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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산 S교회 소요사태, 진실은 과연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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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산 S교회 소요사태, 진실은 과연 무엇?
  • 도남선 기자
  • 승인 2018.03.28 0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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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S교회 신도들이 교회 앞에서 "우리교회는 우리가 지킨다", "교인에게 상처주는 목사는 필요없다"는 내용이 적힌 흰 띠를 두르고 시위에 나서고 있다.<사진=도남선 기자>

[KNS뉴스통신=도남선 기자] 6개월만에 신도의 절반이 쫓겨나듯 나간 이상한 교회가 있다. 

남부산 남노회 소속 S교회는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도 신도 100여명 남짓의 작은 교회였다. 신도 수는 작을 지 몰라도 1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모교회를 두고 있어 신도들의 자부심은 더욱 컸던 터다. 

이런 S교회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소요사태로 전체 신도의 절반이 쫓겨나듯 나가고, 신도들끼리 고소고발이 진행되는 등 그야말로 ‘풍비박산’이 난 상태다. 

전통의 S교회에 이 같은 문제가 생긴 원인은 무엇일까. 

# 신도 A씨·장로 B씨, “새로 온 담임목사가 망나니 칼춤 춰” 

매주 주일 예배시간 전후로 ‘교회 정상화’를 외치며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한 신도를 만났다. 

신도 A씨는 “이 모든 게 새로 온 담임목사 때문”이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새로 온 담임목사가 교회를 들쑤셔 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담임목사가 새로 왔는데, 기존의 신도들 가운데 자기 말을 따르지 않는 신도들을 모두 내쫓고 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40여명이 쫓겨난 뒤 S교회의 현재 출석 신도는 60여명 남짓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20여명은 예배에 참석하지 않고 ‘교회 정상화’ 시위에 참석하고 있어 실제 주일 예배 참석인원은 20여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교회운영이 파행을 겪으면서까지 담임목사가 신도들과 갈등을 이어나가는 이유로 A씨는 ‘교회 지배력 강화’를 들었다. 

A씨는 “이 전 원로목사는 이 교회에서 40년을 헌신하셨다. 신도들도 이 원로목사의 목회를 오랫동안 따라 온 나이든 이들이 대다수다. 이들이 새로 온 젊은 담임목사의 말을 듣지 않자 교회 요직에 자기 사람을 심어서 교회를 완전히 자기가 지배하기 위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사정에 밝은 장로 B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B 장로는 “교인들의 마음이 이미 상할대로 상했다. 목사라면, 어떤 교인이든 모두 다 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담임목사는 목사로서의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B 장로는 “원로목사가 40여년간 목회를 했다. 교회를 위해 수십년간 헌신한 목회자를 위해 장로들이 월 사례금을 책정해 생활비 명목으로 원로목사에게 주려고 했다. 그러나 담임목사는 이를 없던 일로 만들어 버렸고, 우리의 결정은 백지가 됐다. 수차례 이의를 제기하자 그제서야 자신의 급여에서 일부를 떼 원로목사의 사례금으로 주기로 했다. 이의를 제기하니까 움직이는 척하는, 원칙 없는 담임목사의 태도에 신도들이 불만을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S교회는 양분 된 상태였다. 

A씨와 B 장로를 포함한 구(舊) 신도파와 현재의 담임목사를 추종하는 신(新) 신도파로 나뉜 것이다. 

B 장로는 “담임목사가 강대상에서 거짓말을 하고 신도들을 이간질 하니 교회가 두 동강 난 것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부산 S교회 신도들이 교회 앞에서 "우리교회는 우리가 지킨다", "교인에게 상처주는 목사는 필요없다"는 내용이 적힌 흰 띠를 두르고 시위에 나서고 있다.<사진=도남선 기자>

# 담임목사 C씨 “20년간 재정문제 있었던 교회의 적폐청산 과정이다” 

담임목사 C씨의 주장은 완전히 다르다. 

C 목사는 현재의 교회 소요사태에 대해서는 쉽게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 사태를 ‘교회 적폐청산’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C 목사의 주장은 이렇다. ▲교회에 20년 이상 재정적인 문제가 있었고 ▲재정장로와 원로목사가 경제공동체라는 것. 

C 목사는 지난 2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교회의 적폐를 청산하는 과정이다. 이전 재정장로와 원로목사가 경제공동체로 횡령 혐의가 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말했다.

C 목사는 “교회 일부 신도들이 재정장로와 원로목사를 횡령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주장했다. 또 “곧 경찰에서 보도자료를 낼 것이니 참고하라”고도 말했다. 

증거자료가 있다며 기자에게 직접 교회로 오면 자료를 보여주겠노라 했다. 이튿날 S교회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으나, C 목사는 기자와 통화를 한지 한시간여만에 약속을 번복했다. 

“자료가 있는 것은 확실하나, 경찰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과정에서 인터뷰는 힘들 것 같다”는게 C 목사의 답이었다. 

그러나 취재결과 횡령과 관련된 고소 건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교회 일부 신도들이 시위에 참석한 신도를 예배방해죄로 고소한 것은 확인됐다.
 

부산 S교회 신도들이 교회 앞에서 "우리교회는 우리가 지킨다", "교인에게 상처주는 목사는 필요없다"는 내용이 적힌 흰 띠를 두르고 시위에 나서고 있다.<사진=도남선 기자>

# S교회 문제, 대한예수교장로회·남부산남노회 나서야 

신도 A씨와 B 장로의 주장처럼 새로 온 담임목사 C씨가 교회를 장악하기 위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원로목사와 재정장로의 횡령 등 교회의 해묵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담임목사 C씨의 적폐청산 과정일까. 

마치 작금의 한국사회의 축소판 같은 S교회 사태의 진실은, 신도들간 고소고발에 따라 경찰에 의해 가려질 수도 있게 됐다. 

진실이 어떻든, 책임의 소재가 누구에게 있든 피해는 고스란히 교회의 실제 주인인 신도들이 떠안고 있다. 벌써 반년째 제대로 된 예배한번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교회의 문제로 피해를 기독교인들이 보고 있다면 문제의 중재도 우선적으로 교회에서 할 필요가 있다. S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남부산남노회 관할이다. 

도남선 기자 aegookj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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