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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C 드림5] 두만강 건넌 탈북소년은 어머니를 지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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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C 드림5] 두만강 건넌 탈북소년은 어머니를 지키고 싶었다
  • 박종혁 기자
  • 승인 2018.03.20 2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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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뉴스통신=박종혁 스포츠 전문기자] "고등학생 때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했다. 탈북 과정에서 강해져야만 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의 적성에 맞아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다."

'탈북 소년' 장정혁(20, 코리안탑팀)이 운동에 발을 들인 이유다. 2009년 장정혁의 어머니는 12세의 어린 아들 장정혁을 안고 죽음의 문턱을 넘었다. 두만강을 헤엄쳐 국경을 건너 중국에 도착했지만 북한에서 왔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했다.

크나큰 시련 속에서도 장정혁은 살기 위해, 어머니를 보호하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분노를 참기 위해 헌 옷, 물이 든 페트병을 큰 포대에 넣어 샌드백을 만들었다. 자신의 손으로 어머니를 지키고 싶었다. 결코 엇나가지 않았다. 매일 같이 샌드백을 두들긴 소년은 어느새 훌쩍 자라 건장한 종합격투기 선수가 됐다.

이후 2012년 한국에 터를 잡았다. 운동에 재미를 붙인 그는 자연스럽게 격투기와 가까워졌다. 어머니는 용인에 위치한 떡 가게에서 일을 한다. 장정혁이 소속돼있는 서울 대림 코리안탑팀과는 거리가 너무나도 멀어, 그는 체육관 근처 고시원에서 지내고 있다.

어머니에게 손을 벌리지 않기 위해 그는 잠을 쪼개며 새벽 수산물시장에서 돈을 번다. "힘든 상황이 올 때마다 탈북 할 때 힘든 과정을 생각한다. 동기부여도 되고, 마음가짐도 새롭게 다잡을 수 있다. 예전에는 도움이 안 되는 추억이었으나 지금은 그때를 생각하면 못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장정혁의 생활들은 2015년 12월 공중파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지난 1월 27일 KBS1 '동행'에서 소개된 바 있다.

그런 그가 데뷔전을 앞두고 있다. 오는 31일 충북 청주 충청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TFC 드림 5'에서 한국 대표로 출전해 니시카와 야마토(17, 일본)와 라이트급 경기를 갖는다.

니시카와는 4승 4무의 초신성이다. 승리한 모든 경기는 KO/TKO승으로, 묵직한 타격을 자랑한다. 장정혁을 꺾어 TFC 넘버링 대회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장정혁은 TFC 세미프로리그에서 4승 4패를 기록하며 실전감각을 충분히 익혔다.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최대한 마인드컨트롤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상대에 대해 "일본 선수란 것만 알고 있다. 누굴 만나도 내 스타일대로 최선을 다해 즐길 준비가 돼있다. 니시카와의 주짓수를 경계하고 있다. 그래플링 방어와 타격에 집중하고 있다. 웬만하면 스탠딩 타격전에서 승부를 볼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복싱에 중점을 둔 타격가 장정혁과 그래플러 니시카와戰은 초신성 대결로, 주 영역이 극명히 갈리는 만큼 뚜껑을 열어 봐야 알 수 있다. 신인들이기에 관중들 앞에서 긴장하지 않게 제 기량을 펼치는 것이 관건이다.

마지막으로 장정혁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남은 기간 동안 부상을 조심하며 감량을 준비할 예정이다. 본인이 지닌 실력으로 정정당당하게 싸우고 싶다"라며 "차근차근 승리를 쌓아 TFC 챔피언이 되는 게 목표다. 어머니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길 원한다. 겸손한 자세로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경기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따.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TFC 드림 5- 韓·日 5대 5 국가대항전

[웰터급매치] 지상원 vs. 키시노 히로키

[밴텀급매치] 이진세 vs. 후사노 테츠야

[라이트급매치] 장정혁 vs. 니시카와 야마토

[-63kg 계약체중매치] 방재혁 vs. 야마나카 켄지

[플라이급매치] 이성호 vs. 무라타 준야

 

[웰터급매치] 강민제 vs. 김준교

[라이트급매치] 서동현 vs. 김병석

[페더급매치] 정호원 vs. 여승민

[여성부 -57kg 계약체중매치] 박연화 vs. 최율미

[페더급매치] 장두열 vs. 김민우

박종혁 기자 jonghyuk0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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