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새로 구입하거나 수리를 하려고 안경점에 방문할 때마다 안경세척기구를 유심히 보곤 했다. 작은 스테인리스 그릇에 안경을 담갔다가 빼면 렌즈의 이물질은 물론 기름때까지 말끔히 제거되는 것이 너무 신기했기 때문이다.
수소문해 본 결과 이 기술의 원리는 초음파였다. 스테인리스 통에 진동자를 붙여 강력한 진동을 일으키면 통 안의 물에 파동이 발생해 그 에너지로 이물질을 세척하는 원리다.
사실 매우 간단한 것처럼 보이는 이 기술은 의료기 세척이나 반도체 등 산업용 세척기로 더 유명한데, 세척력이 매우 강력할 뿐만 아니라 안경렌즈에 무리를 주지 않을 정도로 정밀하기 때문이다. 수십 개의 진동자가 초당 2만 번 이상 진동하며 내뿜는 강력한 초음파의 파동이 대상제품에는 손상을 주지 않고, 어떠한 이물질이든 깨끗하게 세척한다.
이러한 진동자의 원리를 이용한 세척기는 이미 우리 생활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있다. 일부 아파트에서는 싱크대에 소규모 초음파 진동자를 설치해서 과일 세척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진동자의 초음파가 과일의 이물질은 물론 잔류 농약까지 말끔히 제거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정식, 중식 등 요식업체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에 사용하던 수압식 식기세척기의 경우 고압의 물줄기를 분사하여 세척하는 방식이라 접시 외에 다른 그릇은 효과적으로 세척하기가 어려웠지만 진동자를 이용한 초음파 식기세척기는 어떤 모양의 그릇이든 물에 담가 놓기만 하면 세척되는 방식이라 효율성 면에서 월등하다.
특히 최저임금이 상승하고 요식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인건비도 내국인 수준에 육박하다보니 최근 들어 초음파를 이용한 세척기는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앞으로 초음파를 활용한 더욱 편리한 제품이 더 많이 나올것으로 기대 된다.
신원초음파연구소 이원익 소장 kns@kns.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