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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대표 문화담론] 한국 영어능력지수와 핀란드의 영어소통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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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대표 문화담론] 한국 영어능력지수와 핀란드의 영어소통 비결
  • 이인권 논설위원단장
  • 승인 2018.10.3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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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EF 영어능력지수, 한국 56.27점으로 세계 31위… '영어능력을 경쟁 핵심요소로 전 세계가 인식"
이인권 KNS뉴스통신 논설위원단장

글로벌 교육기업 EF(Education First)가 매년 공개하는 비영어권 성인을 대상으로 한 ‘2018 EF 영어능력지수’(EF English Proficiency Index)에서 한국이 56.27 점으로 세계 31위를 차지했다. 전체 국가별 등급으로는 보통 수준이다. 

이 발표에 의하면 스웨덴 1위를 비롯해 10위권 내 8개국의 유럽 국가들이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섰다. EF가 이번에 새롭게 발견한 영어 능력과 사회 현상과의 상관관계 중 하나는 ‘영어를 사용하는 사회가 더 평등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EF 연구 조사를 담당한 민 트란 총괄 연구원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영어가 중요한 핵심 요소로 인식되면서 세계적으로 국가나 개인이 한층 더 영어교육에 투자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 했다"고 밝혔다. 분명 영어는 국제공용어로 글로벌 시대의 경쟁력 요소가 된다. 그래도 한국인의 영어 실력이 세계 중상위권에 드니 어느 정도 경쟁력은 갖춘 셈이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모든 국민이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 것이기 보다 세계인이 공통으로 쓰는 언어를 배우면서 그 언어가 통용되는 선진 사회적 가치 곧 ‘글로벌 스탠더드’를 체득하는 것이다. 앞서 EF 의 분석대로 영어 사용국이 더 평등한 경향을 보인다고 했듯이 그러한 평등성, 투명성, 공정성 등과 같은 선진 가치를 구현하는 매개체로서 영어의 역할이 긴요한 것이다.

이런 계제에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나라 중에서 영어역량을 자랑하는 핀란드는 우리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들은 모든 국민들이 자유자재로 영어 소통을 하면서도 고유의 문화적 정체성을 잘 간직하면서 글로벌 시대 경쟁력을 누리며 최고의 행복지수를 나타내고 있다. 영어경쟁력은 뛰어나면서도 우리나라처럼 비싼 돈을 들여가면서 "영어 공부“에 매달리지는 않는다.

핀란드의 학생들은 “영어를 재미로 가지고 놀면서” 자연스럽게 영어와 가까워지는 영어 친화적 환경 속에서 외국어를 익힌다. 어릴 때부터 게임이나 인터넷의 오락거리를 즐기면서 영어를 터득한 핀란드 국민들은 70%가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핀란드는 우리나라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합쳐놓은 ‘종합학교’(comprehensive school)에서 기초교육이 이루어진다. 스스로 ‘수오미’(Suomi)라고 부르는 핀란드어와 스웨덴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는 핀란드는 학교에서 외국어에 비중을 많이 둔다. 그래서 핀란드 학생들은 모국어 외에 공용어인 스웨덴어를 학습하며 영어를 배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핀란드 학생들에게 있어 영어는 공부가 아니라 일상생활 가운데 누리는 취미이자 도락처럼 인식되고 있는 점이다. 그들은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며 영어를 힘겨워 하지도 않는다. 단지 그들에게 영어는 기분 좋은 긴장일 뿐이다.

그들은 우리처럼 입시나 취업을 위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핀란드 교육정책 강령에 나와 있는 대로 세계 시민된 도리를 다하기 위해 외국어를 닦는다. 말하자면 자신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세계 시민 정신'(cultural identity and internationalism)을 높이자는 목표다.

이처럼 국어와 산수보다도 오히려 외국어에 더 관심을 두고 있는 교육 풍토임에도 핀란드는 한국처럼 영어학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영어과외가 판을 치지도 않는다. 그저 어릴 적부터 영어라는 환경에 자연스럽게 노출되어 있을 따름이다.

이렇게 국가 교육정책에서 모국어보다도 외국어를 중시한다 해서 찬반의 격론을 벌이지도 않는다. 전 국민의 대다수가 영어를 자유자재로 말한다고 해서 자신들의 문화와 전통이 훼손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핀란드인들은 외국어를 배우면서도 그들의 잡초처럼 강인한 전통적 생명력인 이른바 ‘시수’(Sisu)를 지켜나간다. 그런 강소국가 핀란드는 국가경쟁력, 국제학력평가, 정부의 투명성, 국민행복지수, 가장 살기 좋은 나라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항상 세계 최고를 달리고 있다. 

핀란드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영어를 유희삼아 배운다는 것은 이미 그 자체로 지식과 정보가 풍부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어쨌든 인터넷에서 영어를 매개로 서핑을 한다는 것은 그들의 모국어로 검색하는 것과는 정보량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핀란드의 모국어도 한국어처럼 영어로 저장되어 있는 정보량에 대하면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다른 말로 하면 영어를 가지고 지식과 정보 “놀음”을 즐기는 핀란드 사람들은 지식 정보 콘텐츠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는 핀란드인들이 스토리텔링에 능하고 콘텐츠 커뮤니케이션이 강하다는 뜻이다. 그것이 바로 세계 최고의 잘사는 나라로 등극하게 하는 경쟁력인지도 모른다.

21세기에 지식은 곧 정보다. 지식이 소극적인 의미를 띤다면 정보는 적극적인 개념이다. 정보는 현대의 지식기반사회에서 경쟁의 첨단병기다. 지금처럼 정보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정보집약사회에서는 국가 간의 정보 격차가 국력의 차이가 되어있다. 그리고 개인 차원에서도 어디서(Know-where) 어떤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느냐(Know-how)에 대한 정보 자체가 중요하게 되었다.

이런 정보 우선 시대에 영어 능력을 갖춘다는 것은 분명 커다란 이점이다. 아니 영어는 현대 사회생활이나 조직생활에서 꼭 필요한 ‘경쟁정보’(CI . Competitive Intelligence)를 획득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어를 터득하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정보마인드가 생기게 된다. 새로운 것을 알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해진다. 무엇이든지 새로운 지식을 찾아내려 하고,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도 그것을 더 깊게 파헤치기 위해 방대한 영어 사이트를 뒤지고 싶은 갈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영어 능력을 갖추게 되면 십중팔구 영어 인터넷을 통한 지식 탐구의 갈증을 느끼게 되면서 ‘정보민감증’(Information Anxiety)에 빠져들게 된다. 다시 말해 우물 안에서 손바닥만 한 세상을 보는 데 만족해하지 않고 널따란 들판에 나가 우주 같은 세상을 보고자 하는 열정이 생긴다.

2007년 <세계여성포럼>이 서울에서 열렸다. 당시 이 포럼에 초청된 앨빈 토플러는 한국의 여성 지도자들에게 지식기반경제를 이끌어가는 것은 ‘근육의 힘’이 아니라 ‘두뇌의 힘’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리고는 덧붙여 말했다.

“국내 소식만 읽지 말고 해외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한 정보도 부지런히 습득하십시요. 나는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영어판을 날마다 읽습니다. 그것은 《뉴욕타임스》와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분석한 글들을 만날 수 있어서 입니다.”

분명 지식은 힘이다. 그리고 정보는 파워다. 여기에 영어는 지식의 힘과 정보의 파워를 움직이는 지렛대이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우리 고유의 정신적 주체성과 정체성을 견지하며 문화를 교류 전파하고 글로벌 시대에 다원성과 개방성과 포용성을 높이는데 있다.  

■ 이인권 논설위원단장은...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 겸 문예진흥실장과 13년 동안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CEO)를 지냈다. ASEM ‘아시아-유럽 젊은 지도자회의(AEYLS)' 한국대표단,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FACP) 부회장,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부회장, 한국공연예술경영협회 부회장, 국립중앙극장 운영심의위원, 예원예술대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공연예술경영인대상, 창조경영인대상, 대한민국 베스트퍼스널브랜드 인증, 2017 자랑스런 한국인 인물대상, 문화부장관상(5회)을 수상했으며 칼럼니스트, 문화커뮤니케이터, 긍정경영 미디어 컨설팅 대표로 있다. <긍정으로 성공하라> <경쟁의 지혜> <예술경영 리더십> <문화예술 리더를 꿈꿔라> <석세스 패러다임> <영어로 만드는 메이저리그 인생> 등 14권을 저술했다.

이인권 논설위원단장 success-ce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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