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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현장취재] 진정성 없는 부산 K여고, 성희롱 의혹 교사 직무배제도 사과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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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현장취재] 진정성 없는 부산 K여고, 성희롱 의혹 교사 직무배제도 사과도 없었다
  • 도남선 기자, 장서윤 기자
  • 승인 2018.07.23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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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부산 K여자고등학교 복도에 붙어 있는 대자보. 학생들은 다수의 교사들이 성차별적, 성희롱성 발언을 해 학생들에게 수치심을 안겨줬다고 주장하고 있다.<사진=장서윤 기자>

[KNS뉴스통신=도남선 기자·장서윤 기자] 교사들의 잦은 성희롱·성차별성 발언을 학생들이 대자보와 SNS,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폭로한 부산 K여고가 이같은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교사들을 '직무배제' 하지 않고 학생들과 그대로 접촉하도록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부산 K여고의 관계자는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관련 교사들을 아직 직무배제 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학생들이 주장하는 성희롱과 성차별성 발언의 사실 유무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일부 교사들도 있다는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사실관계 여부와는 별개로,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들과 학생들의 분리는 통상적인 절차다.

이같은 지적을 받자 그제서야 학교측은 "오늘 할거다"라고 말을 바꿨다. 

학교측 관계자는 교사 직무배제와 관련해 "성희롱 발언 수위와 횟수 등을 고려해 교육청과 협의를 거쳐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에 대한 사과가 있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사과를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학교측의 이러한 태도는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여고 학생들은 이미 지난해에도 교사의 성희롱 및 성차별성 발언으로 학교측에 민원을 제기한 바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이번 교사의 성희롱·성차별성 발언 의혹이 불거지기 바로 직전(19일) 열린 학생들과 교사들의 공청회(학교폭력예방교육)에서도 당사자로 지목된 교사는 아예 나타나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자신들이 입은 피해를 한사람씩 이야기하며 울음을 터뜨렸고, 함께 있던 여자 담임교사도 눈물을 보였다.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피해 사실을 호소한 한 학생은 "일부러 선생님들을 모욕을 주려는 것도 아니고 조롱하려는 의도도 전혀 없다. 오로지 당사자 선생님들의 진심어린 사과만이 저희가 바라는 것이다. 제발 학생이 주인인, 인권이 제대로 잡힌 학교에서 다닐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20일 방학식을 한 이 학교는 23일부터 보충수업을 이어가야 하나, 이날 교육청의 학생들에 대한 설문조사와 언론 취재 등으로 정상 수업은 하지 못했다. 대신 24일부터 정상적인 여름방학 보충수업을 진행한다. 

앞서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부산 ㅇㅇ여자고등학교의 실체를 밝힙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부산 oo여자고등학교의 다수의 선생님이 성차별적 발언과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글에 따르면 교사들은 "여자는 애 낳는 기계다", "너희 어머니들은 삭아서 화장해야 된다"는 등의 성차별적 발언을 함과 더불어, ​​임신 키트 이야기를 하며 학생들이 모른다고 하자 "순수한 척하지마라"며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 심지어 "다리 벌리지 마라 oo냄새 난다", "여자는 이렇게 생겨야 한다. 너처럼 생기면 안된다"며 나체 그림을 보여주기도 했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이다.

도남선 기자, 장서윤 기자 aegookj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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