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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대표 문화시론] 서로를 존중하며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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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대표 문화시론] 서로를 존중하며 사랑하자
  • 이인권 논설위원단장
  • 승인 2018.11.19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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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KNS뉴스통신 논설위원단장 [자료사진]

◇ 대중매체 셀럽들이 내뱉는 ‘디스’의 말 한마디

요즘 다중매체 시대에 텔레비전의 채널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러다보니 유독 예능 프로그램들이 식상함을 줄 정도로 판을 친다. 아마 그것은 세상의 조류가 감각적이고 말초적인 쾌락 중심으로 흐르기 때문일 것 같다. 

문화가 ‘재미(fun)'라는 요소를 담아내야 대중의 관심을 끌어 시청률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일 것이다. 한 마디로 요즘 문화는 즉시적인 대중성을 녹여내야 하는 ’컬테인먼트(cultainment -‘culture’와 ‘entertainment'의 합성어)' 시대다.

이 급변하는 다매체 시대를 주름잡는 것은 역시 우리 사회에서 출세한 유명인 곧 셀럽들이다. 채널을 돌려보면 그 사람 그 사람들이 회전문식으로 돌아가며 출연한다. 그 프로들을 보면서 종종 그 유명인사들이 하는 말이 언짢을 때가 있다.

그저 무심코 한 말이겠지만 곱씹어 보면 대중 영상매체에서는 여과되어야 한다고 생각되는 표현들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특정 직종에 대한 시쳇말로 ‘디스’다. 과거 수직적인 관념으로 직업의 귀천을 따지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내가 이 자리(스타)에 안 왔으면 중국집 배달부가 됐거나 시장통에서 장사나 했을 거죠”와 같은 표현들이다.

물론 의도된 직설적 폄하는 아니지만 그 말속에는 특정 직종을 경시하는 심리가 깔려있다. 그럴 때마다 그 분야 직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떠올라 괜스레 쭈뼛쭈뼛해진다. 어디에서든 생업 현장에서 TV를 보며 그런 발언을 들으면 그 분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그분들에게는 그 종사하는 일이 중요한 생활의 터전일 텐데 말이다. 또 그분들대로 자긍심도 지니고 있을 것이다. 이것은 우리사회의 상징적인 한 단면이다. 무의식 속에 신분 우열의식과 출세지향주위가 깊게 배어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사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덕목이 있다.

◇ ‘존중’은 상호 인간관계의 쌍방향적 소통 근본

존중(尊重). 바로 그것이다. 존중의 사전적 의미는 ‘높이어 귀중하게 여김’이다. 인간은 누구나 높임을 받아 귀중하게 여겨지기를 갈망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특별한 인적 요소를 대상으로 하는 존경과 인간의 모든 가치물을 대상으로 하는 존중은 비슷하지만 다른 느낌의 말이다. 여기에서 존중의 대상이 되는 것은 사회적 가치와 개인적 인간성, 그리고 물리적 소유성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존중은 이 세 가지 요소들에 대해 ‘나’와 ‘너’를 평등한 입장에서 소중하게 대해주는 자세다. 그렇기에 존중은 쌍방향적이며 소통적이어야 한다. 상대방을 긍정적으로 배려하며 귀중하게 여기는 사고방식이나 행동양식에서 존중이라는 인간 최고의 덕목은 빛을 발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사회에 존중은 나에 대한 것만 소중하다는 편향성과 일방성을 띄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존중은 ‘상호(相互)’라는 개념이 중요하다. 인간을 중심으로 서로의 가치관, 인격성, 소유물을 존중하는 바탕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그것이 선진사회와 행복국가의 바탕이다.

최근 우리 사회가 각 분야에서 ‘갑질’과 ‘미투’로 논란이 일었다. 바로 존중의 세 가지 가치를 망각한 체 자신의 우월적 지위로 허세를 부린 결과다. 그중에서도 자신의 지위가 됐던 물질이 됐던 소유물을 악용해 남을 경시하며 가치 없게 취급해 버린 것이다. 

자기에게로만 향한 존중심은 사람을 교만하고, 오만하고, 거만하게 만든다. 냉정히 말하면, 그것은 존중이라는 말 자체를 쓸 수도 없다. 한 마디로 존중이 결여된 사회는 지나친 자만심이나 근자감(根自感)으로 쉽게 물들 수 있다. 이런 행태는 분명 존중감의 대척점에 서 있다.

◇ '출세‘ 보다 ‘성공’ 패러다임이 존중의 문화 핵심

사람이 자만심을 갖게 되면 겸허함과 절제감을 잃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과대평가해 결국 과오를 저지르기 싶다. 그래서 탈무드에서는 자만을 어리석음으로 규정짓는다. 우리 사회는 외형적 위상 곧 재력, 권력, 명예로 사람을 재단하는 속물성이 지배한다. 앞서 언급한 유명 연예인의 발언처럼 말이다.

이제 존중이 우리 사회의 덕목이자 가치가 되려면 의식이 혁신돼야 한다. 지금 같이 세상적 ‘출세’보다 진정으로 개인적 ‘성공’의 값어치가 인정받는 문화의 정착이 필요하다. 출세는 남보다 뛰어나야 한다는 경쟁의식과 서열주의를 우선 시 한다. 오죽했으면 우리 사회를 ‘지위경쟁사회’라고까지 했을까.

출세는 상호 관계를 수직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며 성공은 수평적인 시각에서 접근하는 사회적·개인적 삶의 방식이다. 갈수록 우리는 돈, 권력, 명예라는 외면적 기준으로 사회적 위계가 결정돼 ‘갑’이 되는 출세를 꿈꾼다. 하물며 청소년들의 미래 목표도 단연 물질주의적이게 된 요즘 세태다.

그런데 지금 세상의 흐름이 수평적인 패러다임으로 바뀌고 있다. 여기에 상호 존중의 미덕은 값진 가치가 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서로가 존중하는 가정, 사회, 조직, 국가는 가장 이상적인 경지다. 소유의 정도가 아니라 서로의 가치관과 인격권이 더 중시되는 사회가 곧 존중이 문화가 되는 공동체인 것이다. 존중이 뿌리를 내리면 사회적 활력과 생명력을 새롭게 한다. 그러면 사회적 안정과 평화를 회복하는 '녹색화(Greening)'가 실현될 수 있다.

◇ ‘사랑(LOVE)’이라는 이름의 존중은 지금의 시대정신

한편, 존중의 또 다른 이름은 서로에 대한 ‘사랑’이다. 사랑이라는 영어 ‘LOVE’는 5,000여 년 전 인도 유럽피언 고대어에서 비롯된다. 원래 이 단어는 네 가지 요소를 담아낸 뜻이었다. 그 네 가지 요소는 ‘배려(care)’, ‘인정(approve)’, ‘믿음(believe)’, 그리고 ‘바람(desire)’이었다. 그 네 가지를 압축하면 바로 존중이다.

그런데 흔히 우리는 사랑을 말하면서도 상대방에 대해 바라는 것을 우선 시 한다. 그에 앞서 배려, 인정, 믿음이라는 가치가 실천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면서다. 만약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 서로를 사랑한다면 존중받는 삶이자 성공한 인생이 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행복감이 깃든 사회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그렇게 보면 존중은 인간을 행복으로 꿰어주는 실과 바늘이다.

독일 철학자 게오르크 헤겔은 ‘어느 시대든 그 시대를 규정짓는 정신이 존재하며 개인이 시대정신을 뛰어넘을 수 없는 것’이라 했다. 지금 이 시점 우리의 새로운 시대정신은 존중이어야 한다. 지금까지처럼 개인의 존엄성이나 자존감이 집단적 자아 속에 묻혀버리지 말아야 한다. 존중은 인간의 모든 활동을 관통하는 사람만의 고유한 품격이기 때문이다. 

이제 모두 서로를 존중하며 사랑하자!

                                                               

■ 이인권 논설위원단장은...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 겸 문예진흥실장과 13년 동안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CEO)를 지냈다. ASEM ‘아시아-유럽 젊은 지도자회의' 한국대표단,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FACP) 부회장,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부회장, 한국공연예술경영협회 부회장, 국립중앙극장 운영심의위원, 예원예술대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공연예술경영인대상, 창조경영인대상, 대한민국 베스트퍼스널브랜드 인증, 2017 자랑스런 한국인 인물대상, 문화부장관상(5회)을 수상했으며 칼럼니스트, 성공강연가, 문화커뮤니케이터, 긍정경영 미디어 컨설팅 대표로 있다. <긍정으로 성공하라> <경쟁의 지혜> <예술경영 리더십> <문화예술 리더를 꿈꿔라> <석세스 패러다임> 등 14권을 저술했다.

 

 

 

 

 

 

 

이인권 논설위원단장 success-ce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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