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2:30 (금)
[이인권의 문화담론] 덕력으로 쌓는 멋진 ‘영웅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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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의 문화담론] 덕력으로 쌓는 멋진 ‘영웅의 인생’
  • 이인권 논설위원단장
  • 승인 2018.10.12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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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일 추억의 금자탑을 쌓는 과정이다"
이인권 KNS뉴스통신 논설위원단장

세상만사가 다 그렇지만 지나고 나서 뒤돌아보면 다 별게 아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더욱 그렇다. 과거를 되짚어 볼 때 좋았던 추억이던 언짢았던 추억이던 모두가 지난 일이 되면 특별할 게 없는 것이다.

한창 때 권력, 재력, 명예를 휘두르던 위치일수록 지나고 보면 “부질없게 느껴지는 것”이 인생진리다. 그래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어느 저명 정치인은 화려한 권력의 꽃도 돌이키면 허업이라 했던가. 그렇지만 사람들은 한 시절 젊을수록 꿈도 갖고 욕망도 지니는 게 인지상정이다.

보편적으로 이런 생각을 갖는 사람들의 심리를 들여다보면 지난 시절을 오로지 사회적 입신출세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은데 대한 회한이다. 그것은 돌이켜 보아 허망해 보이는 세상의 외적 영예를 위해 내적인 가치에 충실하지 못해서일 것이다.

누구나 할 것없이 치열한 경쟁의 쳇바퀴를 쉼없이 돌려야하는 사회구조에서 나만의 가치가 아닌 모두가 추구하는 획일화된 목표를 겨냥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각자 내면의 자존감 곧 자아존중감을 갖기 보다는 표피적인 자존심이나 ‘근자감(根自感)’에 젖어드는 게 십상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행복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인생의 의미와 목적을 내면의 '성취감(fulfillment)'과 '충만감(fullness)'에 두지 않고 외형의 세상적 정욕(情欲)에 두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은 삶의 의미와 동기이며 인간 존재의 완전한 목적이자 목표'라고 했다.

사람은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다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보다도 생활경제나 사회적 성장을 위한 수단 강화를 위해 해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직설적으로 말해 주어진 인생을 살아가면서 먹고 사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할 수밖에 없는 일에 다람쥐 쳇바퀴를 돌려대는 것이다.

사람들은 가슴으로는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머리로는 지금 할 수밖에 없는 일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며 갈등을 빚는다. 이것은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맞닥트리는 현실이기도 하다. 그래서 ‘직장인 사춘기’라는 말이 있다. 10대 시절에 겪었던 괜한 무기력증과 심리적 불안상태에 회사를 그만두고픈 욕구가 치밀어 일에 대한 의욕과 열정이 떨어지는 현상을 가리키는 것이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에 따르면, 설문조사 대상 직장인 중 93.8%가 이런 심리를 겪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들이 조직에서 어떤 물질적인 보상을 받는다 하더라도 충족감과 행복감을 누리지는 못할 것이다. 언제나 마음과 생각이 복잡하게 어지러울 것이 분명하다.

이런 환경 속에서 세월을 보내다보면 언젠가는 인생을 돌이켜 봤을 때 보람과 의미는 커녕 공허함과 소진감만 밀려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한번 흘러간 소중한 시간은 다시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단테는 ‘오늘이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이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설파했다. 또 빌 게이츠는 ‘시간 낭비는 인생 최대의 실수’라고도 했다. 자신에게 선물처럼 주어진 하루하루를 어떻게 값지게 보내는 가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오늘은 내일의 추억거리를 금자탑처럼 쌓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요즘 자신이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직업으로 삼는 ‘덕업일치’가 유행하고 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들은 새로운 가치관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뛰어들려고 돈 버는 것 때문에 해야 하는 일을 박차고 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덕질을 위해 어려운 경쟁을 뚫고 통과해 최고 연봉을 받는 대기업도 마다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 시대 최고의 신화학자인 조셉 캠벨은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자신의 희열을 따르라(Follow your bliss)"고 외쳤다. 그러면 전에 없었던 기회의 문이 열리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만의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여 자신의 기쁨을 따라 가면 새로운 삶을 펼쳐갈 수 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은 각자가 ‘영웅의 여정(Hero's Journey)’을 개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캠벨의 말대로 자신만의 덕력을 쌓아 그에 몰입하여 열정을 쏟는다면 인생은, 삶은 아름다울 것이다. 세상의 영욕에 매이지 않는 자신만의 영웅의 세계를 누리며 훗날에 가서도 후회 없는 값진 인생을 꾸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인권 논설위원단장 success-ce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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