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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양 칼럼] 암호화폐 채굴(Mi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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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양 칼럼] 암호화폐 채굴(Mining)
  • 크리스 양
  • 승인 2018.10.2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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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양 박사
▲ 크리스 양 (Chris Yang) 박사

암호화폐 채굴(Mining)이란 우선 모든 참여자가 블록을 나눠 가진 후, 블록 내에 들어 있는 암호를 풀면 일정한 보상을 받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참여자들이 블록에 담긴 암호를 해독하고 검증해 새로운 블록을 인정받게 하는 절차인데 비트코인을 비롯해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등이 채택해 적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암호를 많이 해독할수록 많은 암호화폐를 얻을 수 있으며 암호를 너무 빨리 풀 경우 과도한 보상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미 풀린 암호 해독량에 비례하여 연산 난이도는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채굴의 수익성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악화되는데 현재는 개인이 투자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실제 지난 4월 모건스탠리의 찰리 챈 애널리스트는 kWh당 0.03달러라는 낮은 전기요금을 가정하고 대형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의 손익분기점을 8천600달러 선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10월 20일 현재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6,40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으니 현재시점에서 2,200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물론 반론도 있다. 반론의 근거로는 채굴에 필요한 그래픽 카드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 또 암호화폐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 여기에 더해 트레이딩과 ICO(암호화폐공개) 대비 안정성을 들고 있다. 무엇보다 채굴은 트레이딩이나 ICO 투자보다 할애하는 시간이 거의 없다는 점과 매월 들어가는 전기요금만 지불하면 비교적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하지만 근래 들어 채굴의 가장 큰 이슈는 수익성이 아니다. 이보다 더 큰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바로 컴퓨터 채굴이 지구온난화를 부추기는 것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암호화폐가 미래의 화폐라는 혁신적 슬로건을 내걸고 등장했으나 오히려 에너지 자원 낭비와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아예 퇴출당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막대한 전기를 소모하고 지구온난화를 심화시키는 암호화폐 채굴이 각국 정부의 규제로 사라질지, 아니면 앞으로 보다 향상된 새로운 채굴 기법이 나와 문제점이 해소될지에 주목해 봐야 하는 시점이다. 아무리 암호화폐가 유익하다 하더라도 인류에게, 더 나아가 지구상의 모든 생물에 해악을 끼친다면 어느 누구도 존재 가치를 인정할 수 없을 것이다. 암호화폐가 이 시대의 피할 수 없는 역사적 흐름이라 한다면 이젠 신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새로운 채굴 방식이 선보여야 될 때이다.

다행스럽게도 기존의 비효율적인 채굴 방식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업계에서도 폭넓게 추진되고 있다. 러시아에서 캐나다로 이주한 천재 프로그래머 비탈릭 부테린, 그가 창안한 이더리움은 최초엔 PoW채굴방식을 채택하였으나 지금은 PoS 방식으로 전환하는 중이다. 그는 PoW 방식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킨다는 사실을 알고 PoS로의 전환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또 은행 간 거래에 최적화된 리플은 아예 처음부터 100% 선 채굴을 하여 발행형 코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소수의 채굴자를 투표로 뽑거나 지정하는 DPoS라는 방식도 등장하여 컴퓨터 채굴의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QR Code를 광고와 융합하여 코인을 채굴하게 만드는 방식도 인기를 끌고 있다. 대중에게 익숙한 QR Code에 코인을 랜덤으로 저장시키면 광고주가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부착하고, 사용자들은 이를 스캔해서 코인을 채굴한다. 암호화폐와 현실 세계를 연결시키는 수단으로 인지도가 높은 QR Code를 활용했다는 것이 특이하다. 물론 이 방식도 선채굴된 코인을 다시 드롭하는 방식으로 응용한 것이므로 PoS라고도 불린다.

그 외에 아예 컴퓨터 채굴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와 아이디어들도 있다. 예를 들어 SNS상에  글을 올리면 커뮤니티의 투표를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코인이 있는가 하면, 포켓몬고처럼 가상현실 콘텐츠를 만들어 암호화폐를 채굴할 수 있도록 만든 코인도 있다. 또 현실세계의 포인트나 마일리지를 암호화폐로 전환하여 교환하는 방식의 코인도 신선한 아이디어로 평가받는다. 모두 컴퓨터 없이도 암호화폐를 채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가 화폐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가치의 급변동성은 상하한 가격 제한폭이 없고 24시간 365일 전 세계에서 거래되는 시장 상황과 맞물려 암호화폐를 보유한 투자자들조차 불안하게 만든다. 실제로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앤영이 한국 시간으로 10월 20일 발행한 ‘2017년 ICO 실적 보고서’에 지난해 ICO 프로젝트 중 전체 모금액의 87%를 차지하는 상위 141개를 검토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약 1년이 흐른 현재 이들 프로젝트의 86%는 상장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며, 그 중 30%는 완전히 가치를 잃은 것으로 나타난 것을 보면 이것이 과연 앞으로도 화폐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을까 의심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최근 암호화폐가 화폐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로 기존의 지적들을 극복하려는 시도들이 눈에 띄고 있다. 암호화폐를 디지털화폐로 전환해 실제 결제에 사용하거나 아예 설계 단계에서부터 실생활에 쓰이도록 개발한 암호화폐들이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암호화폐를 활용한 결제가 활성화되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유명 쇼핑몰인 ‘오버스톡’과 ‘뉴에’는 이미 암호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정착시켰다. 일본의 전자제품 유통업체 ‘빅카메라’의 경우 일부 서비스에서 암호화폐를 받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직불카드를 통해 달러와 연동시킬 수 있는 비트페이와 코인베이스 등도 있다. 이 업체들은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를 보관하거나 ‘비트페이카드’를 통해 달러로 환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미국 내 비자카드 가맹 현금인출기라면 어디에서든 달러환전이 가능하다.

물론 국내 사례도 있다. 빗썸은 최근 암호화폐를 디지털화폐로 전환해 실생활에서도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빗썸캐시’ 서비스를 도입하였다. 빗썸캐시는 스마트폰에 설치된 빗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결제와 확인이 가능하다. 앞으로는 빗썸캐시로 전국 오프라인 매장 6000곳에서 결제를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한다.

음식 배달 서비스에도 암호화폐를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배달의민족과 식신 등이 참여하는 한국푸드테크협회는 애플리케이션에서 암호화폐를 활용해 결제하고, 주문 이력을 볼 수 있는 서비스 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 또 베리드코인은 최근 한국외식산업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암호화폐를 베리드코인으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시스템 구비가 완료되면 외식산업협회 가맹점에서 베리드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고, 적립된 포인트를 다른 암호화폐로 전환할 수도 있다. 현재까지는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연동할 수 있으며 추후 퀀텀과 이오스가 추가될 예정이라고 한다.

금융권에서도 암호화폐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화폐를 발행하고, 실제 결제에 사용하는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LG CNS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위비코인’을 개발했다. 현재는 LG CNS 연구단지에 시범적으로 운영 중이며, 단지 내에서 위비코인을 이용해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추세는 투기성이 짙다는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임과 동시에 실생활에 쓰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암호화폐 업계의 절박한 인식에 따른 자연스런 움직임으로 이해된다. 실체가 없다는 느낌을 주는 암호화폐를 일생생활 속에서 사용하면서 그 편의성과 응용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심어준다면 인식 변화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 생각하게 된 것이다.

현재의 과도기적 단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암호화폐를 쓸 수 있는 플랫폼 자체가 늘어나야 한다는 과제가 있는 셈이다. 다행스럽게도 올 하반기 들어 암호화폐가 게임이나 SNS 등에서 실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되고 있으며, 활용되는 암호화폐의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내년 초까지 다양한 서비스들이 출시를 예고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비전을 제시하는 경쟁을 지나 누가 실제로 활용되는 암호화폐를 만들 수 있느냐의 경쟁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겠다.

ICO란 암호화폐공개, 초기코인공개로 불리는 기업의 자금 조달 방식이다. 새로운 암호화폐를 발행해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투자금을 모아 사업을 시작한 후 그에 상응하는 토큰(암호화폐)를 제공한다. 주식 공개 모집을 의미하는 IPO와 유사하다고 이해하면 쉽다. 최초의 ICO는 2015년 7월 공개된 이더리움이다. 이더리움 개발자인 비탈릭 부테린은 당시 이더리움을 공개하면서 비트코인으로 투자금을 받은 뒤 이더리움을 지급하는 방식을 채택해 성공적인 ICO를 이끌었다. 이더리움 이후 진행되는 ICO는 주로 백서형태로 나온다. 백서에 사업 계획과 로드맵을 제시하고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으로 초기 투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이 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암호화폐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리버스 ICO가 늘고 있다. 리버스 ICO는 기존ICO와 달리 그 주체가 알려진 기업인 경우를 의미한다. ICO 앞에 ‘반대’를 의미하는 리버스가 붙은 이유다. 이미 상용화된 기업이나 플랫폼이 주체가 돼 ICO를 진행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백서에만 의존해야 하는 일반 ICO보다 투자자 신용 측면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특징이 있다. 대표적인 리버스 ICO의 사례로는 메신저 서비스인 텔레그램을 들 수 있다. 텔레그램은 올 초 프라이빗 투자자들에게 진행한 리버스 ICO를 통해 17억달러의 투자금을 모아 ICO 사상 최대 금액을 경신했다.

텔레그램 뿐만 아니라 여러 거대 글로벌 기업들이 리버스 ICO를 통해 막대한 자금 조달에 성공하는 모습에 고무된 국내에서도 IT업계를 중심으로 리버스 ICO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을 통해, 카카오는 카카오G를 통해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리버스 ICO가 진행될 경우 ‘라인 코인’이나 ‘카카오 코인’ 등이 발행될 수도 있는 셈이다.

이런 리버스 ICO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비판적인 입장에서는 리버스 ICO에 대한 우려가 크다. 대기업이 주축이 되는 리버스 ICO가 자칫 스타트업의 앞길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상화폐가 갖는 ‘탈중앙화(Decentralization)’의 본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리버스 ICO가 기업의 새로운 자금 창출 수단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블록체인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대기업의 관심도 커질 수밖에 없으며 리버스 ICO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것이다. 오히려 대기업이 가진 신용도를 바탕으로 보다 안전한 ICO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어느 투자나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인데 리버스 ICO는 그런 리스크를 줄여준다는 측면에서 투자자들에게 더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 크리스 양 (Chris Yang)

양자물리학 박사 

신학석사 

의대수료

Computer Design and Graphic 전산석사

현) Rockwood Land and Housing 대표 

현) 스탤리온 홀딩스 대표

현) 피너클 대표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크리스 양 kns@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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