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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정지영 감독, 안성기 주연 '부러진 화살'에 비평가들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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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정지영 감독, 안성기 주연 '부러진 화살'에 비평가들 주목
  • 박세호 기자
  • 승인 2012.01.12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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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비판적 시대감각이 관객 울분과 공감대를 이뤄 ... 흥행성과도 높게 예상

[KNS뉴스통신=박세호기자]  영화 ‘남부군’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는 사회성 짙은 영화작가인 정지영 감독이 복귀하며 2012년을 여는 문제작 “부러진 화살”은 흥행성과 작품성의 어느 한쪽도 빠지지 않는 좋은 영화로 평가받고 있다. 한 때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희대의 ‘석궁사건’ 실화를 토대로 한 탄탄한 구성의 작품으로 설 연휴 가장 주목받는 야심작이다.

현실에서 이런 사건을 만날 때 각계각층시민들의 다양한 반응이 예상되지만 크게는 두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하나는 주인공이 석궁 화살을 시위하며 법의 수호자인 판사를 위협하는 장면은 테러에 방불 하는 사건이며 법치국가의 근본을 뒤흔든다는 점에서 엄벌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석궁사건의 실존인물을 '극화한 캐릭터'에 안성기가 주연을 맡았다

그러나 또 하나의 주장은 한 개인이 사회로부터 말도 안 되는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재판정에서도 약자의 입장을 대변해 주지 않는 부조리의 현장이자, 거대한 벽으로 존재하는 경직된 사법제도에 대하여 엄중한 경종을 울린 것에 동감한다는 입장들이다.

이 영화 “부러진 화살”은 5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소위 ‘석궁 테러 사건’을 바탕으로 한 것이면서도, 등장인물과 에피소드를 영화적으로 '재창조한 작품'이라는 점을 잘 이해해야 하는데 감동적인 스토리 텔링이 그만큼 설득력을 갖는다.

  연기파 배우들이 작품을 빛낸다                                 사진ⓒ 흥미진진 제공

또한 영화사적 의미로는, 정지영감독, 안성기주연의 성공적 만남을 표상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더 가기도 한다. 대학 입시에 출제된 수학문제 오류를 지적한 뒤 해당 대학에서 부당하게 해고된 '김경호'교수 (실제 인물의 실명과 약간 다르다, 안성기 분)가. 교수지위 확인소송에 패소하고 항소심마저 정당한 사유 없이 기각되자, 담당판사를 찾아가 공정한 재판을 요구하며 석궁으로 위협하게 된다는 사건 경과이다.

몸싸움, 판사의 피 묻은 셔츠, 복부의 자상, 부러진 화살에 대한 증언… 등 복잡하게 전개되면서 사건의 파장이 커진다, 김경호는 화살 쏜 일이 없다고 주장한다. 속전속결 끝나가던 재판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엇갈리는 진술!  증거가 될 ‘부러진 화살’은 어디에도 없다.

비타협  김경호의 불같은 성격에 변호사들이 하나둘씩 떠나고  ‘양아치 변호사’ 박준( 박원상 분)의 등장은 재판을 다시 움직이게 만든다. 사무실 운영도 힘들어하는 노동사건 전문 변호사는 빚에 쫓기다시피 석궁 사건을 수임하지만, 비상식적인 재판에 변호사로서 소임을 다하며 김경호의 든든힌 협력자가 된다.

 
 
 

 

 

 

 

 

주인공 역 안성기의 주위에는 분위기에 강한 연기파 배우들이 포진하여 영화적 재미를 더한다. 보이쉬한 매력의 여배우 김지호가 “이건 순진한 다윗과 야만적인 골리앗의 싸움이야” 라고 탄식하면서 진실을 캐는 사회부 기자로 열연한다. 운동권 대학선배 박준이 김경호의 변호사로 선임 받도록 가교역할을 한다. 개성있는 여배우 나영희가  김교수의 아내로 열연하여 ”여보, 잘했어. 그게 당신 모습이야“ 라고 안성기와 호흡을 척척 맞추어 가며 내조의 진수를 보여준다. 그녀는 석궁 사건 선임을 박준변호사에게 의뢰하고, 사법피해자들과 함께 구명운동을 계속하며 이 극의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린다.

이 영화는 흔히 보는 진실을 파헤치는 평면적 법정드라마가 아니다.  사회 모순과 비리에 대한 분노의 일성과 함께 세상의 새로운 이치를 모색해보는 픽션이다. <남부군>을 기점으로 사회문제를 심도 깊게 다룬 작품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해온 감독은 <부러진 화살> 에서도 기득권층 보호에만 앞장서는 집단의 폐해를 꼬집으며 비판적 주제의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영화 "부러진 화살"                                                 사진ⓒ 흥미진진 제공

 안성기는 깐깐하고 고집스러운 캐릭터로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다. 한치의 타협도 용납하지 않고, 선처를 호소하기는커녕 법대로 판결 않는다고 판사들을 꾸짖는다. 피고인이 엄격한 법령 해석으로 오히려 판검사들을 궁지로 모는 장면들은 그 상징성과 흥미만점 양 면에서 작가가 배치한 승부처이기도 하다.

리얼리즘 영화의 성취와 함께 상식과 원칙을 뒤집어보는 혈기왕성 60대 노(老) 감독의 솜씨가 곳곳에서 빛난다.  영화적 동지로서 배우 안성기는 “당시에 힘들었지만 의미를 갖고 한 영화 <남부군> <하얀 전쟁>처럼 <부러진 화살> 또한 그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정지영 감독과의 작업결과에 흐뭇해 하고 있다.

  작품 속에서의 변호사와 피고인

 작품 속에서도 법정은 난공불락의 성이지만, 현실에서 그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2011년 1월 24일, 김O호 교수가 만기 출소한 연표가 사법체제의 높은 벽을 느끼게 해준다.

 

 영화속에서의 재판정
( 1995년 소송 제기, 1997년, 소 항소 기각 및 상고 기각, 2005년 직위확인 소송 , 2005년 확인 소 기각, 2007년 항소 기각, 2007년 1월 15일, 석궁사건, 2007년 징역 4년 실형 선고, 2007년~2008년, 석궁 사건 항소심 1차~5차 공판, 2008년 대법원 상고 기각, 2011년 1월 만기출소함으로써 이 사건은 막을 내렸다.) 
 

 

 

박세호 기자 bc4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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