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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내가 살아서 겪은 행복은 셀 수는 있지만 나에 슬픔은 셀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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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내가 살아서 겪은 행복은 셀 수는 있지만 나에 슬픔은 셀 수가 없다
  • KNS뉴스통신
  • 승인 2018.09.2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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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김화일의 눈물로 쓴 편지
전사엽 할머니 <사진=함선희 기자>

저희 할머니는 국가유공자의 딸 입니다.
올해 75세 고희(古希)로 전남 곡성군 옥과면 백암 마을에서 이웃 주산리로 시집을 가서 4남 매를 훌륭히 키워 낸 장한 어머니입니다.

저희 할머니는 6.25 당시 2남 3녀중 막내 딸로 태어나 여섯살 어린 나이에 6.25 동난을 겪어야 했습니다. 전쟁은 당시 많은 피해를 안겼습니다. 그 중에 저희 할머니 두 오빠도 곡성군 경찰관으로 근무을 하던 중 인민군에게 죽임을 당하는 슬픔은 전씨 집안의 기둥이 송두리째  뽑히는 아픔이 되었습니다.

그 일로 전씨 집안 최고 어른인 할머니 아버지는 실음 실음 앓다가 화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머니 또한 정신적 충격으로 오랜 장애를 겪어야 했습니다. 저희 할머니는 어린 나이에 가장이 아닌 가장으로 평생 어머님을 모셨으며 돌아가신 오빠들의 이야기는 곡성군이 쩌렁 쩌렁 울렸다고 합니다.

저희 할머니는 나의 아빠로 비롯해서 2남 2녀를 두었습니다. 당시 자녀들이 초등학교, 중학교 다닐 때 할머니 남편인 할아버지께서 세상을 떠나는 아픔은 죽음 보다 더 견디기가 힘들었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이 풍진 세상 한잔술에...노래를 부를때는... 끝 매듭에  "내가 끝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식이 있었기 때문에 희망이 되었다. 고백은 눈물이었습니다.

내가 흘린 눈물은 이 좁은 세상에 나를 남겨 두고 떠났던 우리 어머니, 우리 아버지, 우리 오빠, 우리 언니, 함께 했던 시댁 식구들... 그 밖에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하나 둘 모두가 다 내곁을 떠나가고 있습니다. 잠자면 나도 어떻게 될지도 모릅니다. 언젠가는 나도 눈물이 멈출때가 있겠지요. 내 스스로 몸이 그만 살라고 할때까지  재미있게 살려고 합니다.

누군가 나에게 물어 봅니다. 항상 웃고 계시는데 행복이 무엇입니까? 그리고 슬픔은 무었입니까?

할머니는 질문에 내가 살아서 겪은 행복은 셀 수는 있지만 나에 슬픔은 셀 수가 없다"라고 합니다.

할머니는 홀로 아버지 형제들을 키우면서 허드렛일을 마다하지 않다 때가 엇그저께 같은데, 지금은 장성하여 손자 손녀들도 잘커주고 있어 뒤늦게 나마 행복이 넘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몸이 말을 잘 안들어 자식들에게 걱정을 끼치는 것이 염려가 된다며 생각만 해도 눈물이 솟는 할머니 입니다.

할머니 이젠 편히 사세요.
할머니 오래 오래 사셔서
손톱도 기르시고 메니큐어도 칠하세요.
생각만 해도 눈물이 솟는 할머니
할머니 저는 할머니에 대한 사랑을 영원히 기억합니다.

 

'국가유공자 딸' 전사엽 할머니와 손자 김화일씨 <사진=함선희 기자>

KNS뉴스통신 kns@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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