고 건설한 신화를 만들어냈다. 슬픔, 좌절, 시간을 맛봤고 풍요의 달콤함도 맛보앗던 그런... 그랬던 베이버부머세대 들이 이젠 기성 사회에서 물러나고 있다. 아니 밀려나고 있다. 부모를 모시는 것이 당연시되었고 나라에 충성하고 열심히 일만 하는 것이 사명인것처럼 여겨왔던 그들...

58년 개띠들의 현실 -죽어라 올라왔는데~멈출까?~이제 내려갈까??? (축!~환갑 송년연극) <그림=정수일 오팔주점 무대 및 일러스트 감독>

세대별로 신세대, X세대, N세대 등의 독특한 칭호도 못 받았던 말 그대로 낀 세대, 샌드위치 세대로 전락하고 말았다. 배고픔에서 풍요함을 이뤘고 반민주에서 민주를 찾았다. 낭만을 알았고 자유의 소중함도 애틋한 사랑의 절절함도 느껴보았다. 이렇게 살아온  이들이 정열로 못다 한 사랑의 무언가를 말하기 위해... 지금도 그들은 아직 우리나라 인구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의 젊은 세대와 아직 살아있는 부모 세대들 한테까지도 눈물을 삼키고 참아왔던 이야기는 물론 숨겨야만 했던 슬프고 아타까웠던 사랑의 이야기 또 앞으로 펼치고 픈 우리들의 남은 이야기를 그리고 아직도 식지 않고 남아 있는 우리의사랑과 예술에 대한 열정 밝은 웃음까지도 그려 낸 '오팔주점' 낭만연극이다.

'오팔주점' (축!~환갑 송년연극) 아니!~이 사람이 오팔주점 응원을 다하네그려~^^ <그림=정수일 오팔주점 무대 및 일러스트 감독>

이상재 기자 sjlee19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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